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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AI 데이터센터·전력망, 안정 운영하려면 

투데이에너지
2026-08-17
[시평] AI 데이터센터·전력망, 안정 운영하려면 

조기선 전력계통PD

[투데이에너지]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등 3대 분야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AI 시대를 선도하는 전기국가 비전’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공급 체계 구축 방향을 밝혔다. 반도체 팹과 GW급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전력망 확충계획을 수립하고, 과거와는 다른 속도로 전력망을 건설하며, AI로 달라진 전력망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반도체 팹에 적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일과 더불어 전력망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다. 계획에 따르면 GW 급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2029년까지 1단계로 8.4GW를 구축하고, 2035년까지 10GW를 추가해 총 18.4GW 규모로 확충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문제는 전력 사용량의 증가만이 아니다. AI 데이터센터가 전력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기존 데이터센터와 다르다는 점이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일정한 수준의 전력을 소비하는 비교적 안정적인 부하로 인식돼 왔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GPU의 연산 상태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변할 수 있으며, 특히 추론 과정에서 이러한 특성이 두드러진다. 최근 미국 로키국립연구소(National Laboratory of the Rockies)는 NVIDIA H100 GPU 기반 AI 워크 로드의 전력을 0.1초 단위로 측정해 학습·미세 조정·추론의 전력 사용 특성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연구진도 개별 AI 가속기에서 밀리초(1000분의 1초) 이내에 정격전력의 50%를 넘는 변화가 발생할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만 개의 GPU가 동일한 스케줄러에 따라 작동하거나 특정 시간대에 이용자 요청이 집중되면 개별 장치의 작은 변화가 대규모 전력 증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시간당 평균부하가 평탄해 보이더라도 초· 분 단위의 전력 변동은 매우 클 수 있다. 따라서 전력망을 계획하고 운용하려면 AI 데이터센터의 부하 특성을 정확히 모델링해야 한다.

GW급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전력망에 접속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데이터센터와 전력 망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계통기능 분담 체계가 필요하다. 전력망이 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전력 사용량 변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면 데이터센터도 그에 상응하는 완화 조치를 갖춰야 한다. 전력망은 일정 수준의 상정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계획·관리·운영돼 왔다. 그러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의 부하변동 규모가 기존에 대비해 온 상정사고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력망 계획기준과 연계한 대비가 필요하다.

계통접속기준(grid code)도 재검토해야 한다. 최대전력뿐 아니라 부하변동률, GPU의 기동·정지 특성, GPU 동시가동률, 계통사고 시 운전 특성, 자체 저장설비의 응답 특성 등을 포함해 동적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자기 과도해석을 통해 계통설비와의 상호작용을 살피고, 계통 기여기능에 대한 응답 특성도 검토해 계통접속기준을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한다. 계통접속기준과 AI 데이터센터의 부하 특성을 반영한 전력망 기능 개선과 함께 데이터센터 자체적으로 전력 사용 변동성을 완화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역으로 전력망의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계통이 혼잡하거나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비긴급 연산을 조정 하고, 지역별 전력 여건과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따라 추론 요청을 분산함으로써 전력망의 유연성 자원으로 기능하게 할 수 있다. 물론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실증이 선행돼야 한다.

실제 추론형 AI 데이터센터의 부하패턴을 계측· 분석·평가하고, 계통안정화설비 및 차세대 전력 망과 연계한 AI 연산의 수요반응(DR) 자원화 등을 실증함으로써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을 비용효율적으로 연계·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AI 산업과 전력망은 서로의 성장을 가로막는 관계가 돼서는 안 된다. 안정적인 전력망은 AI 산업의 핵심 기반이며,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망의 또 다른 유용한 자원이 될 수 있다. AI 강국을 향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AI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많이 건설하느냐 뿐만 아니라 이를 전력망과 얼마나 조화롭게 운영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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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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