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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납산배터리 재활용 공장 13건 위반 적발…배출량 최대 1106배 차이
[에너지신문] 폐납산배터리를 녹여 납을 회수하는 이른바 '2차 제련' 공장들이 정부에 신고한 것보다 훨씬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사업장은 실제 배출량이 신고치의 1000배를 넘는 것으로 다시 산정됐고, 정부의 통합허가를 받은 사업장에서도 납 배출기준을 초과한 사례가 적발되면서 관리체계 전반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 폐납산배터리를 녹여 납을 회수하는 이른바 '2차 제련' 공장들이 정부에 신고한 것보다 훨씬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22일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납 2차 제련 사업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9개 사업장을 점검한 결과 배출기준 초과와 미신고 오염물질 배출 등 모두 13건의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9개 사업장에는 개선명령, 조업정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납 허가배출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을 받았고, 한국비철은 니켈과 벤젠 등 새로운 대기오염물질을 신고하지 않은 채 배출한 사실이 확인돼 과태료와 함께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았다.
특히 관리 수준이 가장 높은 환경오염시설 통합허가 사업장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상신금속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통합허가를 받은 시설임에도 납 배출기준을 초과했다. 납은 저농도에 장기간 노출돼도 어린이 발달장애, 성인의 신장질환과 뇌졸중,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특정대기유해물질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배출량 산정 방식에도 심각한 문제가 확인됐다.
그동안 일부 사업장이 자체적으로 적용한 배출계수가 실제 배출량을 크게 낮추는 방식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는데, 기후부가 새로 마련한 국내 배출계수를 적용해 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발생량을 다시 계산한 결과 29개 사업장 가운데 5곳에서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이 크게 과소 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은 광주 광산구의 에스제이(SJ)메탈이다. 기존 신고량은 연간 3.4톤이었지만 재산정 결과 3762톤으로 1106배 늘었다.
대구 달성군 한국비철은 8.6톤에서 2340톤으로 272배, 경북 고령군 소니드리텍은 10.5톤에서 1128톤으로 107배 증가했다. 경북 경주의 엔케이합금메탈은 312배, 경남 함안군 코바는 93배 차이가 났다.
기후부는 이들 5개 사업장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으며, 오는 2027년까지 환경오염시설 통합허가 대상 사업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 제기가 계기가 됐다. 당시 정혜경 의원은 영주시에서 폐납축전지 재활용업체의 공장설립 승인이 취소된 사례를 비롯해 경북 고령군과 경남 함안군 소재 납 제련업체들의 배출량 산정 문제를 지적하며 전국 단위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모습.
특히 일부 업체는 자체 신고자료상 납 배출량이 '0'으로 기록됐지만, 환경부 지침인 미국 환경보호청(EPA) 배출계수를 적용하면 연간 185톤이 넘는 납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주민 건강영향조사도 추진한다. 조사 대상은 고령군 대가야읍의 소니드리텍과 함안군 칠서면의 코바·화창 등 폐납축전지 재활용시설 인근 지역이다. 약 1년 동안 중금속 등 환경유해인자 노출 가능성과 주민 건강 상태를 조사해 2027년 상반기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정혜경 의원은 "실제 배출량이 신고치보다 수백에서 수천 배 많았다는 것은 관리체계에 근본적인 허점이 있었다는 의미"라며 "허위 또는 부정 신고가 확인된 사업장은 허가 취소 여부까지 검토하고, 주민 건강영향조사도 납 배출기준을 초과한 모든 지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