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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직류 전기 시대가 온다

투데이에너지
2026-09-07
[기획] 직류 전기 시대가 온다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대, LS일렉트릭, LS전선,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G전자는 지난 7월 2일 ‘글로벌 직류기술 특화 연구단지 조성 및 공동 기술연구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전 제공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최근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충전 수요 증가 등으로 직류 기반 전원과 부하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변환 손실을 줄이고, 전원과 부하를 더욱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직류(DC) 전력망 기술이 미래 전력산업의 핵심 기반이자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정부와 한국전력, 산업계가 직류산업 확산에 나선 이유다. /편집자주

1880~1890년대 토머스 에디슨(직류, Direct Current)과 니콜라 테슬라(교류, Alternating Current) 간 송전방식 경쟁을 의미하는 ‘전류 전쟁(War of Currents)’ 시 전력 시스템에서 교류(AC)가 우위였으나 여건 변화로 140여 년 만에 직류(DC) 기반 전력 계통이 주목받고 있다.

교류(AC)는 일정 주파수로 진동(60Hz)해 변압과 전력 차단이 용이하나 장거리 송전 시 전력손실이 높다. 변압기를 통해 전압을 쉽게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그동안 발전기, 전력기기 등은 AC 중심으로 구축되어 왔다.

직류(DC)는 시간에 따라 주파수 변동이 없어 전력 차단이 어려우나 전자파 논란이 없고 장거리 송전에 유리하다. 과거 직류가 전압 변환이 어려웠지만 최근 전력용 반도체 기술 등의 발전으로 고압 직류 변환·제어 능력이 향상되었다. 특히 전력용 반도체 발달로 장거리·대용량 송전이 유리하고, 재생에너지 등의 연계를 위한 해저 선로 구성과 지중화가 용이한 HVDC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전력망 관점에서 본 HVDC–MVDC–LVDC의 역할 구분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직류산업은 HVDC(초고압 직류송전) 중심의 상용화 단계에서 MVDC·LVDC(중·저압 직류배전) 중심의 초기시장 형성 단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ESS, 태양광, 전기차 충전, DC 마이크로그리드가 핵심 수요처로 부상하면서 정부와 업계가 올해부터 ‘직류산업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HVDC 상용화 활발

우선 HVDC 기술은 반도체 소자를 이용해 초고압 교류를 직류로 변환해 높은 전압으로 먼 거리까지 효율적으로 송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글로벌 HVDC 시장 규모는 연평균 약 8.1% 성장해 2024년 기준 약 14조 6000억 원에서 2033년 28조 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중국·북남미 등 세계적으로 약 194개소 이상이 HVDC를 운영 중이고, 2040년까지 약 164개소 추가 건설을 계획 중이다.

국내에서는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 계획’ 기준으로 1998년 처음으로 준공한 해남-제주(#1) 사업을 포함해 2024년까지 총 6개의 HVDC 사업이 준공했다. 이후 동해안-신가평(EP 1단계), 동해안-동서울(EP 2단계) 등 총 9개 사업이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으로, 이 중 올해 동해안-신가평(EP 1단계) 사업이 준공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전력은 지난 3월 ‘서해안 HVDC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서해안 HVDC 에너지 고속도로’는 지난해 5월 수립된 ‘제11차 송·변전설비 계획’에 따라 서해안 일대에서 생산되는 대규모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를 수도권 등 주요 수요처로 수송하는 4개(각 2GW 총 8GW 규모)의 500kV HVDC 해저 송전망이다.

우선 2030년까지 서해안 1단계 HVDC 구간(새만금~화성)을 완공하고, 2040년까지 인천 앞바다에서 서남해·남해안·경북 동해안까지 이어지는 U자형 해상 전력망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는 기초 기술을 확보한 상태이다. 전류형 HVDC는 북당진-고덕 1·2단계 사업, 동해안-신가평, 동해안-동서울 사업 등 4개 사업(제작사 GE)을 통해 핵심기술을 국내 이전 중이다. 전압형 HVDC는 2024년 준공한 양주 BTB 과제(산·학·연)를 통해 200MW급 개발을 완료했다. HVDC 케이블은 세계 5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일 2030년까지 대용량 전압형 HVDC 기술개발과 실증을 완료하고, 2030년대 수출산업화에 본격 돌입해 HVDC 분야 글로벌 Top 3 국가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담은 ‘HVDC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직류배전 확산 본격화

이제 정부가 본격적으로 MVDC·LVDC(중·저압 직류배전)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7월 2일 LS일렉트릭 천안사업장에서 ‘K-DC 산업 확산 2026’ 행사를 개최하고, 국내 직류산업의 본격적인 확산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이 추진해 온 직류배전 기술개발과 실증성과를 산업현장과 수요처 중심의 사업화 단계로 확산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산업계 수요와 경제성 등을 고려해 직류망의 실제 계통 적용을 추진하는 등 직류산업 초기시장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HVDC 기술 역량과 MVDC·LVDC 실증성과를 바탕으로 DC 기술의 범위를 배전망과 산업현장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정부 정책과 연계한 메가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공장 등 실제 수요처 중심의 대표 사업모델을 개발해 민간 투자가 지속해서 이어지는 시장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기술과 제품의 시장 진입을 앞당기기 위해 ‘프로젝트 기반 표준·인증 패스트트랙(Fast-Track)’을 구축하고, 시험·실증부터 사업화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전방위 산업 지원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23년 4월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 구축한 1MW급 직류전원 공급 시스템의 상업 운전을 개시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민간 기업들도 직류산업 확산에 가세했다.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대, LS일렉트릭, LS전선,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G전자는 ‘글로벌 직류기술 특화 연구단지 조성 및 공동 기술연구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국에너지공대 내 공동 연구단지 입주와 연구 협력 기반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LS일렉트릭이 지난 7월 세계 최초의 100% 직류배전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이 공장은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 등 공장 내 직류 기반 전원과 냉난방 설비, 생산설비 등 직류 부하를 직류 전력망으로 연계한 최초의 공장으로, 직류산업이 실증을 넘어 실제 공장 운영환경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산업단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상업용 빌딩 등으로 확산이 가능한 대표 사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앞서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23년 4월 도심 지역의 상업용 빌딩(HD현대 글로벌R&D센터)에 구축한 1MW급 직류전원 공급 시스템의 상업 운전을 개시해 세계 최초로 1MW급 빌딩용 직류배전 설비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래 수출산업으로 육성

정부와 한국전력은 산업계와 함께 표준·인증 체계 마련, 제도개선, 사업유형 발굴 등을 추진해 직류산업 수출산업화를 적극 지원한다.

직류산업은 아직 해외에서도 초기시장 단계이지만 미국, 네덜란드, 독일, 중국 등 주요국에서는 ‘직류 협의체(DC Alliance)’를 중심으로 기술개발, 표준화, 인증 체계 마련 등을 추진하며 직류산업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DC 배전망 시장 규모는 2025년 111억 달러로 평가되었고, 2026년 119억 달러에서 2033년까지 18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6.6%로 전망된다. 북미가 2025년 전체 매출의 약 32.7%를 차지해 전 세계 DC 배전망 시장을 지배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도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9.4%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Grand View Research는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통합이 증가하고, 고효율 전력 아키텍처에 대한 수요 증가, 분산·디지털화된 전력 분배로의 전환 등으로 인해 향후 몇 년간 DC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7월 29일 전력기반센터에서 ‘직류산업 활성화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정책·기술·제도적 과제를 구체화해 올해 3분기 중에 ‘직류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데이터센터 등 직류 기반의 전력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직류산업은 미래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분야”라며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이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류산업을 미래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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