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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기차 충전기, AI로 화재 감시·교통약자 접근성↑
[에너지신문] 서울지역 전기차 충전시설에 휠체어 이용자와 노약자의 접근성을 높인 충전기와 인공지능(AI) 기반 화재감시시스템이 도입된다. 충전기 수를 늘리는 양적 확대에서 이용 편의성과 화재 대응 능력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서울시와 함께 교통약자 배려형 이동식 충전기와 AI 기반 화재감시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관련 설비는 25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EV 트렌드 코리아 2026’에서 공개됐다.

▲황보연 서울에너지공사 사장(가운데)이 EV트렌디코리아에 참여한 홍보부스에 방문, 전기차 수소차 인프라 구축 신기술 도입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화면 키우고 조작부 낮춰 접근성 개선
교통약자 배려형 이동식 충전기는 기존 제품보다 화면 크기를 60% 확대하고 조작부 위치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휠체어 이용자나 키가 작은 이용자, 노약자도 충전 정보와 결제 화면을 확인하고 조작하기 쉽도록 설계했다.
전기차 충전시설은 설치 공간과 주차면 폭, 충전기 높이, 케이블 무게 등에 따라 교통약자의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충전기 앞에 차량 진입 방지용 구조물이 설치돼 있거나 조작부가 높으면 휠체어 이용자가 접근하기 어렵다.
이동식 충전기를 활용하면 고정형 설비보다 주차 위치와 이용자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접근성을 확보하려면 충전기 본체뿐 아니라 주차면의 폭과 경사, 진입 동선, 케이블 조작에 필요한 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서울에너지공사는 향후 충전시설 확대 사업에 교통약자 이용 편의를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배려형 충전기의 설치 장소와 물량, 본격적인 운영 시점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CCTV 영상 분석해 화재 이상징후 판단
전기차 충전시설의 화재 위험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한 AI 감시기술도 도입된다. CCTV를 통해 차량 배터리 온도와 연기 등 이상징후를 모니터링하고, AI가 화재 가능성을 판단해 경보를 내리는 방식이다.
기존 충전시설은 화재가 발생한 뒤 연기감지기나 관리자의 신고로 상황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AI가 영상과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면 연기나 열 확산이 본격화하기 전에 이상 상태를 확인해 대응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지하주차장이나 밀폐된 충전구역에서는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경우 열과 연기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어 초기 감지가 중요하다. 충전기와 차량 주변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경보를 관제센터나 시설관리자에게 즉시 전달하는 체계가 갖춰지면 현장 통제와 소방 신고를 앞당길 수 있다.
다만 AI가 경보를 내리는 것만으로 화재 대응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경보 발생 이후 충전 전원 차단과 관제센터 확인, 소방당국 통보, 주변 차량 이동 등의 후속 조치가 자동 또는 신속하게 이어져야 한다.
AI의 감지 정확도도 확인해야 한다. 차량 배기가스나 수증기, 조명 변화 등을 연기로 잘못 판단하는 오탐을 줄이면서 실제 화재 징후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CCTV 촬영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와 영상데이터 보관 기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너지공사 직원들이 ‘EV 트렌디 코리아 2026’에 참여하여 전기차, 수소차 충전인프라 서울시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5분 충전망’에서 안전·편의 중심으로
서울시는 2021년부터 시민 생활권 가까이에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생활권 5분 충전망’ 사업을 추진해 왔다. 올해도 급속충전망을 500기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동안 전기차 충전정책이 설치 대수와 접근거리 확보에 집중됐다면,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교통약자의 이용 편의와 충전시설 화재 대응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충전기를 가까운 곳에 설치하는 것뿐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사고에도 대응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서울에너지공사가 공개한 배려형 충전기와 AI 화재감시시스템도 전시를 넘어 실제 충전시설에 얼마나 적용되느냐가 중요하다. 설치 물량과 장소, AI 감지 성능, 경보 이후 대응 절차가 구체화돼야 정책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향후 현장 실증을 통해 접근성과 화재감지 효과가 확인되면 서울시 공공 충전시설뿐 아니라 공동주택과 공영주차장, 민간 급속충전소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