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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이 ‘다음 배터리’를 준비한다
김원빈 기자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중국 재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소비세 개편안에 눈길이 간다. 리튬이온배터리와 리튬 1차전지에는 올해 9월부터 2%, 2027년 9월부터는 4%의 소비세를 매기면서도, 나트륨이온배터리와 전고체배터리, 연료전지는 2028년 말까지 세금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2015년부터 10년 넘게 유지해온 ‘전략산업 면세’라는 우산을 리튬에서 걷어내고, 그 우산을 나트륨과 전고체 쪽으로 옮겨 씌운 셈이다. 차세대 기술로의 세대교체를 세제로 밀어붙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같은 시기 CATL은 2026년부터 배터리 교환 시스템, 승용차, 상용차, ESS 등 전방위에 나트륨이온배터리를 대규모로 투입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정책과 산업이 함께 나트륨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 상황은 온도차가 뚜렷하다. 배터리 3사의 차세대 기술 투자는 여전히 전고체에 쏠려 있다. 삼성SDI는 2027년 하반기, LG에 너지솔루션과 SK온은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잡았고, 나트륨은 삼성SDI 최주선 사장이 주총에서 “나트륨 및 리튬메탈 배터리 등 미래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고 언급한 정도에 머문다.
정부 대응도 아직은 ‘조연’ 수준이다. 산업 통상부는 지난해 11월 ‘K-배터리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전고체·리튬금속·리튬황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에 2029년까지 28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나트륨배터리는 리튬망간인산철(LMFP), 리튬망간리치 (LMR)와 함께 ‘보급형 배터리’ 범주로 분류돼 생태계 조기 구축 지원 대상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중국이 세제까지 동원해 나트륨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지금, 국내는 여전히 전고체 이후의 ‘옵션 B’ 정도로 미뤄두고 있다. 시장의 저가 ESS·소형 모빌리티 영역을 통째로 내주고 나서야 뒤늦게 R&D 확대를 외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