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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PPA 허용법' 발의...반도체·AI 직접 전력공급 길 열리나
[에너지신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전력 다소비 첨단산업에 원자력발전 전력을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원전 PPA(Power Purchase Agreement)' 도입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재생에너지에 한정된 기업 간 직접 전력거래를 원전까지 확대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전력시장 구조와 전기요금 형평성 논란도 함께 불러올 전망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고동진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원자력발전 사업자가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기업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제도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PPA는 발전사업자와 전력 수요기업이 장기간 전력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발전사업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수요기업은 전력조달 비용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재생에너지에 한해 직접 PPA가 허용되고 있다.

▲원전 PPA 법안 도입 여부를 두고 찬반이 팽팽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고 의원은 현행 제도가 기업의 에너지 선택권을 제한하고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산업용 평균 전기요금이 kWh당 약 181원으로 미국(120원), 중국(129원)보다 높은 수준인 반면, 원전 발전단가는 최근 3년 평균 약 66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원전 PPA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법안은 원자력발전을 PPA 대상 전원에 포함하는 동시에 원전 PPA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국가가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담았다. 기업에 공급되는 원전 전력의 가격과 일반 산업용 전기요금 간 차이가 다른 전기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고 의원은 최근 반도체와 AI 산업 확대로 대규모·상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원전이 무탄소이면서도 안정적인 기저전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기상 여건에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와 달리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첨단 제조업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미국, 프랑스, 영국, 스웨덴, 체코 등이 원전 기반 PPA를 활용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Meta),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원전 사업자와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다만 법안이 통과될 경우 전력시장 운영 방식과 한전의 판매 구조 변화는 물론, 특정 산업에 대한 전력 지원의 형평성, 재정지원 규모 등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전 PPA가 산업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고동진 의원은 "첨단산업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낮은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전을 핵심 기저전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원전 PPA 제도를 도입해 첨단산업 발전 기반과 안정적인 전력공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