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포커스] 태양광·풍력·이차전지에 '생산세액공제' 첫 도입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자원인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기 전경 / WWF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정부가 태양광·풍력·이차전지 등 국내 생산기반이 취약한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생산량에 비례해 세액을 공제해주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새로 도입한다. 그동안 시설투자(CapEx)에 집중됐던 세제지원을 생산운영비(OpEx) 부담이 큰 산업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재정경제부는 8월 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세제개편안'을 확정·발표했다.
태양광·풍력·이차전지 등 5개 분야, 생산량 기준으로 공제
이번에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는 녹색전환과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그동안 통합투자세액공제를 통해 설비투자에는 높은 수준의 세제지원을 해왔지만, 생산운영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산업에는 지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신설 배경으로 들었다.
적용 대상은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로봇 부품 등 5개 분야다. 각 분야의 세부 적격품목은 중요성·유망성·필요성을 기준으로 전문가 및 AI 평가 등을 거쳐 선정되며, 구체적인 품목은 하반기 추가 검토를 거쳐 대통령령에 반영될 예정이다.
공제를 받으려면 내국인(거주자·내국법인)이 적격품목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생산연도 및 직후 연도에 국내에서 판매해야 한다. 공제금액은 적격품목별 생산비용과 판매가격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에서 기준 공제액을 정하고, 여기에 생산지역에 따른 지방우대계수를 곱해 산출한다.
지방우대계수는 수도권 1.0배, 비수도권 광역시 등 1.1배, 기타 비수도권 1.3배, 기타 비수도권 우대지역은 1.5배가 적용된다. 다만 통합투자세액공제와 마찬가지로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서 생산된 물량은 적용에서 제외된다.
공제한도는 적격 생산비용의 50%와, 설비투자 누계액의 50%에서 직전 과세연도까지 공제받은 금액을 뺀 금액 중 작은 값으로 제한된다. 이월공제 기간은 10년이며 최저한세도 적용된다.
태양광, 풍력, 이차전지 관련 주요 세제개편 내용 / 재정경제부 제공, 투데이에너지 재가공
통합투자세액공제와 중복 배제…선택 절차 마련
국내생산세액공제와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원칙적으로 중복 적용이 안 된다. 통합투자세액공제를 받은 설비에서 생산된 품목은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다만 법 시행 전인 2026년 12월 31일 이전에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이미 적용받은 기업이라면, 해당 공제를 취소하고 국내생산세액공제로 전환 신청할 수 있는 특례 절차가 마련된다. 이 경우 과소신고가산세와 납부지연가산세는 면제된다.
시행 시기는 2027년 1월 1일부터 2036년 12월 31일까지 10년간이며, 마지막 3년간은 공제액이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2034년에는 공제액의 75%, 2035년 50%, 2036년 25%만 적용된 뒤 그해 말 일몰된다.
R&D·투자 세제지원도 지방일수록 유리하게
태양광·이차전지 기업의 지방 투자를 늘리기 위한 세제 유인은 국내생산세액공제 외에도 마련됐다. 정부는 R&D비용 세액공제와 통합투자세액공제에 앞서 언급한 것과 동일한 4단계 지방우대계수(1.0~1.5배)를 도입해, 기업이 지방에서 R&D·투자를 진행할수록 더 높은 공제율을 받도록 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국가전략기술 관련 R&D·투자를 위해 4개 지역에 각 1조원씩 총 4조원을 지출하는 경우, 현행 기준으로는 총 1조8000억원의 공제를 받지만 개정안 기준으로는 지역에 따라 최대 4500억원까지 공제액이 늘어나 전체 공제 규모가 10~50% 상향되는 효과가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전기차 감가상각 한도 확대…배터리 수요 측면 주목
이차전지 업계 입장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친환경 업무용 승용차 감가상각비 한도 조정이다. 현재 차종과 관계없이 연 800만원으로 묶여 있는 감가상각비 한도가 전기차·수소차는 연 1000만원으로 200만원 늘어나는 반면, 내연기관차 등은 연 700만원으로 100만원 줄어든다. 전기차의 경우 동급 내연차보다 차량가액이 높아 감가상각비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던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적용 시기는 2027년 1월 1일 이후 신규 취득·임차분부터다. 전기차 수요 확대를 통해 이차전지 산업에도 간접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으며, 세부 시행령은 하반기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예고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 용어설명
CapEx(시설투자) = 공장·설비 등을 짓거나 사들이는 데 들어가는 초기 투자비용
pEx(생산운영비) = 원자재비·인건비 등 제품을 만드는 데 매년 반복적으로 드는 비용
지방우대계수 = 사업장이 수도권에서 멀수록 공제율을 높여주는 지역별 가중치
수도권과밀억제권역 = 서울과 인천·경기 일부 지역으로, 공장 신·증설이 제한되는 구역
이월공제 = 해당 연도에 다 쓰지 못한 세액공제분을 이후 연도로 넘겨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
최저한세 = 각종 공제·감면을 아무리 많이 받아도 최소한 내야 하는 세금 하한선
통합투자세액공제 = 공장·설비 등에 투자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세액에서 빼주는 기존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