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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대전환 시대, 대한민국 경쟁력은 ‘비빔밥형 융합인재’에 달려 있다

투데이에너지
2026-08-25
[기고] AI 대전환 시대, 대한민국 경쟁력은 ‘비빔밥형 융합인재’에 달려 있다

김준영 부교수

[투데이에너지] 대한민국 산업의 근간은 중소기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은 약 830만 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약 1,912만 명, 전체 기업 종사자의 80.4%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중소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중소·벤처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며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때 우리 경제의 고용 기반도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역설적인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말하는 반면, 기업들은 필요한 기술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치’다. 이를 단순히 청년들의 중소기업 기피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기업은 임금과 복지, 근무환경 등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하고, 교육기관 역시 산업현장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양성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세계인이 열광하는 대표적인 K-푸드 ‘비빔밥’에 빗대어 강조하곤 한다. 비빔밥의 경쟁력은 다양한 재료를 한 그릇에 단순히 모아놓는 데 있지 않다. 서로 다른 재료가 각자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맛과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단순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융합’이 일어나는 것이다.

필자 역시 이러한 비유에 깊이 공감한다. AI와 첨단기술이 산업의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는 지금, 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만으로 복잡한 산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기계와 전기·전자, 소프트웨어와 AI가 연결되고, 나아가 기술과 인문학적 사고까지 서로 어우러질 때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원리는 학생 교육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대학을 비롯한 모든 조직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교수와 직원, 법인과 캠퍼스, 교육과 행정이 각자의 역할만 수행하는 ‘물리적 결합’에 머물러서는 조직 전체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어렵다. 서로의 역할과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의미를 함께 공유하고,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력할 때 비로소 조직에서도 ‘화학적 융합’이 일어날 수 있다.

각자의 전문성을 지키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과 경험을 연결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모을 때 개인의 역량을 단순히 합한 것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미래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의 융합’과 함께 ‘사람의 융합’에 있다.

서로 다른 재료가 만나 세계인이 사랑하는 하나의 음식으로 완성되는 비빔밥처럼, 서로 다른 기술과 경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며 어우러질 때 새로운 경쟁력이 탄생한다. 이것이 AI 대전환 시대에 우리가 길러야 할 인재의 모습이자, 대학을 넘어 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이 지향해야 할 문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의 산업 변화는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 10여 년 전만 해도 기계, 전기, 전자, 용접 등 하나의 기술을 충실히 익히는 것만으로도 산업현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AI, 로봇, 반도체, 이차전지, 미래자동차, 스마트팩토리 등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술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제 기계만 알아서는 부족하다. 전기·전자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이해해야 하고, 생산설비를 다루는 기술인에게도 데이터와 AI 활용 역량이 요구된다. 나아가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실제 공간에서 행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시대도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산업현장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하나의 기능만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인력이 아니다. 자신의 전문기술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기술을 연결하고, AI를 활용해 현장의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융합형 기술인재’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비빔밥이 각각의 재료가 가진 개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살리면서 조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듯, 미래의 기술인재도 자신의 전문성을 갖추면서 다른 분야의 기술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술을 많이 아는 사람만이 아니다. 서로 다른 기술을 연결하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력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 그리고 AI 대전환 시대, 우리가 길러야 할 사람은 서로 다른 기술과 경험을 하나의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낼 수 있는 ‘K-푸드 비빔밥형 융합기술인재’다. 이러한 인재들이 중소·벤처기업과 산업현장 곳곳에서 활약할 때 대한민국은 AI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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