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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삼상 유도 전동기 최저소비효율기준 강화
[투데이에너지 김병민 기자] 흔히 알고 있는 ‘전기모터’의 일종인 삼상 유도 전동기(3-Phase Induction Motor)는 산업 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교류(AC) 전동기이다. 전기 에너지를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장치로 단순한 구조를 하고 있어 내구성이 강하며 유지보수가 쉬우면서도 높은 효율성, 강한 회전력으로 펌프, 팬, 컨베이어, 컴프레서 등 각종 산업 기계에 활용된다. 현재 삼상 유도 전동기 최저소비효율 기준을 살피며, 한국에너지공단의 기준 상향 관련 동향 및 전망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삼상 유도 전동기는 자기장이 전류를 유도하며 힘을 발생시키고 회전력을 얻는 구조가 핵심인 전기모터로, 매우 폭넓은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기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삼상 유도 전동기의 에너지 효율이 향상되면 될수록 전력 수급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삼상 유도 전동기 등급 분류
삼상 유도 전동기의 등급을 구분하는 기준은 전동기 에너지 손실률로 구분된다. 주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효율 규격(IEC 60034-30)인 IE 코드 (International Efficiency)를 기준으로 삼는다. 에너지 손실률에 따라 IE1부터 IE5까지 총 5단계로 나뉘며, 숫자가 높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더 우수하다. IE 코드에 따른 구분을 세부적으로 보면 △IE1(Standard Efficiency) 일반 효율 모터 △IE2(High Efficiency) 고효율 모터 △IE3(Premium Efficiency) 프리미엄 고효율 모터 △IE4(Super Premium Efficiency) 슈퍼 프리미엄 초고효율 모터 △IE5(Ultra Premium Efficiency) 울트라 프리미엄 차세대 초고효율 모터 등으로 명명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등급은 IE3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사용 규제에 따른 의무화가 가장 많이 된 등급이다. 주로 0.75kW부터 375kW(1HP~500HP) 까지의 출력으로 제작되면서, 연속 운전 시간이 길면 길수록 전력 절감이 더 크게 이뤄지기에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특히 24시간 연속 가동하는 산업 분야에서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IE4 모터를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우전기 PM 모터 실물/김병민 기자
효율 향상 위한 의무 등급 상향
산업 분야에 두루 퍼져 있는 IE3 등급의 삼상 유도 전동기의 의무화를 IE4 등급으로 상향 전환하려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IE4 삼상 유도 전동기는 IE3와 다른 한 가지로 슬립의 차이를 꼽는다. ‘슬립 (Slip)’이란 회전자가 회전자기장을 쫓아가며 회전하기 때문에, 실제 회전자의 속도는 동기 속도보다 약간 느려서 생기는 차이를 의미한다. IE4 모터는 회전자의 슬립을 더욱 낮게 설계해 효율이 더욱 향상된다. 자재의 차이도 반영해 전력 손실을 15~20% 낮출 수 있어 효율이 1~3%p 이상 높아진다고 평가된다. 또한 모터 내부에서 전력 에너지 손실이 덜 일어나고, 운전 중 발생하는 열이 적어서 전동기의 수명까지 길다.
기술적으로는 국내외에서 제도적 기준점을 상회할 정도로 기술개발이 이뤄진 상태이다. 이미 IE4, IE5 등급의 삼상 유도 전동기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주)정우전기는 올해 4월 개최된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 (SIMTOS 2026)를 통해 영구자석(PM)을 이용한 전동기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모델은 내구성을 극대화한 에폭시 몰딩 모터로 분진이나 수분·진동이 심한 환경에서도 안정적 운전이 가능하다.
한편 국내 기업 중 LS일렉트릭 또한 IE5 전동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인 ABB는 자석을 쓰지 않는 로터(Magnet-free) 설계 방식의 IE5 효율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듯 민간 기업에서는 의무화 제도에도 대응이 가능한 솔루션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
에너지공단 제도 구체화 단계, 원전 0.1기 에너지 절감 가능
민간 기업 삼상 유도 전동기 기술, IE5급 R&D·제조역량 보유
한국에너지공단 본사 전경/한국에너지공단 제공
에너지공단, 기준 강화 총괄 추진
한국에너지공단은 전동기 최저소비 효율기준(MEPS)의 IE4(슈퍼 프리미 엄) 등급 상향 관련 총괄기관으로 현재 제도 준비 과정 중에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1996년 삼상 유도 전동기의 효율성 관리를 위해, 고효율 에너지기자재 인증을 최초 시행하면서 초기 효율시장이 자율적으로 형성되도록 이끌었다.
이후 우리나라의 산업 발달이 급격하게 고도화되며, 2008년부터 고효율 에너지기자재 인증을 효율관리기자재 (최저)로 제도 이관한 바 있다.
팬, 펌프 등 산업 분야 동력설비로 쓰이는 전동기는 전력사용량의 50% 이상인 에너지 다소비 기기이므로 효율 관리기자재로 관리하는 중이다. 적용 범위는 0.75~375kW, 전압 600V 이하의 범용 삼상 유도 전동기이다.
삼상 유도 전동기 에너지소비효율라벨/한국에너지공단 제공
삼상 유도 전동기는 법에 따라 에너 지소비효율라벨을 부착하게 돼 있다. 표시 내용으로는 △전부하효율, %(소 수점 첫째 자리) △CO2 배출량, g/시간 (정수) △모델명 △정격출력/극수, kW/극(소수점 첫째 자리/정수) △에너지비용, 원/년(정수) 등이 있다.
기준 상향과 관련해서는 과거 사례가 존재한다. 2015년에 삼상 유도 전동기 최저소비효율기준을 IE2에서 IE3로 단계적 강화하며 시장에서의 IE3 삼상 유도 전동기 의무화가 연착륙한 바 있다. 당시 2015년 10월 37∼200kW에서 2016년 10월 200∼375kW, 2018년 10 월에는 0.75∼375kW까지 기준 상향이 완료됐다.
현재는 2024년 한국전기연구원을 통해 전동기 최저소비효율기준 강화 및제도개선 방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는 IE3 등급에서 IE4 등급으로의 의무화를 위해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제도 실행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준 상향 실행 시, 연간 전력절감량 추정치는 대략 원전 0.1기 수준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산업계의 부담도 잇따를 만큼 제도 변화에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반영 되지 않을 수 없다. 2025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삼상 유도 전동기 IE4 등급 의무화 상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바 있다. 의견 수렴의 결과, 효율기준 강화에 따른 시장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과거 IE3 등급 상향 당시와 유사한 방식의 단계적 기준 상향이 제시될 예정이다. 중용량인 37∼200kW(2~6극)을 첫 단계로 시작해 대용량인 200~375kW(2~6극) 에 두 번째 단계로 반영, 마지막으로 소용량인 0.75~375kW(2~8극)에 반영되는 것으로 합의점이 도출된 상황이다. 시기는 의무화 제도가 구체적으로 구성되는 단계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해외 국가에서는 2023년 유럽에서 IE4 등급 의무화 상향을 시작했으며, 2027년부터는 미국 역시 IE4 등급 의무화로의 상향이 예고돼 있다.
히트펌프 적용 시 에너지 효율 극대화
우리나라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 15조·제16조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제도 운영에 대해 법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는 에너지소비효율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누어 표시하도록 하고, 최저소비효율기준(MEPS)을 적용, 기준 미달 제품의 생산·판매를 금지하는 제도다.
삼상 유도 전동기와 펌프는 MEPS에 적용되는 대상 품목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수많은 삼상 유도 전동기가 최저소비효율기준에 따라 효율을 향상하게 된다면, 효율이 조금만 높아져도 전력 절감에 매우 큰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다.
펌프 또한 MEPS 적용 대상 품목으로, 산업용 펌프의 경우 냉각수, 공정수, 화학액, 슬러지, 폐수 등 관련 공정에서 대부분 상시 운전되고 있다.
에너지 효율 및 탄소 감축이 설비투자의 핵심 기준이 될수록 에너지 고효율 전동기와 펌프는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인버터의 경우,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 인증 대상으로 전동기와 펌프와 연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에너 지효율향상 지원사업 등을 통해 간접 적으로 고효율 장비가 보급되고 있다. 냉장·냉동 시스템에 고효율 인버터를 사용하면 전력 저감 및 탄소 배출 절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동기, 펌프, 인버터 등이 조합된 장비라면 히트펌프를 거론하지 않을 수없다. 특히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히트펌프가 산업계뿐만 아니라 개별 세대에도 공급하기 위한 연구와 실증이 숨 가쁘게 진행되는 실정이다. 히트펌프 확대 정책 속에 고효율 에너지 기자재가 연동될수록 에너지 효율은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IE4 등급 의무화가 마무리되고, 민간 기업의 효율 관련 기술력이 향상될수록 전기와 열, 두 가지 에너지가 함께 효율이 증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