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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M 편중 벗어나는 K-배터리…‘나트륨·전고체’로 승부수

에너지신문
2026-09-22

[에너지신문] 국내 배터리 산업의 기술 전략이 하이니켈 NCM 중심에서 ‘보급형 나트륨+고성능 전고체’의 투트랙 체제로 전환된다.

전기차 성장세 둔화와 중국의 저가 LFP 배터리 공세로 글로벌 경쟁의 중심이 성능에서 가격과 공급망으로 이동하면서 정부와 업계가 배터리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기로 한 것이다.

▲ 산업통상부가 22일 ‘배터리 산업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며, 전고체 배터리 집중 투자를 제시했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 산업통상부가 22일 ‘배터리 산업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며, 전고체 배터리 집중 투자를 제시했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산업통상부가 22일 발표한 ‘배터리 산업기술 로드맵’은 △나트륨·전고체 배터리 집중 투자 △완성차·셀·소재기업 간 공동 R&D △공정혁신과 소재 국산화를 통한 원가 절감을 3대 축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2027년부터 대형 R&D를 추진하고 민간은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R&D와 설비에 투자한다.

이번 로드맵은 단순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계획을 넘어, 중국에 밀린 보급형 시장의 경쟁력을 회복하면서 미래 고부가 배터리 시장까지 선점하려는 전략 수정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NCM 편중서 ‘나트륨+전고체’ 투트랙으로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빠르게 바뀐 글로벌 시장구도가 있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높은 에너지밀도를 앞세운 하이니켈 NCM 배터리에 집중했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제성을 중시하는 ESS 시장이 확대되면서 LFP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21년 31.1%에서 2025년 15.3%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55.1%에서 79.4%로 확대됐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한국은 57.0%에서 36.6%로 낮아졌고 중국은 16.1%에서 49.9%까지 올라섰다. EV용 LFP 비중도 2021년 27%에서 2025년 54%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정부도 로드맵에서 고성능 NCM에 집중하면서 보급형 LFP 시장을 놓친 사례에서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LFP를 단순 추격하기보다 차세대 보급형 후보인 나트륨 배터리의 조기 상용화에 승부를 걸었다.

나트륨 배터리는 2027년 160Wh/kg급에 이어 2030년 220Wh/kg급 개발과 본격 상용화가 목표다. 리튬보다 자원 확보가 쉽고 가격이 저렴해 공급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양극재뿐 아니라 하드카본 음극재와 전해질까지 함께 개발해 국내 소재 생태계 구축도 추진한다.

전고체는 고성능·고부가 시장을 겨냥한다. 2027년 시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2028년 400Wh/kg급 개발, 2030년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활용처도 전기차를 넘어 로봇·드론·UAM 등으로 넓힌다. 보급형에서는 나트륨으로 가격 경쟁에 대응하고, 고성능 분야에서는 전고체로 기술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구도다.

셀·소재·완성차 묶는다…‘각자 개발’ 방식도 전환

기술개발 방식도 달라진다.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R&D를 추진하면서 비경쟁 분야에서 중복투자가 발생하고, 소재기업의 개발 결과가 실제 양산과 구매로 연결되는 구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셀 기업들이 규격과 공용소재 등 비경쟁 분야에서는 공동 R&D를 추진하도록 지원한다. 나트륨 배터리의 치수를 규격화하고 전고체용 차세대 소재의 공통사양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소재기업이 목표 성능과 가격에 맞는 소재를 개발하면 셀 기업이 실증과 구매로 연결하는 협력사업도 추진한다.

완성차에서 확보한 BMS 운행정보를 셀·소재기업의 배터리 개발에 활용하고, 향후 로봇·드론 등 완제품 기업까지 참여시켜 용도별 평가방법과 표준을 마련한다.

이는 중국의 경쟁력이 단순히 값싼 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광물·소재·셀을 연결한 공급망과 대규모 양산체계에서 나온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 역시 완성차-셀-소재를 하나의 개발 생태계로 묶어 개발기간과 중복투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 전략을 바꾸는 셈이다.

특히 공급망 문제는 여전히 약점이다. 국내 배터리산업은 양극재용 전구체의 70% 이상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음극재 역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의존도가 높다.

기술개발과 함께 소재 공급망을 얼마나 국내로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가격 경쟁력 확보의 또 다른 과제가 될 전망이다.

8조원 투자 초점은 ‘원가’…상용화 속도가 성패

이번 로드맵의 또 다른 핵심은 기술 초격차 못지않게 가격 경쟁력 확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정부는 국내 배터리 생산에 대한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추진하고 ESS 중앙계약시장에서 공급망 안정과 국내 산업 생태계 기여도를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EU 규제에 대응해 사용후 배터리의 재활용 원료 활용을 확대하고 리튬·니켈 등 광물 가공기능 확충도 추진한다.

민간은 제조공정과 소재 혁신으로 비용을 낮춘다. 전극 건식공정 적용을 통해 제조비용을 약 20% 줄이는 한편 폐열 회수 등 에너지 절감형 공정을 확대한다.

미드니켈과 LMR 등 보급형 소재를 다변화하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전구체와 음극재, 전고체 핵심소재인 황화리튬 등의 국산화도 추진한다.

2030년까지 계획된 민간 R&D·설비투자는 7조 9328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내 생산 인프라 확충에 약 3조 9973억원, 공정혁신에 2조 7594억원이 투입된다.

소재 다변화와 국산화보다 생산·공정 분야 투자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전략이 연구개발뿐 아니라 실제 양산원가를 낮추는 데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로드맵은 K-배터리 경쟁전략의 중심을 ‘최고 성능’에서 ‘시장 경쟁력’으로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트륨과 전고체 기술 확보뿐 아니라 가격지표를 R&D에 반영하고, 소재 구매와 양산, 공급망 국산화까지 하나의 전략으로 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건은 상용화 속도다. 중국이 이미 나트륨 배터리 양산과 전고체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만큼 국내 기술이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 경우 LFP 시장에서 경험한 경쟁력 약화가 반복될 수 있다.

나트륨을 EV·ESS 시장에 얼마나 빨리 안착시키고 전고체를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느냐, 동시에 국내 소재와 제조원가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K-배터리의 주도권 회복을 결정할 전망이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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