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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전력 100GW 넘을 뻔”...휴가철 조업 감소, 폭염 수요 눌러

에너지신문
2026-09-18

[에너지신문] 산업체 휴가에 따른 조업 감소가 없었다면 올여름 최대전력이 사상 처음 100GW를 넘어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변화로 폭염과 호우가 반복되고 AI·데이터센터 전력수요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예측과 예비자원 운용이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여름 최대전력은 지난 8월 7일 오후 7시 기록한 95.3GW였다. 당시 공급능력은 103.6GW, 예비력은 8.3GW로 수급 비상단계 진입 없이 전력 공급이 이뤄졌다.

최대전력 실적은 지난해 여름(96.0GW)보다 0.7GW 낮았다. 그러나 이는 폭염이 약했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들의 여름휴가가 집중되면서 산업체 전력사용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전력거래소는 휴가에 따른 조업 감소 효과가 없었다면 최대전력이 100.1GW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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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체 휴가가 폭염 기간에 몰리면서 최대전력 수요를 억제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AI가 생성한 이미지.

●휴가철에도 최대전력...폭염 영향 드러나

통상 여름철 최대전력은 산업체 조업과 냉방수요가 동시에 높은 시기에 발생한다. 휴가가 집중되면 공장 가동이 줄어 전체 수요가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올해는 8월 휴가 집중기간에 계절 최대전력이 발생했다. 폭염에 따른 냉방수요가 산업체 사용량 감소분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의미다.

실제 전력수요는 기상 상황에 따라 큰 폭으로 움직였다. 7월 중순부터 8월 상순까지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고, 8월 중순에는 호우로 기온이 내려가며 수요도 감소했다. 이후 하순에 무더위가 다시 찾아오자 최대전력이 94GW 수준까지 재차 상승했다.

올여름 사례는 단일 최대치뿐 아니라 수요의 변동 속도가 계통 운영의 주요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폭염과 집중호우가 짧은 주기로 반복되면 하루 전 수요예측의 오차가 커지고, 발전기 기동과 정지, 예비력 배치도 더 복잡해진다. 높은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발전설비 고장과 연료 공급 차질에 대비할 여력도 중요해진다.

최대전력이 발생한 날 확보한 8.3GW의 예비력은 예상보다 수요가 증가하거나 대형 발전기가 갑자기 정지할 때 투입할 수 있는 완충 여력이다. 올여름에는 이 예비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급을 유지했지만, 휴가 효과를 제외한 잠재수요가 100GW를 넘어섰다는 분석은 공급능력 확충과 수요관리의 필요성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평가다.

●설비 점검과 예비자원으로 돌발상황 대비

전력거래소는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에 발전설비 가동상황과 기상·수요 변화를 상시 점검했다. 신안성변전소와 한빛원전 등 주요 발전·송변전설비를 대상으로 모두 5차례 현장점검을 시행하고, 한전·발전사와 전력수급상황실을 운영했다.

수급여건이 예상보다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수요자원과 추가 예비자원의 활용계획도 사전에 점검했다. 수요자원은 전력 부족이 우려될 때 계약된 기업 등이 사용량을 줄이고 보상을 받는 수요반응 수단이다. 발전기 추가 가동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짧은 수요 급증이나 설비 고장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여름 수급 안정은 공급능력 확보뿐 아니라 원전과 화력발전, 송변전설비가 필요한 시기에 정상적으로 운전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여름철을 앞두고 발전기 정비 일정을 조정하고 주요 전력설비를 점검하는 이유도 최대수요 기간의 돌발 고장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전력수요가 기상과 산업 활동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올해의 결과를 다음 여름에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올해는 산업체 휴가가 수요를 낮추는 역할을 했지만 휴가 시기와 조업률이 달라지거나 폭염이 비휴가 기간에 집중되면 최대전력은 더 높아질 수 있다.

●AI·데이터센터가 바꾸는 여름 수요 구조

앞으로는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가가 여름철 전력수요의 기초 수준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센터는 계절과 시간대에 관계없이 대규모 전력을 지속해서 사용하고,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전력도 필요하다. 폭염기에는 일반 냉방수요와 데이터센터 냉각수요가 겹치면서 계통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산업체 휴가로 수요가 감소하는 기존 계절 패턴도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24시간 가동되는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의 비중이 늘면 휴가철 수요 감소 폭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올해 100.1GW로 추정된 잠재 최대전력이 머지않아 실제 수요로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확대도 수급 운영 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태양광은 낮 시간대 전력 공급에 기여하지만 여름철 최대수요가 해가 지는 저녁에 발생하면 발전량이 빠르게 감소한다. 8월 7일 최대전력이 오후 7시에 나타난 점은 설비용량뿐 아니라 시간대별 공급 가능량을 기준으로 수급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낮 동안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저녁에 방전하는 에너지저장장치와 유연성 자원, 빠르게 출력 조정이 가능한 발전기의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기상예보와 태양광·풍력 발전량 전망, 수요예측을 통합해 필요한 예비력을 시간대별로 확보해야 한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여름 전력수급은 큰 고비 없이 마무리됐지만 구조적인 부담은 오히려 분명해졌다”며 “실제 최대전력은 지난해보다 낮았으나 폭염이 산업체 휴가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했고, 기상 변화에 따라 수요가 급등락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연간 최대수요 전망만 맞추는 것으로는 안정적인 계통 운영을 보장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향후 수급대책은 극한기온과 산업 활동, AI·데이터센터 입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함께 반영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요반응 자원의 실제 감축 능력과 응답 속도를 검증하고, 발전·송전설비 고장에 대비한 예비력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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