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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연, 폐배터리 양극재 20분 만에 99% 복원
연구진 단체사진(왼쪽부터 송진주 책임연구원, 우중제 센터장, 송정환 학생연구원) / 에너지연 제공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전기차 보급 확대로 급증하는 폐배터리를 고온 용융이나 강산 용해 없이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친환경 직접 재활용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 제련 방식 대비 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신품 수준의 배터리 용량을 단일 공정으로 회복해 차세대 순환 경제의 핵심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우중제·송진주 박사 연구진은 폐배터리 직접 재활용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집전체 분리와 양극재 리튬 복원을 한 번에 해결하는 신개념 용액 공정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존의 폐배터리 재활용은 강한 산을 사용해 배터리를 전부 녹여 금속을 추출하는 습식 제련 방식이 주로 쓰였다. 이 방식은 폐수 배출에 따른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에너지 소모와 탄소 배출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양극재 형태를 유지하며 재활용하는 직접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았으나, 양극재와 강하게 결합된 알루미늄 집전체를 손상 없이 떼어내는 분리 공정과 손실된 리튬을 보충하는 공정이 분리되어 있어 공정이 복잡하고 알루미늄 불순물 오염 문제가 상용화의 발목을 잡았다.
연구진은 저렴한 친환경 용매인 디에틸렌글리콜(DEG)과 수산화리튬(LiOH)으로 구성된 복원 용액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폐양극재를 복원 용액에 넣고 대기압 상태에서 130℃로 20분간 가열하면, DEG가 산화되면서 글리콜알데하이드로 변환된다. 이 과정에서 글리콜알데하이드가 접착제(바인더)와 알루미늄 포일 사이의 수소 결합을 선택적으로 끊어내 알루미늄 포일을 손상이나 용해 없이 100% 분리해낸다.
동시에 DEG 산화 반응에서 방출된 전자와 리튬 이온이 열화된 양극재 내부 결정 구조로 신속히 재삽입되면서 리튬 복원 반응이 한 용기 안에서 동시에 완료된다. 불활성 가스나 고압 밀폐 설비 없이 일반 대기 환경에서 작동하며, 용액은 리튬염 보충만으로 3회 이상 재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도 뛰어나다.
개발된 공정을 적용한 결과 성능 회복 효과는 즉각 입증됐다. 리튬이 30% 손실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는 신품 대비 99.1%(164.8 mAh/g), LFP(리튬인산철) 양극재는 신품 대비 99.7%(152.0 mAh/g) 수준으로 용량을 회복했다. 실제 전기차 규격인 50Ah 대용량 상용 셀에서 채취한 열화 양극재 역시 복원 후 방전용량이 30.6mAh에서 34.6mAh로 향상됐으며, 200회 충·방전 수명 유지율도 92.6%를 기록해 신품(92.3%)과 동등한 안정성을 나타냈다.
공정 효율 면에서도 기존 습식 제련 대비 에너지 소모는 최대 88%(45.3 MJ/kg → 5.4 MJ/kg),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최대 80%(3.50 kg CO2-eq/kg → 0.70 kg CO2-eq/kg)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책임자인 송진주 박사는 "이번 기술은 폐배터리 양극재를 녹이지 않고도 재활용할 수 있어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소모 에너지를 대폭 줄인 친환경 기술"이라며 "밀폐 환경이나 복잡한 다단계 설비가 필요 없어 산업 현장 적용성과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 14.1)' 2026년 9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