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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냉각, 전력 10% 줄여도 PUE는 3% 개선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PUE 한계 부각 / AI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임자성 기자] 액체 냉각(Liquid Cooling)을 도입한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현장에서 전력효율지수(PUE, Power Usage Effectiveness) 산정 방식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해외 분석이 나왔다.
데이터센터 전문매체 데이터센터다이내믹스(DCD, Data Center Dynamic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칩 직접 액체 냉각(Direct-to-Chip Liquid Cooling)을 도입한 데이터센터들이 전체 전력 소비량을 10%가량 줄이는 성과를 냈음에도,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PUE 수치는 3% 수준(예: 1.25→1.21)밖에 개선되지 않는 현상을 지적했다.
분모도 함께 줄어드는 PUE 산식의 함정
DCD는 이러한 괴리가 액체 냉각 기술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PUE 산식이 가진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PUE는 '데이터센터 총 전력'을 'IT 장비 전력'으로 나눈 값으로 산출되는데, 기존 공랭식 서버에서는 냉각팬 전력이 분모인 IT 장비 전력에 포함돼 계산돼 왔다. 그런데 액체 냉각을 도입하면 서버 내부 냉각팬이 줄거나 사라지면서 분모(IT 전력) 값이 함께 감소한다. 반면 냉각수 분배장치(CDU), 펌프, 냉각탑 등 부대 인프라 전력은 여전히 분자(총 전력)에 반영되기 때문에, 절대 전력 절감분에 비해 비율 지표인 PUE의 개선 폭은 수학적으로 작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이브리드 냉각 과도기의 비효율
보고서는 또 양산 현장에서 100% 액체 냉각으로 즉시 전환하기 어렵다는 점도 짚었다. 실제로는 GPU 등 발열이 큰 부품만 액체로 냉각하고 메모리, 전원공급장치 등 나머지 부품은 기존 공랭 방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운영이 일반적인데, 이 과정에서 기존 공랭 설비가 저부하 상태로 비효율 운전되며 냉각 오버헤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점도 지표 개선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다.
"PUE 맹신하면 오히려 지표 악화로 오인"
특히 DCD는 PUE 수치에만 의존할 경우 오히려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컨대 서버 제조사가 팬 전력을 크게 줄여 IT 장비 효율을 20% 개선하더라도, 외부 냉각 설비 전력이 그에 비례해 즉각 줄지 않으면 PUE 수치는 오히려 악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실질적으로는 탄소 배출과 전기요금이 줄었음에도, 대외 평가나 ESG 보고서상으로는 효율 개선이 정체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
"PUE 대신 절대 전력량·연산 효율 지표 병행해야"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AI 고밀도 랙과 액체 냉각이 표준으로 자리 잡는 시점에서 PUE 단일 지표에 의존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DCD는 전했다. 대안으로는 비율 지표 대신 실제 절감된 연간 전력량(MWh)과 총소유비용(TCO)을 핵심 지표로 삼는 방식, 전력 투입 대비 처리한 연산량을 나타내는 '와트당 토큰(Tokens per Watt)'과 같은 컴퓨팅 효율 지표를 병행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아울러 액체 냉각 환경에서 서버 팬과 펌프 전력을 분모와 분자 중 어디에 반영할지에 대한 업계 공통의 측정 기준, 이를테면 OCP나 ASHRAE 차원의 표준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DCD는 액체 냉각으로 총 전력을 10% 줄이고도 PUE가 3%만 움직이는 현상은 기술의 실패가 아니라 지표 자체가 새로운 냉각 방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투자자들은 PUE 수치의 미세한 변동보다는 실제 절감된 메가와트(MW) 단위의 전력량과 현장의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기준으로 액체 냉각 도입의 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