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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생존지원 넘어 성장기업 정책지원 강화해야”

신소재경제
2026-08-31

▲ ROA 분위별로 분류한 정부지원금 비중(출처: 한국은행(2025))

국내 기업에 대한 정책지원이 생존과 보호 중심에 머물면서 성장성과 효율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 규모나 현재 실적에 따른 일률적 지원에서 벗어나 성장 가능성과 실제 성과를 기준으로 정책자금을 배분하고, 기업 성장단계에 맞춘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26일 산업연구원 박성근·이홍 박사가 작성한 ‘주요국의 성과기반 지원정책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기업지원 정책의 성장 유인 강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 정책지원이 기업의 성장 유인을 충분히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체 기업을 총자산영업이익률(ROA) 분위별로 나눠 정부지원금 분포를 분석한 결과(2018~2023년), ROA가 낮은 기업에 대한 지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ROA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분석 결과 최하위 1분위 기업의 정부지원금 비중은 10.7%, 2분위는 12%, 3분위는 12.3%로 나타났다. 4분위와 5분위도 각각 12.0%, 11.4%를 기록했다.

반면 ROA 상위 기업에 대한 지원 비중은 크게 낮아졌다. 8분위는 8.8%, 9분위는 7.6%, 10분위는 5.1%에 그쳤다. 하위 1~3분위 기업의 지원 비중을 합치면 35.0%로, 상위 8~10분위의 21.5%보다 13.5%p 높았다.

대한상의는 한계기업과 취약기업에 대한 보호·생존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성장성과 효율성을 갖춘 기업에 대한 정책적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경우 기업의 투자와 고용, 생산성 향상을 촉진해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국내에도 월드클래스 플러스, 글로벌 강소기업 1000+ 프로젝트 등 성장 기반 지원정책이 마련돼 있지만, 기존 정책을 기반으로 성장데이터 관리와 사후평가, 기업별 맞춤형 전담지원 등을 한층 고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기업 성장단계에 따라 지원방식을 차별화하는 ‘성장단계별 맞춤 지원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창업 초기에는 실패 위험을 정부와 기업이 함께 부담하는 인내자본을 제공하고, 성장단계에서는 전문적인 맞춤형 코칭을 지원하며, 성숙단계의 대규모 투자에는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혜택을 제공하는 성과연동형 지원방식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창업 초기 기업에는 이스라엘식 인내자본 모델이 제시됐다. 현재 매출은 작지만 미래 전략가치가 높은 딥테크·바이오·첨단제조 분야 초기 기업의 경우 신기술 개발 실패 위험을 정부가 분담하는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R&D Fund는 정부가 R&D 비용을 지원하고 기업이 사업에 성공했을 경우 매출의 일정 비율(연매출 3~5%)을 로열티 형태로 상환하는 성공연동형 구조다. 프로젝트가 실패하거나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상환 부담이 발생하지 않아 기술개발 초기 기업의 위험을 낮추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해당 정책이 정부의 R&D 보조금이 민간의 추가 연구개발 투자를 유도하는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Saul Lach의 2002년 연구에서는 정부 R&D 지원 1달러가 기업의 총 R&D 지출을 1.41달러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에는 영국과 프랑스의 스케일업 지원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프랑스의 ‘Tech Next 40/120’은 매출 성장이나 투자유치 실적 등을 기준으로 성장기업을 선별하고 전담 매니저를 배정해 규제·법무·국제화·사회적 이슈 대응 등을 지원한다.

영국의 ‘Innovate UK Scale-up Programme’ 역시 고성장이 예상되는 혁신기업에 스케일업 전담인력(Scale-up Director)을 배정해 미래시장 진출과 성장자본 유치, 금융, 인수합병(M&A), 지식재산권 등을 기업별로 지원한다.

성숙단계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성과약정형 지원제도인 CCTC(California Competes Tax Credit)가 제시됐다. 기업이 정규직 일자리와 임금 수준, 투자계획 등 구체적인 성과목표를 주정부와 사전에 약정하고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업 규모가 아니라 약속한 성장성과를 달성했는지를 지원 요건으로 삼는 것이 핵심이다. 보고서는 관련 연구를 인용해 CCTC를 통해 약정된 일자리 1개당 수혜기업 소재지역의 전체 근로자 수가 약 2.5명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지원 정책도 ‘얼마나 지원했는가’보다 ‘얼마나 성장시켰는가’를 중심으로 정책 효과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성장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원 이후의 매출·고용·투자·생산성 등 성과를 평가하는 한편,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단계별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한계기업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성장기업, 효율적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며 “한강의 기적이 수출금자탑을 통해 이루어져 왔듯, 기업의 성장금자탑을 통해 성장을 억제하는 피터팬증후군을 끊어내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빠르게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결국 기업지원 정책의 핵심은 생존 자체가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결론이다. 창업 초기의 실패 위험은 정부가 분담하고, 성장단계에서는 기업별 장애요인을 해소하며, 대규모 투자단계에서는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조를 통해 기업의 성장 유인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 주요국의 성과기반 지원정책 사례 분석

출처 : 신소재경제(https://www.am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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