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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몰리브덴, 반도체 新수요 공급 불안 지속…韓 조달 전략 변화"

▲ (사진=AI 이미지 생성)
중국의 몰리브덴 분말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글로벌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고순도 몰리브덴 분말에 대한 수출통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수요기업들은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한 조달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KOTRA가 20일 발표한 ‘2026년 중국 몰리브덴 분말 시장 및 공급 동향’에 따르면 최근 몰리브덴 시장은 기존 철강·초경합금 중심의 수요에 더해 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공급망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몰리브덴(Mo)은 고온에서도 우수한 강도와 내식성, 크리프(Creep) 저항성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전략 핵심광물이다. 초경합금과 항공우주용 고온합금의 핵심 원료로 사용될 뿐 아니라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방위산업 등 첨단 제조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몰리브덴 분말은 몰리브덴 산업 밸류체인에서 가장 중요한 중간재로 꼽힌다. 광산에서 생산된 몰리브덴 정광은 산화몰리브덴을 거쳐 분말 형태로 가공되며 이후 초경합금, 특수강, 반도체 소재 등 다양한 산업으로 공급된다. 순도와 입도가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며, 반도체용 전자급 제품은 99.95% 이상의 고순도가 요구된다.
중국은 세계 몰리브덴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보유 및 생산국이다. 또한 한국의 주요 몰리브덴 분말 공급국으로 국내 공급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 2월부터 텅스텐 산화물과 몰리브덴 분말 등 10여 종의 전략 소재에 대한 수출통제를 시행했다. 이 가운데 몰리브덴은 함량 97% 이상, 입도 50㎛ 이하의 고순도 몰리브덴 분말과 몰리브덴 합금 과립(HS Code 8102100001)이 통제 대상이다.
해당 품목이나 관련 생산기술 자료를 해외로 수출하려는 기업은 공정 사양과 가공 절차 등을 포함해 중국 상무부의 이중용도 물품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 반면 몰리브덴 괴(잉곳)와 일반 순몰리브덴, 일반 몰리브덴 합금 제품은 이번 통제 대상에서 제외돼 기존과 같이 수출이 가능하다.
현재 중국의 몰리브덴 분말 수출은 수출허가 절차가 안정화되면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기업에 따르면 평균 허가 발급 기간은 2025년 약 3개월에서 올해 약 2개월로 단축됐다. 이에 따라 2025년 수출통제 시행으로 전년대비 71.7% 감소했던 몰리브덴 분말 수출액은 2026년 1~5월 전년동기대비 130.8% 증가했다. 한국향 수출도 1,064% 증가했다. 다만 수출허가제는 지속되고 있어 정책 변화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기존 초경합금과 고온합금 시장에 더해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절삭공구용 초경합금과 항공·풍력 산업용 고온합금이 몰리브덴 분말 소비의 약 70%를 차지한다. 금속 전문 시장조사기관 안타이커(安泰科)에 따르면 공작기계와 건설기계, 광산용 절삭공구 수요 확대와 중국의 공구 국산화 정책에 힘입어 2025년 초경합금용 몰리브덴 분말 소비는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중국산 대형 여객기 C919 양산 확대와 해상풍력 산업 성장에 따라 고온합금용 수요도 17%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반도체·전자산업이 새로운 수요처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적층 3D NAND 생산라인이 확대되면서 공정에서 기존 텅스텐 배선을 몰리브덴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몰리브덴은 전기저항이 낮고 별도의 차단층이 필요하지 않아 차세대 배선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반도체 스퍼터링 타깃과 HJT 태양전지 후면전극, 전자패키지 방열기판 등에서도 고순도 몰리브덴 분말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반도체 분야는 아직 전체 몰리브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3D NAND 공정에서 텅스텐을 몰리브덴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전체 수요의 0.1~0.3% 수준에 그치지만, 2025~2028년 글로벌 반도체용 몰리브덴 수요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15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몰리브덴 수요 증가를 견인하는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이 같은 수요 확대에 따라 중국 몰리브덴 분말 시장 규모는 2025년 42억3,000만위안(약 5.8억 달러)에서 올해 46억위안(약 6.4억 달러)으로 약 8.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공급 확대 속도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 2026년 1~5월 중국 몰리브덴 정광 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했지만 주요 광산의 품위 저하와 신규 광산 개발 장기화가 공급 확대를 제한하고 있다. 허난성과 안후이성 등에서 신규 광산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본격적인 생산 확대는 2028년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몰리브덴 분말 생산도 비슷한 흐름이다. 2025년 생산량은 전년대비 7% 증가했지만 올해 1~4월 누적 생산량 증가율은 3.4%로 둔화됐다. 수출통제 시행 이후 수출용 생산이 감소한 데다 고순도 생산라인 증설 효과가 아직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급 불균형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몰리브덴 분말 가격은 수출통제 시행 이후 원료인 몰리브덴 정광 가격 상승과 맞물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5월에는 톤당 60만위안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7월 초에는 57만~59만위안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몰리브덴 정광 가격 역시 올해 들어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분말 제조 원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공급 부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몰리브덴 시장의 공급 부족 규모는 2026년 약 2만톤에서 2027년 3만500톤으로 확대되고, 신규 광산이 본격 가동되는 2028년에도 2만6,100톤 수준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시장의 구조적인 공급 부족에 반도체 공정을 중심으로 한 신수요 확대와 중국의 수출통제 유지가 맞물리면서 몰리브덴 공급망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고, 수출허가 발급 기간과 가격 변동을 고려한 재고 운영 및 조달 전략을 마련하는 등 공급망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