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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업 경기전망 89.9···5개월 연속 부진

▲ 종합경기 BSI 추이
국내 기업들의 8월 경기전망이 다시 80대로 후퇴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재확산으로 원자재·에너지 비용 부담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심리가 5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고 석유화학 업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경기 전망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026년 8월 BSI 전망치는 89.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102.7) 이후 5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도는 수치로, 지난 5월(87.5)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80대로 하락했다. BSI가 100을 웃돌면 전월보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은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7월 BSI 실적치는 94.4로 집계됐다. 실적 BSI는 2022년 2월 이후 4년 6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며 기업들의 체감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기 악화를 전망했다. 제조업 BSI는 88.4로 전월(95.6)보다 7.2포인트 하락했고, 비제조업도 91.5를 기록하며 전월(100.6)의 긍정 전망에서 다시 기준선 아래로 떨어졌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시에 부정 전망을 나타낸 것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제조업에서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118.8)와 여름철 소비 증가가 기대되는 식음료·담배(105.6)만 기준선을 웃돌았다. 반면 △석유정제·화학(57.7)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75) △목재·가구 및 종이(83.3) △비금속 소재 및 제품(85.7)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0.6)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92) 등 대부분 업종은 부진을 전망했다.
특히 석유정제·화학 업종의 BSI는 57.7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이 이어졌던 2009년 2월(54.5) 이후 1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경협은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재료 및 에너지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분쟁 재격화로 에틸렌 스프레드가 급격히 축소되고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비제조업에서는 휴가철 성수기 효과가 기대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업(116.7)만 호조를 보였다. 반면 전기·가스·수도(73.7)를 비롯해 △건설(87.8) △정보통신(92.3)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92.3) △도·소매(93) △운수 및 창고(95.7) 등 대부분 업종은 기준선을 밑돌았다.
부문별 전망에서는 수출만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수출 BSI는 100으로 3개월 연속 기준선을 유지했지만 △내수(90.8) △자금사정(87.8) △채산성(93.5) △고용(95) △투자(97)는 모두 부정 전망을 기록했다. 재고는 103.3으로 기준선을 웃돌아 재고 증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특히 자금사정 BSI는 87.8로 2023년 1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유가 상승과 대외 불확실성이 기업 자금 여건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투자 BSI는 97으로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았지만 2022년 9월 이후 약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경협은 전반적인 투자심리 회복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반도체 등 수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수출업종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지며 전반적인 기업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을 완화하고 한계 상황에 직면한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사업 재편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