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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K-원전,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 기회 잡는다

투데이에너지
2026-09-07
[기획] K-원전,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 기회 잡는다

한국수력원자력 새울 1, 2호기 /한수원 제공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대한민국 원자력산업(K-원전)은 2025년 6월 체코 신규 원전(두코바니 5·6호기) 건설사업의 최종 계약을 맺으며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에 새로운 수출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와 AI 시대의 폭발적인 전력수요 증가로 인해 소형모듈원전을 비롯한 차세대 원자력 기술이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원전 시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K-원전의 해외 진출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전 세계가 원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 증가로 소형모듈원자로 등 차세대 원전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원전 르네상스’ 시대가 온 것이다.

OECD NEA(Nuclear Energy Agency)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다수 국가가 원자력을 에너지 안보이자 정책 우선순위로 격상시켰고, 경제성장과 디지털화 등으로 전 세계 전력수요가 2040년까지 약 50%, 2050년까지 약 2배 증가할 전망임에 따라 원자력 수요도 늘어났다”라며 “AI 산업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 폭증이 예상되며,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구매계약, 지분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원전 개발사와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국을 보면 EU는 2023년 ‘EU 원자력동맹’을 결성한 데 이어 2024년 2월에는 2030년대 초반까지 유럽 내 SMR 개발·실증 배치를 가속한다는 목표로 ‘EU SMR 산업동맹’을 결성했다.

프랑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원전 의존도를 50% 이하로 축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계획을 폐지하고 신규 6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영국은 2024년 1월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현재의 약 7GW에서 24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스웨덴은 신규 원전 건설을 기존 부지로 한정하고, 원전을 총 10기로 제한하던 조치를 폐지해 향후 20년간 10기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핀란드는 2026년까지 원자력에너지법을 종합 개정해 원전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다. 한수원,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롤스로이스(Rolls-Royce) SMR 등과의 SMR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사용후핵연료 지하 처분장 건설을 완료하고, 오는 10월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일본은 원전 운전 기간 연장(60년 초과 허용) 및 신규 원전 건설(2050년 원자력 비중 20%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전력 믹스에서 원자력 비중을 2035년 약 10%(원전 150기)에서 2060년 약 18%로 상향할 계획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대형 원전 건설과 함께 다양한 SMR 개발·건설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지속적인 국내 대형 원전 건설(2042년까지 최대 37기)과 함께 공격적인 수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유식 원전을 포함해 다양한 용도·노형의 SMR 개발·배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홍콩 등이 SMR을 중심으로 원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탈원전 국가인 스위스, 벨기에, 이탈리아도 원전 확대로 방향을 틀었다.

스위스는 가동 원전 4기를 60년까지 운영하고, 신규 원전 건설 금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벨기에는 일부 원전(도얼 4호기, 티앙주 3호기)의 가동 기간을 추가 연장하는 한편 유럽 원자력동맹 옵저버 참여, 2기 신규 건설 검토 등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는 원자력동맹 옵저버 참여 및 SMR 개발 신규 법인 설립 등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美 원전 시장 확대 주목

특히 미국은 최근 원전 확대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국가이다.

미국 정부는 원자력을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다양한 법·제도·재정적 지원을 통해 계속 운전, 신규 원전 건설, SMR 개발 인허가·실증, 핵연료 공급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5월 23일 백악관에서 원자력산업 부흥을 위한 4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미국의 원전 설비 용량을 현재 약 100GW에서 2050년 400GW(신규 원전 300GW)로 확대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기존 원전 출력증강 5GW와 신규 대형 원전(AP1000) 10기 건설 착수 지원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300 SMR 이미지 /웨스팅하우스 제공

또한 민간 중심으로 SMR 개발 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상당수 설계가 실증 배치에 근접했다.

SMR 개발업체 Kairos Power와 파트너십을 맺은 구글은 2030년까지 500MW 규모의 선진 SMR을 건설해 구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PPA를 체결하고,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HERMES-2를 건설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Constellation Energy와 TMI 원전 1호기(2019년 가동 정지)의 재가동 및 20년간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2028년 재가동 목표이며, DOE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지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는 테라파워를 공동 설립해 Natrium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은 펜실베니아주 Susquehanna 원전과 연결된 960MW 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Talen Energy로부터 6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고, Talen Energy와 2042년까지 최대 1920MW의 장기 PPA를 체결했다. 아마존은 X-Energy에 5억 달러의 지분을 투자해 2039년까지 미국 전역에 5GW 이상의 Xe-100 SMR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는 Constellation Energy와 일리노이주 클린턴 원전(1.1GW) 전기를 2027년 6월부터 20년간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오픈에이아이 CEO 샘 알트만은 SMR 개발사인 오클로(Oklo)의 초기 투자자로서 지분의 8%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오클로의 Aurora 첫 호기가 2027년 말 또는 2028년 초 가동 목표로 아이다호연구소(INL) 부지 내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오라클 Larry Ellison 회장은 SMR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1GW급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韓, 미국 원전 시장 노린다

국내에서도 미국 원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월 18일부터 24일까지 16개 협력 중소기업과 함께 미국 텍사스주에서 미국 원전산업 선점을 위한 지원활동을 펼쳤다.

한수원은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파워젠(PowerGen) 전시장 내 원전 중소기업 통합관을 운영하며, 비스트라(Vistra), 지멘스(Siemens) 등 미국 주요 EPC 기업과의 비즈니스 미팅을 주선해 협력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

참여기업들은 댈러스에 있는 코만치 피크(Comanche Peak) 원전을 방문해 주요 설비와 원전 운영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도 했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는 국내 원전 산업의 핵심 거점인 경상남도와 경남 원전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경남 원전 기업 미국 시장개척단’을 구성해 지난 5월 4박 6일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를 방문했다.

유타주는 테라파워, 오클로, 홀텍의 파트너사 등 글로벌 차세대 원전 기업들이 모여들어 SMR 플랜트 건설과 방폐물 해체 인프라 실증을 가속하는 ‘미래 에너지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은 지난 7월 7일 튀르키예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개최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소형모듈원자로 배치 가속화를 위한 협력 각서(MOC)’에 서명했다.

한국이 2009년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 /현대 E&C 제공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체코전력공사 제공

특히 정부는 원전수출 체계를 정비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5월 14일 ‘2026년 제1차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개최하고, ‘원전 수출 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원전수출전략협의회’ 산하에 민관합동 ‘원전수출기획위원회’를 신설해 원전수출 기획·조정, 경제성·리스크 등에 대한 외부 검토 및 자문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기존에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나누어 담당하던 수출 국가들을 양사 협력 하에 통합·관리하는 한편 올해 안으로 ‘원전수출진흥법(가칭)’의 입법을 추진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현재 당면한 미국·체코·베트남 등 원전 수출 현안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K-원전 원팀 수출 체계를 정비하고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AI) 발전, 에너지 안보 환경 변화로 찾아온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입법을 통해 정부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美 원전 시장 진출 전략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는 지난 5월 ‘미국 원전 공급망·시장 환경 분석 및 수출전략 수립 보고서’를 내놓아 관심을 모은다.

보고서는 우선 미국 원전 공급망의 제약 요소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제조 역량 공백이다. 초대형 단조, RPV(원자로 압력용기), SG(증기발생기) 제작은 미국 내에서 자체 완결이 불가능하며, 일본과 한국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중대형 단조와 중형 압력용기는 미국 내 일부 업체가 대응할 수 있으나 설비 규모와 반복 생산 경험이 제한적이다.

둘째, 공급자 집중과 단종 리스크이다. 가동 원전 시장에서는 아날로그 I&C, 특수 계전기, 구형 전기 부품, 레거시(legacy) 밸브 내부 구성품의 OEM 지원 중단이 확대되고 있다.

셋째, 품질보증 인프라와 숙련 인력의 얇아짐이다. 미국은 규제 기준은 유지하고 있으나 이를 실제로 수행할 제작사, QA 인력, 현장 품질 문화가 30여 년의 건설 공백으로 약해졌다. 이 문제는 신규 대형 원전뿐 아니라 SMR의 FOAK(초도 호기) 건설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 긴 납기와 타 산업 경쟁이다. 변압기, 스위치 기어, 대형 전동기, BOP 열교환기 등은 원전 고유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송전망·재산업화 수요와의 경합으로 납기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다섯째, 차세대 연료와 특수부품 병목이다. HALEU 공급, TRISO(지름 약 1mm 내외의 우라늄 소결체를 탄소·세라믹으로 4중 코팅한 피복 핵연료) 제조 인프라, 고온 열교환기, 나트륨 호환 밸브·펌프 등은 아직 상업적 공급망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다.

미국 조지아주 웨인즈버러 인근에 있는 보글 원자력발전소 /미국 남부 청정 에너지 연합(SACE) 제공

보고서는 미국 진출 전략에 대해 “HALEU(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연료, 디지털 I&C 시스템 통합, 사이버보안 플랫폼처럼 미국 내 규제와 기술 독점이 강한 영역에서는 한국 기업의 직접 진입이 구조적으로 어려워 이 영역은 직접 경쟁보다 하위 공급자, 서비스 파트너, 데이터 패키지 공급자로 우회 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가장 분명한 강점은 미국이 자체적으로 메울 수 없는 제조 구간과 미국이 가지고 있으나 얇아진 품질·제작·시험 인프라를 보완하는 구간에 있다. 두 구간 모두 미국 측 수요가 구조적이라는 점에서 일회성 기회가 아니라 지속적 시장으로 볼 수 있다”라며 “거의 모든 영역에서 공통으로 요구되는 것은 미국식 품질 문서 체계, 영문 QA 패키지, 현지 파트너 네트워크이다. 기술과 가격이 적합하더라도 이 세 가지가 준비되지 않으면 실제 조달 편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국 진출 로드맵과 관련해 가동 원전 및 LTO(장기 운전) 시장이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할 시장이라고 밝혔다. 이미 작동 중이고, 진입장벽을 상대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여기서 확보한 실적이 다른 분야로의 확장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SMR 시장은 지금 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산이 시작된 후가 아니라 사양과 AVL(승인된 공급자 리스트)이 굳어지는 지금이 진입 시점이라는 것이다. FOAK 단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 NOAK(N번째 호기)에서의 진입은 훨씬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규 대형 원전 시장은 연속 건설 결정이라는 외생 변수에 의존하지만, 그 결정이 내려졌을 때 준비된 기업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기에 가동 원전과 SMR에서 실적을 쌓으면서 신규 대형 원전 재개에 대비하는 병행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난 3월 ‘원자력 규모 확대 이니셔티브(NSI)’가 발간한 ‘Landscape of U.S. Domestic Advanced Nuclear Energy Supply Chain’ 보고서 내용도 주목된다.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가 정리한 NSI 보고서의 핵심 내용에 따르면 현재 미국 원전 산업계는 ‘기술력 부족’이 아닌 ‘산업 역량의 한계’에 직면한 상태로, 차세대 원자로 설계 능력은 충분하나, 이를 실제 건설로 이어지게 만드는 물리적인 능력이 부족하다.

공급 업체 입장에서는 확실한 발주가 없어 설비 투자를 기피하고, 유틸리티(수요 업체) 입장에서는 공급에 대한 확신이 없어 주문 자체를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연료 주기 관련 LEU(저농축 우라늄) 기술력 자체는 충분하나, 우라늄 원료의 높은 러시아 의존 및 국내 농축 역량 부족이 문제이다. HALEU는 미국 내 상업적 생산 규모가 전무한 ‘병목 현상’이 전방위로 관찰된다.

차세대 원자로인 SMR 개념 및 설계의 난립으로 인해 규모의 경제 달성이 불가능하며, 사실상 모든 노형이 최초 호기(FOAK)가 되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보고서는 △주문 통합을 통한 신뢰할 수 있는 수주 잔고 확보 △제조·조립 용이성 원칙 채택 △단조 후 공정 역량에 투자 집중 △첨단 제조 기술 활용 △SMR 및 선진 원자로를 위한 적정 규모 제조 지원 등 총 5가지를 제언했다.

김창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전정책연구실장은 ‘미국 내 원전 기자재 공급망 진단’ 기고문에서 “NSI 보고서에는 초대형 단조품 공급망은 해외에 의존하더라도 SMR 및 선진 원자로 규모의 기자재에 대해서는 미국 내 공급망을 확대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첨단 제조 기술의 확보와 인증 체계의 정비가 중요하다고 강조되고 있고, 수요 확보로 확실한 정책적 신호를 제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원전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행정명령들을 보면 연료 공급망이나 인력 양성 등에 비해 기자재 공급망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지원책 외에는 크게 강조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나 이번 NSI 보고서에서 기자재 공급망과 관련한 미국 내의 당면과제와 업계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언젠가는 이런 업계의 여론이 정책화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만약 미국 정부가 원전 건설의 확실한 수요를 담보하기 시작한다면 이는 본격적으로 자국 중심의 공급망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미국 원전 기자재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는 경우 이와 같은 정책 환경 변화에 대응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MR 수출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공급자와의 전략적 동맹과 핵심 기술 자립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상일 서울대학교 원자력미래기술정책연구소 산학협력중점교수는 ‘한국원자력학회 2026 춘계학술발표회’와 기고문을 통해 “한국이 제4세대 SMR 공급망에서 최종적인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존 제조 강점을 글로벌 가치사슬에 빠르게 연결하되 단기 독자 수급이 불가능한 전략 물자(HALEU, TRISO, eVinci 열파이프 등)에 대해서는 엑스 에너지, 웨스팅하우스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라며 “국내 공급망 기업들의 원자력 품질보증 프로그램(ASME NQA-1) 등급 승격을 지원하고 인쇄회로 기판형 열교환기(PCHE), 특수밸브 등 개방형 공급망 품목의 선점도 서둘러야 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TRISO 제조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상용 규모의 TRISO 제조 공장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그다음 단계(소재 원천 기술 자립화)로는 원자로급 특수 흑연 국산화(포스코퓨처엠·KAERI 주도), 완전 밀폐형 헬륨 순환기(AMB 베어링) 독자 설계 역량 확보, 국가 차원의 HALEU 장기 농축 기술 확보 및 공급선 다변화가 필요하다”라며 “이처럼 글로벌 공급자와의 전략적 동맹과 핵심 기술 자립을 병행해야 한국형 표준 수출 모델을 완성해 글로벌 원자력 생태계에서 설계·제조·연료·서비스 전 영역을 포괄하는 IP 오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전 수출 경쟁이 단순히 원전 건설과 원자로 판매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은하 미래전략컨설팅 수석연구원은 ‘원전 공급국 시대, 한·미 원자력 협력의 재정의’라는 기고문을 통해 “한국이 갖는 큰 강점은 단순한 원전 기술력이나 건설 역량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신뢰할 만큼 국제 핵 비확산 체제와 원자력 안전 규범을 성실히 이행해 온 국가라는 점”이라며 “향후 원전 수출 경쟁은 원전 건설이나 원자로 판매가 아니라 핵연료 공급망과 안전규제 체계, 첨단 원자로 기술, 사용후핵연료 관리, 핵 비확산 조치를 포함하는 전주기 경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미래의 원전 공급국은 원전을 건설하는 국가가 아니라 원전의 도입부터 연료 공급, 운영 지원,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주기 해결책을 제시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자국 공급망을 되찾는 동안 단순 제작과 시공을 넘어 설계·안전성 평가·정비·해체·폐기물 관리와 방사선 응용 분야에서 독자적인 산업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원전 전문가 단체인 원자력 안전과 미래 이정윤 대표는 “단순 기자재 제작을 넘어 소재·단조·용접·비파괴검사·기기설계·구매엔지니어링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패키지를 확보해야 하고, 신규 원전 건설에 편중된 산업구조를 원전의 전 생애주기로 확대해야 한다”라며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저장과 운반, 방사성폐기물 관리, 원격정비, 시료분석·측정·진단, 재료 열화 평가와 오염지역 복원처럼 세계적으로도 충분한 해법을 확보하지 못한 병목기술에 집중해야 하고, 의료용 동위원소와 방사성의약품, 암 진단과 치료, 반도체·첨단소재의 검사·측정·분석, 가속기, 우주 방사선 기술 등 무궁무진한 비발전 분야로 연구개발과 산업정책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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