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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값싼 냉매, 비싼 대가"

투데이에너지
2026-09-14
[기자수첩] 값싼 냉매, 비싼 대가"

임자성 기자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최근 5년간 냉매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36건에 이르는 가운데, 소방청이 지난 3일 그 배경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에어컨용 정품 냉매인 것처럼 유통되는 '불법 혼합냉매'는 실외기 내부에서 자연발화성 물질인 트리메틸알루미늄을 만들어내고, 이 물질이 화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위험한 냉매가 유통되는 배경은 이렇다. 오존파괴물질로 2023년 생산이 중단된 R-22 냉매 가격이 오르자,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R-40(클로로메테인)을 몰래 섞어 'R-22'로 표기해 파는 불법 혼합냉매가 온라인·해외직구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육안으로는 정품과 구별이 안 된다. 처음 냉매를 넣을 때는 멀쩡히 작동하다가, 나중에 배관을 자르는 순간 발화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인명피해도 이미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경남 진주에서는 화재조사관이 실외기 냉매 인입부 불꽃에 양손 화상을 입었고, 6월 인천 강화에서는 가스를 주입하던 70대 남성이 폭발로 크게 다쳐 닥터헬기로 이송됐다. 올해 6월 목포, 작년 4월 서울에서도 같은 유형의 발화·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도 유사한 불법 혼합냉매가 확인돼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도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2년 1건이던 관련 화재는 지난해 13건으로 뛰었고, 올해는 7월까지만 벌써 14건에 달했다. 5년 내내 위험이 늘어왔는데, 정부 관계기관 회의는 지난달에야 처음 열렸다. 소방청·기후에너지환경부·산업통상부·한국소비자원 등이 두 차례 회의를 열어 해외직구·온라인 판매 차단 방안을 논의했지만, 구체적 대책은 아직 '검토' 단계다.

소방청은 시세보다 지나치게 싼 냉매를 의심하고, 품질 인증 표지가 없는 용기는 피하고, 정식 등록업체를 통해서만 시공할 것을 당부했다. 지금으로선 이것이 최선의 방어선이다. 다만 이는 소비자 개개인의 주의에 의존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눈으로 구분할 수 없는 위험을 소비자에게 떠넘기지 않으려면, 불법 혼합냉매가 유통 단계에서부터 걸러지는 차단막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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