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초대석] 임종석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기술은 기본, AI는 미래"

에너지신문
2026-07-24

[에너지신문] 지난 2년 가까운 경영 공백을 마무리하고 지난 4월 23일 제14대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임종석 사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본업'이었다. 취임사에서 그는 '신뢰와 성장의 시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실용경영'을 새로운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화려한 구호보다 경상정비 경쟁력 회복과 현장 중심 경영, AI 기반 디지털 전환, 안전, 노사 신뢰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취임 이후 약 3개월 동안 전국 사업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과 소통해 온 임 사장은 "공기업일수록 기본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기술력과 안전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에너지 기술공기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임종석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본업'이었다.
▲ 임종석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본업'이었다.

그가 인터뷰 내내 반복한 단어는 '기술', '현장', '신뢰'였다. AI와 수소, 친환경 플랜트, 해외시장 확대 등 미래 성장전략을 이야기하면서도 모든 출발점은 본업 경쟁력과 안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 사장은 "한국가스기술공사는 결국 기술로 평가받는 회사"라고 규정했다. 30여 년 동안 국가 천연가스 공급시설을 유지·관리하며 축적한 기술력이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더라도 본업이 흔들리면 미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그는 경상정비사업을 "회사의 기초체력"이라고 표현했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천연가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 에너지 인프라를 관리하는 일이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존재 이유이며, 이 기반이 튼튼해야 미래 성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상정비 경쟁력 강화 방안 역시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임 사장은 "보고서와 현장은 전혀 다르다"며 "현장을 가보면 불필요한 행정절차와 오래된 업무방식 때문에 기술자들이 정작 기술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술자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에 집중해야 하는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현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은 즉시 개선해 기술자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현장이 편해야 기술력이 높아지고, 기술력이 향상돼야 국민 안전도 확보된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  임종석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은 '실용경영'에 대해서도 명확한 철학을 제시했다.
▲ 임종석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은 '실용경영'에 대해서도 명확한 철학을 제시했다.

취임 이후 조직 내부에서 자주 언급되는 '실용경영'에 대해서도 명확한 철학을 제시했다. 임 사장은 "거창한 혁신보다 먼저 불필요한 일을 줄이는 것이 실용경영"이라며 공기업 특성상 관행처럼 이어져 온 업무 가운데 실질적인 성과와 무관한 업무는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과가 없는 사업을 지속하거나 보여주기식 행정을 반복하는 것은 조직에도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잘하는 분야에는 더욱 투자하고 경쟁력이 낮은 분야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신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임 사장은 "신사업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신사업을 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앞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가스기술공사가 가장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인지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지 △기존 핵심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등 세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외형 확대보다 기술 축적과 수익성 확보, 미래 사업과의 연계성을 우선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공기업의 길이라는 설명이다.

모회사인 한국가스공사와의 관계 재정립에 대해서도 그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임 사장은 "가스공사는 가장 중요한 협력기관이지만 앞으로는 단순한 발주처와 계약 상대방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LNG 산업을 비롯한 에너지산업이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맞고 있는 만큼 운영 경험을 보유한 가스공사와 기술력을 갖춘 가스기술공사가 협력할 경우 훨씬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AI를 미래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이제는 AI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위험한 시대"라고 말한 그는 기존의 사후 정비 방식에서 벗어나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예방 중심 유지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스기술공사가 보유한 수십 년간의 설비 운영 데이터와 정비 경험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설비의 진동과 압력, 온도 등을 실시간 분석해 고장 발생 이전에 이상 징후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고 예방은 물론 유지관리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까지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미래형 유지관리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AI 확대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AI는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판단을 더 정확하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반복적인 데이터 분석은 AI가 담당하고 현장의 경험과 최종 판단은 기술자가 맡는 만큼 오히려 AI를 잘 활용하는 기술자가 미래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역량 강화와 직원 교육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소사업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임 사장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은 속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기술을 축적해야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소사업 역시 선택과 집중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저장과 공급, 배관, 유지관리 등 기존 천연가스 기술과 연계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친환경 플랜트 분야 역시 LNG와 수소, 암모니아, 탄소포집 등 에너지 전환 시장 확대에 맞춰 사업 영역을 넓히되 무리한 외형 확장은 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해외사업 확대 전략도 같은 맥락이다.

임 사장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LNG 인프라 구축이 확대되는 국가를 중심으로 설계와 시공뿐 아니라 운영·유지관리까지 포함하는 사업 모델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과 신뢰"라며 국가 가스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경험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직 운영에서는 노사 신뢰를 가장 중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노사관계는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이며, 노조를 경영의 상대가 아니라 회사를 함께 발전시키는 동반자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중요한 정책은 충분히 설명하고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현장 소통 역시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임 사장은 "좋은 아이디어는 회의실보다 현장에서 더 많이 나온다"며 설비를 직접 운영하는 직원들이 문제와 해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보고서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겠다고 말했다. 안전에 대한 철학도 분명했다. 그는 "안전은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모든 경영의 전제"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성과는 의미가 없으며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국가 핵심시설을 관리하는 기관인 만큼 안전은 어떤 이유로도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형식적인 절차만 늘리는 안전관리도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절차는 줄이되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안전체계를 구축하고 AI와 디지털 기술 역시 이러한 실질적인 안전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설명이다. 공기업의 핵심 가치인 청렴과 윤리경영에 대해서도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는 "청렴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작은 특혜와 작은 예외 하나가 조직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부터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공정한 평가와 공정한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임기 동안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거창한 경영지표보다 조직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그는 "퇴임할 때 직원들이 회사가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말해준다면 그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현장이 더 안전해지고 기술력이 높아지고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게 되면 실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I 기반 스마트 유지보수 체계를 정착시키고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해 '기술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전문 기술 공기업이자 국내외 에너지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종합 에너지 기술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100일을 앞둔 임종석 사장의 경영철학은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미래 성장동력도, AI도, 수소도, 해외사업도 모두 본업 경쟁력과 현장, 그리고 안전이라는 토대 위에서만 지속가능하다는 것이다. 화려한 변화보다 기본을 바로 세우겠다는 그의 '실용경영'이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원격관리 간편결제 A/S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