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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지자체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 지역 주도 에너지 혁명 시작
분산에너지 개념도./ 한국에너지공단 제공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은 급변하는 전력 시장 환경과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큰 축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지역 주도의 에너지 자립과 효율적 전력 공급을 목표로 하는 '분산에너지'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는 지역 특색을 살린 분산에너지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며 새로운 전력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가 경기도내 최초로 '분산에너지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며 이러한 움직임에 불을 지폈다.
파주시 '분산에너지 활성화 조례' 제정 큰 의미
파주시는 지난 22일 '파주시 분산에너지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며 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지산지소형 전력체계'와 모든 시민이 기본적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본에너지 공급 기반'을 제도화했다.
이는 경기도 최초의 분산에너지 관련 조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조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실시계획 수립,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지정 추진, 재정 지원, 전문 인력 양성, 사회적 공감대 형성, 협력 체계 마련 등 총 12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파주시는 이 조례를 통해 지역 내 전력 자급률을 높이고, 공공부지 및 생활시설을 활용한 분산형 전력 기반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시민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알뜰전기요금제'를 도입하여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고, '수도권형 지산지소 도시' 모델을 완성하여 장기적으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지방정부가 시민의 전력 복지를 책임지는 새로운 시발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주시는 또한 지난해 RE100 지원팀을 신설하고 문산정수장, 자전거도로, 주차장 등 공공부지를 활용하여 기업에 재생에너지를 직접 공급하는 '공공 재생에너지 직접전력구매계약(PPA)'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 조례 제정으로 파주시는 RE100에서 분산에너지로 이어지는 '에너지 혁신도시'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국내 주요 지자체, 분산에너지 정책 적극 추진
파주시 외에도 많은 지자체가 지역의 강점을 내세우며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추진하거나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자립률 향상, 안정적인 전력 공급,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부산광역시,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업체에 전기요금 감면 혜택
부산광역시는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통해 2027년까지 250MW, 2030년까지 500MW 규모의 ESS 팜을 구축할 계획이다. 380MW급 태양광 발전소와 30MW급 연료전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인공지능으로 수요 패턴을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기술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인근 산업체에는 ESS 활용 피크컷을 통한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데이터센터와 산업체에는 무정전 전원장치(UPS) 구독 서비스를, 부산항만에는 육상전원공급시설(AMP) 등 불규칙한 전력 수요에 대한 공급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는 이를 통해 연간 최대 200억 원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 무탄소 분산전원 상용화...기업에 청정 전력 공급 목표
경상북도 포항시는 영일만 산업단지에 입주한 이차전지 업체들에 암모니아 기반 수소엔진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무탄소 전력을 공급하는 실증을 진행 중이다. GS건설, HD현대인프라코어, 아모지 등 민간 기업과 협력하여 2027년부터 암모니아 수소엔진 발전기 실증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수소엔진발전소와 연료전지발전소를 포함해 총 40MW급 무탄소 분산전원을 상용화하여 수요 기업에 청정 전력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의왕시, '도심형 저장전기판매사업' 실증...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
경기도 의왕시는 학의동 일대에서 LS일렉트릭, LS사우타 등 민간 주도로 친환경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하고 '도심형 저장전기판매사업'을 실증한다. 전력이 남는 심야 시간이나 잉여 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한 후 수요가 많은 시간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소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지역 특성을 살린 분산에너지 특화 전략 추진
제주특별자치도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을 살려 분산에너지 특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내 전력 자립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북도, 에너지 신산업 연계 통해 분산에너지 정책 추진
경상북도는 배터리 재활용 산업, 수소 연료전지 등 에너지 신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분산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자립과 지역 산업 생태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될 경우, 전력 직접 거래 시 부대 비용 감소, 전력계통영향평가 우대 및 전기 공급 설비 우선 설치, 수도권 발전기 진입 우대, 전력 신사업 활성화 등의 인센티브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각 지자체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노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전력 자립도 높이고 안정적 에너지 공급 확보 역할
국내 지자체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노력은 지역의 전력 자립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파주시의 '알뜰전기요금제'와 같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 제공은 분산에너지 정책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분산에너지 특별법'의 취지에 따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분산에너지 모델이 등장하고, 중앙 주도의 전력 시스템에서 지역 주도의 분산형 전원 체계로 전환되는 과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고, 전력 계통의 안정성을 강화하며, 중소기업 등 전력 다소비 기업들이 직접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각 지자체가 제시하는 혁신적인 분산에너지 모델들이 국가 전체의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하며, '수도권형 지산지소 도시' 모델과 같은 성공 사례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이는 단순히 전력 문제 해결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산업통상부가 확정한 2025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후보지 7곳 / 산업통상부 제공
■ 용어 설명
분산에너지= 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지산지소형 전력체계'와 모든 시민이 기본적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본에너지 공급 기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역의 전력 자급률을 높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목표로 한다.
지산지소형 전력체계= 전력을 지역 내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기본에너지 공급 기반=모든 시민이 기본적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
알뜰전기요금제=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시민에게 저렴하게 공급하여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제도.
분산에너지특화지역=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전력 직접 거래 시 부대 비용 감소, 전력계통영향평가 우대, 전기 공급 설비 우선 설치, 수도권 발전기 진입 우대, 전력 신사업 활성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특정 지역이다.
공공 재생에너지 직접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공공부지 등을 활용하여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기업에 직접 공급하는 계약 방식.
마이크로그리드=특정 지역 내에서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소비하며,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소규모 전력망 시스템.
도심형 저장전기판매사업=전력이 남는 심야 시간이나 잉여 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한 후 수요가 많은 시간에 판매하는 사업 모델.
암모니아 기반 수소엔진 발전소=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여 무탄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이다.
분산에너지 특별법=중앙 주도의 전력 시스템에서 지역 주도의 분산형 전원 체계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분산에너지 모델을 촉진하기 위한 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