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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넘어 ‘안전한 광산’을 설계해야 한다

▲ 최성웅 강원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에너지신문] 자원의 고갈과 친환경으로의 전환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글로벌 광물자원 개발 산업은 이제 AI(인공지능) 시대를 넘어 AGI(인공일반지능) 시대를 맞이하며 기술적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전략광물의 확보는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는 필수불가결한 과제이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편중된 광물자원의 분포특성과 이러한 광물자원의 개발현장 심부화 등은 안전 규제 강화 및 탄소중립 달성 등의 외부 조건이 가중되면서 더욱 복합적인 도전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한 작업에 특화된 기술이었던 AI에 비해 모든 인지 작업에서 인간의 지능과 동등하거나 또는 그 이상의 인지·판단 능력을 갖춘 AGI의 등장은 전통적인 자원개발 공정을 혁신할 수 있는 핵심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하는 자원개발 현장에서는 이러한 인공지능, 나아가 AICBM 기술이 이미 적용돼 왔다.
AICBM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5대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의 앞 글자를 딴 합성어다.
이 기술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두뇌’ 역할의 A,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감각기관’ 역할의 I,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관하는 ‘공간 및 인프라’ 역할의 C, 다양한 형태의 정보 자산인 ‘원자재’ 역할의 B, 시스템과 사용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초연결 인프라’ 역할의 M 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AICBM기술을 광물자원개발 현장에 도입하는 궁극적이고 최종적인 목적은 바로 ‘안전(Safety)’이다.
그리고 이러한 안전은 결코 생산성과 대치되는 개념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일반적으로 지하 광산이든 노천 광산이든 광산 현장은 상시 붕괴, 가스 누출, 장비 충돌 등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아무리 숙력된 작업자라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지하의 지반조건의 변화나 몇십톤 몇백톤 규모의 거대한 장비의 사각지대까지 완벽하게 감지해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AICBM 기술을 통해 사물인터넷 센서가 실시간으로 지반의 미세한 움직임과 유해가스 농도를 감지하고, 이렇게 획득된 다량의 빅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인공지능으로 전송, 붕괴위험 또는 유해가스 중독위험 등을 사전에 예측한다.
또한 이를 현장 작업자들에게 모바일 기기를 통해 대피 알람을 실시간으로 전달받게 함으로써,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고 사고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데 적극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 갱내 개발용 장비의 원격 자동운영(왼쪽)과 웨어러블 장비를 이용한 광산 디지털트윈.
과거 우리나라 광업현장에서는 이러한 안전점검 및 사고예방 조치가 작업의 흐름을 방해하는 ‘지연요소’ 또는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비용요소’로 인식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나,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수습 비용 및 기업 이미지 실추 등을 고려할 때 결코 경제성 만으로 따져야 할 변수는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광물자원개발 현장에서의 인식 변화, 그리고 AI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각종 자동화 센서류 등의 확산 등으로 인해 이미 국내 자원개발 현장에서도 이러한 AICBM 기술이 널리 적용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발파 직후 위험지구 진입을 위한 사족보행 로봇, 암반의 균열 및 터널 형상 파악을 위한 LiDAR 스캐너, 지하터널 내 운영가능한 내비게이션 장비, 고정밀의 GPS 및 드론 기술, 그리고 광산 설계 및 운영 자동시스템 등이다.
그리고 산업통상부 등 정부 차원에서도 이러한 다양한 현장 스마트 솔루션의 적용을 통해 스마트 마이닝 기술 달성을 위한 많은 노력들을 기울여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핀란드에서 개최된 국제 컨퍼런스 ‘Future of Mining 2026’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 기술과 글로벌 기술 간의 격차가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광업 선진국들 간의 기술 교류 및 안전 강화 사례 공유를 위해 개최된 이번 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광산 무인화(Zero Entry Mine)과 원격 운영 시스템(Remote Monitoring System) 그리고 전동화(Electrification)이다.
먼저, 광산 무인화의 경우, 기존의 단순한 무인장비의 도입을 넘어 인간 중심의 광산 안전 설계를 통해 재해발생율=0을 달성하기 위한 완전한 광산 무인 운영을 추구하고 있다.
단순히 장비의 자율 운영을 기반으로 어디로 가서 어떤 작업을 할지를 지시하는 것을 넘어 AI가 작업을 판단하고 자율장비의 운용범위를 배정하며 이를 실행토록 전환하고 있다.
또한 원격 운영 시스템(RMS)의 경우, 이러한 광산 무인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백업구조로서 장비의 성능과 작업자의 운용을 자동으로 연결하고 이를 다시 시스템 개선에 활용함으로써 100% 운용 가능한 장비를 상시 준비하고 이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투입할 수 있는 완벽한 닫힌 루프(Closed-Loop)를 구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동화(Electrification)의 경우, 단순히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비용의 절감 가능성을 예측하고 작업환경 및 생산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기차량 자체 외에 충전 인프라(Charging Infrastructure)까지 포함되는 통합 솔루션을 광산 현장에서 구현하는 광업의 구조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 현장 스마트 솔루션을 통한 스마트 마이닝(Smart Mining) 개념도.
다소 지엽적인 부분에서만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국내 광업현장과의 기술적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많은 지반구조물 구축 현장들 중 상대적으로 낮은 안전율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 광산현장의 경우, 무인화, 자율화, 원격화, 전동화 등의 첨단기술에 선행되서 적용해야 할 요소가 있다. 즉, 이들 첨단기술의 한계에 대한 인식과, 이들 첨단기술의 관리체계의 중심은 인간이라는 인식이다.
AICBM 기술을 포함한 AI 또는 AGI 시대의 첨단기술은 광업현장에서의 안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이자 촉매제일 뿐 그 자체가 전부가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이들 기술의 최종 성과물이 적용될 타겟에 대한 에니지어로서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장비의 자동 운영, 원격 활용, 프로그램의 개선 등이 엔지니어의 최종 미션이 아니라, 이들의 종합적 활용을 통한 광산현장 전체 시스템의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025년도 산업통상부 발표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국내 가행광산수는 연평균 약 330개소이고, 근로자수는 연평균 약 6000명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산 재해건수는 평균 27회/년, 재해자수는 평균 매년 30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의료처치가 요구되는 상해 이상의 재해 건수가 0회/년 인 선진 외국의 광업현장과 비교할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결과이며, 광물자원 개발 현장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해 AGI 시대에 걸맞는 시스템의 개선과 이를 운영하는 엔지니어의 통합적 설계개념의 확보가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광산재해의 약 80% 가 광산현장에서의 4대 재해, 즉 낙반 및 붕락, 기계 및 전기, 추락 및 전도, 운반에 해당하며, 이들 원인의 84% 이상이 본인 및 관리자의 인적결함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볼 때, 이들 안전재해는 AGI 시대의 인공일반지능 기능으로 충분히 제어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전략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한 광물자원 개발 현장에서의 AICBM을 통한 정확한 데이터의 제공, 그리고 이를 해석하기 위한 합리적인 논리의 유도를 통해 데이터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마이닝 인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