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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 노사 공동선언…6대 과제 합의 의미는?
[에너지신문] 한국가스공사 노사가 홍의락 사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창립 43주년 기념식에서 노사 공동선언을 통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향후 향후 가스공사의 경영 방향에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가스공사 노사는 26일 대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43주년 기념식에서 ‘노사상생 공동선언문’ 협약식을 갖고 지속 가능한 발전과 에너지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사상생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을 국민 생활 안정과 국가 안보의 보루로 규정하고 공공성 수호와 재무위기 극복, 미래 신사업 발굴, 현장 안전, 직원 복지와 정주여건 개선, 상호 존중의 조직문화 구축 등 6개 과제에 공동 대응키로 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공동선언은 개별적인 노사 현안을 넘어 한국가스공사가 처한 경영환경과 미래전략에 대해 노사가 공동의 책임의식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이승용 노조지부장이 창립 43주년 기념식에서 노사 공동선언문을 체결했다.
공동선언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에너지 공공성 강화 및 재무위기 극복’이다. 노사는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이 국민 생활 안정과 국가 안보의 보루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공사의 공공성 수호와 재무위기 극복을 위해 대외협력과 제도개선, 경영 정상화에 공동으로 노력키로 했다.
이는 가스공사의 재무 문제를 단순히 경영진이나 노동조합 어느 한쪽의 책임으로 돌리기보다 공사의 지속 가능성과 에너지 공공성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노사가 함께 해법을 찾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스공사는 국가 천연가스 수급을 책임지는 핵심 공기업인 만큼 재무건전성 확보와 공공성 유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합의에서 재무위기 극복을 노사 공동과제로 명시한 것은 향후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노사 간 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두 번째 과제인 ‘미래 비전수립 및 성장 동력 확보’ 역시 이번 선언의 중요한 축이다.
노사는 급격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기에 대응해 공사의 100년 미래를 책임질 지속 가능한 신사업을 적극 발굴·추진하고 미래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 이는 가스공사의 역할을 현재의 천연가스 도입·공급 중심에서 미래 에너지 인프라와 신사업으로 확장하는 과정에 노사가 함께 참여하겠다는 의미다.
에너지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만으로 가스공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신사업 발굴과 미래 인프라 구축은 장기 생존전략과 직결된다. 이 과정에서 현장 인력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고 조직 내부의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은 사업 추진의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과제는 ‘안전중심 현장 경영 및 인력운용’이다.
노사는 현장의 안전 확보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인력 운용과 조직 변동에 관한 사항은 노사 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키로 했다. 가스공사의 업무 특성상 천연가스 생산·공급시설과 저장시설, 배관망 등 국가 핵심 에너지 인프라의 안전관리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다. 따라서 안전을 단순한 산업재해 예방 차원이 아니라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선언한 것은 현장 중심의 경영원칙을 노사가 공동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인력 운용과 조직 변동을 노사 협의 대상으로 명시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조직 효율화나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현장 인력과 업무 변화가 불가피할 경우, 일방적인 조직 개편보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하는 협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상호 존중의 조직문화 혁신’이다.
노사는 신뢰와 소통이 살아 있는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 원인을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는 안전과 업무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조직문화의 변화와도 연결된다. 실수를 처벌하는 데 그칠 경우 현장에서 문제를 숨기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지만,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추면 현장 구성원이 문제를 공유하고 개선하는 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합의의 방향이다.
다섯 번째 과제는 ‘직원 복리향상 및 정주여건 개선’이다.
노사는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과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복지 인프라를 확충하고, 주거환경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특히 가스공사의 주요 사업장이 전국에 분산돼 있다는 점에서 정주여건은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인력 확보와 현장 경쟁력의 문제이기도 하다. 안정적인 인력 운영을 위해서는 적정한 인력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생활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 과제는 ‘노사관계 정립’이다.
노사는 가스공사의 발전과 쇄신을 위해 상호 동반자적 노사관계를 정립하고, 산적한 노사 현안 해결을 위해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경청키로 했다. 공동선언은 이를 통해 노사가 상호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하겠다는 방향을 명확히 했다.
결국 이번 공동선언의 6개 과제는 서로 별개의 사안이라기보다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공공성을 지키면서 재무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신사업과 에너지 인프라를 확보하는 동시에 현장 안전과 인력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 내부의 신뢰와 노사관계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사가 경영 정상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공동과제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과거 노사관계가 임금·복지·인력 등 개별 현안을 중심으로 갈등과 협상의 틀에서 움직였다면, 이번 선언은 공사의 미래 전략 자체를 노사가 함께 고민하는 협력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다만 공동선언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현재 선언문은 6개 과제의 방향과 원칙을 제시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향후 노사 간 별도 논의를 통해 마련키로 했다.
따라서 향후에는 재무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 신사업 발굴 과정에서의 노사 역할, 안전 확보를 위한 인력·예산 기준, 교육·복지 및 정주여건 개선의 실질적인 수준, 조직개편 과정에서의 협의 절차 등이 얼마나 구체화되는지가 관건이다.
이번 공동선언은 가스공사가 창립 43주년을 맞아 노사관계를 단순한 갈등 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지속 가능성과 에너지 공공성을 함께 책임지는 동반자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이승용 한국가스공사 노조지부장은 이번 공동선언과 관련 “산적한 노사 현안 해결을 위해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상호 동반자적 노사관계를 정립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선언문이 성실히 이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노사상생 공동선언의 성패는 ‘6개 과제 합의’라는 사실보다 이 합의를 얼마나 구체적인 실행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공성과 재무건전성, 성장과 안전, 경영 효율과 직원의 삶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가스공사에 이번 선언이 실질적인 노사협력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한국가스공사 노사상생 공동선언에서의 이번 ‘6개 과제 합의’는 향후 실질적인 노사협력의 출발점이 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