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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부터 전력망·AI까지...기후테크, ‘산업 전환’ 길을 묻다

에너지신문
2026-09-16

[에너지신문] 태양광과 해상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전력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필요한 곳에 전달한다. 인공지능(AI)은 전력설비 운영과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고, 산업현장에서 쓰임을 다한 자원은 다시 원료로 돌아온다.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의 전시 구성을 관통하는 흐름이다.

올해 박람회는 개별 친환경 기술을 소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에너지 생산과 전달, 소비, 자원 회수를 연결하는 산업 전환의 경로를 제시하는 데 무게를 뒀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고효율 냉난방공조, 수소환원제철 등이 한자리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탈탄소 기술이 실제 산업 수요와 만나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지가 이번 행사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세계은행(WB)과 공동 개최하고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18일까지 이어진다. ‘기후테크가 만드는 거대한 변화: 탈탄소 세상을 향한 도약’을 주제로 552개 기업이 1455개 부스를 마련했다. 또한 미래에너지관과 청정전력관, 환경에너지관, 탄소중립관, 기상기후산업관 등 5개 전시관에 국제 컨퍼런스와 비즈니스 상담회를 결합했다.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식 행사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식 행사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

◆발전설비 옆에 전력망...청정전력의 ‘공급 이후’까지

청정전력관의 특징은 발전설비와 전력망 기술을 함께 배치했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리는 문제와 생산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문제를 하나의 산업 과제로 보여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풍력·가스터빈 기술을 소개한다. 전시 계획에는 10MW 풍력터빈의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시연과 풍력 통합 원격센터 프로그램, 자동 용접·비파괴 검사·나선형 전열관 제작 등 SMR 제조기술이 포함됐다. 발전설비 자체뿐 아니라 제조 공정과 운영·관리 역량까지 전시 범위를 넓혔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모듈과 함께 가상발전소(VPP), AI 운영 플랫폼, RE100 이행을 위한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제시한다. 영농형 태양광과 지역 에너지 솔루션도 전시 대상이다. 태양광 사업의 경쟁력이 모듈 성능을 넘어 발전자원 운영과 전력 판매 방식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엿볼 수 있다.

덴마크 오스테드는 해상풍력 설비와 유지보수선 모형, 자체 개발한 저소음 설치 기술을 소개한다. 컨퍼런스에서도 해양생태계와 공존하는 해상풍력 개발전략을 다룬다. 발전단지 건설과 운영뿐 아니라 설치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을 줄이는 기술까지 사업의 주요 요소로 다뤄지는 셈이다.

전력망 분야에서는 효성중공업이 HVDC와 무효전력보상장치(STATCOM), ESS, AI 기반 전력설비 자산관리 플랫폼을 선보인다. 대한전선은 해저·HVDC 케이블과 포설 역량, AI 데이터센터용 버스덕트를, LS전선은 해저·초전도 케이블과 통합 전력망 솔루션을 소개한다.

이들 전시를 연결하면 발전원 확보에서 송전, 계통 안정화, 수요처 공급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드러난다. 청정전력 확대의 성과를 실제 전력 공급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발전설비와 전력망 투자가 맞물려야 한다는 과제를 전시 구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 행사 전경.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 개막 행사 전경.

◆AI 전력 수요와 에너지 절감 기술, 같은 전시장에

미래에너지관에서는 AI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와 AI를 활용해 소비를 줄이는 기술이 함께 소개된다.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공급 역량과 수요 효율화가 동시에 부각되는 모습이다.

SK는 재생에너지와 ESS 등 에너지 솔루션을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구축 기술과 연계해 전시한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어떤 에너지원으로 공급하고 어떻게 운영할지 보여주는 구성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냉난방공조와 고효율 가전, 통합 에너지 솔루션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감 방안을 소개한다. 계절별 운전 상황을 활용한 히트펌프 기반 난방시스템 시연도 계획했다. LG전자 역시 주거 공간의 AI 고효율 가전과 상업 공간의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함께 선보인다.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는 전력 공급 기술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주요 메시지다. 고려아연은 재생에너지·그린수소·자원순환 사업과 친환경 제련기술을, 포스코그룹은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와 탈탄소 철강기술을 소개한다. 에너지원을 바꾸는 작업과 원료·생산 공정을 전환하는 작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막식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환영사를 진행하는 모습.
▲개막식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환영사를 진행하는 모습.

◆중소기업 기후테크, 전시장에서 시장으로 갈 수 있나

대기업의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사이에서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제시하는 구체적인 문제 해결 방식도 눈길을 끈다. 미래에너지관 내 기후테크 특별존에는 관련 기업과 연구개발 성과를 모았으며, 혁신상 특별부스에는 기후에너지혁신상 및 CES 혁신상 수상기업 12개사의 기술·제품을 소개한다.

크로커스는 AI와 전력반도체를 결합한 차세대 전력 변압기술(SST)을, 포엔은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의 부분 수리·교체와 재사용 기술을 제시한다. 빈센은 수소연료전지·배터리 기반 선박 전기추진 시스템과 암모니아를 활용한 선박용 전력 시스템을 소개한다.

자원순환 분야에서는 나와의 일회용컵 자동 수거·처리 시스템, 이큐브랩의 태양광 기반 폐기물 수거·관리 기술, 테라클의 폐PET·폐의류 화학적 재활용 기술 등이 전시된다. 전력설비와 운송수단, 폐기물 처리 등 서로 다른 산업의 비용과 환경 부담을 줄이려는 접근이다.

이외에도 코트라·벡스코의 수출상담회와 판매·투자 상담회, 혁신기업 대상 비즈니스 컨설팅 및 투자설명회 발표 지원 등이 운영된다. 행사 이후 상담이 실증사업과 구매계약, 후속 투자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박람회의 산업적 성과를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대한전선 부스를 방문한 김성환 장관이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대한전선 부스를 방문한 김성환 장관이 송종민 대한전선 부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국제협력의 의제도 ‘기술’에서 ‘시스템 전환’으로

올해는 IRENA가 공동 주최기관으로 새롭게 참여하면서 국제협력의 범위도 넓어졌다. 2024년 IEA, 2025년 세계은행에 이어 재생에너지 분야 국제기구까지 합류했다.

14개 컨퍼런스에서는 에너지 안보와 재생에너지 확대, 디지털 전환, AI와 에너지의 관계, 기후테크 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등을 논의한다. 별도로 마련된 37개 전시회 세미나에는 산업 열에너지 탈탄소화, 수요혁신, 그린데이터센터 인증, 공급망 대응 기술 등 현장 적용과 관련된 주제가 포함됐다.

국제기구들이 제시한 메시지도 기술과 제도, 투자 간 연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배터리와 전력망 설비 분야에 강점을 지닌 한국이 공급망 다변화와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란체스코 라 카메라 IRENA 사무총장은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국가 비전을 평가하며 에너지 전환 협력을 강조했다.

수데슈나 고쉬 배너지 세계은행 아시아 지역총괄이사는 기후테크 혁신이 에너지 시스템 전체의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정책·제도 개선과 인프라 투자, 국제협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박람회는 한국 기업이 확보한 발전·전력망·효율·소재 기술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계기다. 동시에 각각의 기술을 실제 탈탄소 사업으로 연결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지 묻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된 제품의 수만큼 중요한 것은 이를 도입할 수요처와 투자 기반이다. 부산에서 시작된 기술과 정책의 논의가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질 때, 기후테크의 산업적 가능성도 한층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 최재관 에너지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주요 내외빈들이 전시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 최재관 에너지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주요 내외빈들이 전시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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