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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연료, 섞는다고 온실가스 줄어드나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정부의 도로용 바이오디젤 혼합의무제(RFS)는 법정 혼합비율 확대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추구해 왔지만, 원료 생산·가공·운송·토지이용변화 등 전과정(LCA)을 포함한 실질적 감축평가가 반영되지 않으면 오히려 배출이 늘어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후솔루션은 29일 이슈브리프 보고서를 내고 '현행 RFS는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일정 비율 섞은 양을 기준으로 감축 실적을 계산한다. 즉, ‘얼마나 섞었는가’가 곧 성과로 인정되는 구조로, 바이오연료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원료 생산·가공·운송·토지이용변화)은 반영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혼합비율을 높이면 감축 실적은 자동으로 커지나 실질적 감축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2026~2030년 법정 혼합비 기준으로 바이오디젤이 대체하는 경유의 전과정 배출량은 비교 기준으로서 약 1502만 톤으로 산정됐다. 그러나 원료별·공정별 전과정 배출값을 적용하면 순감축량은 크게 달라졌다. 낮은 배출값 가정 적용 시에는 순감축이 줄어들고, 높은 배출값을 적용하면 바이오디젤 전과정 배출이 오히려 경유 대체 효과를 넘어서 추가 배출이 발생하는 사례도 추정됐다. 실제로 높은 값 적용 시 2026~2030년 동안 약 1617만 톤의 추가 배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정이 제시됐다.
출처 기후솔루션 이슈브리프
국내 바이오디젤 원료의 상당 부분(2024년 기준 약 72%)이 정제 팜유 및 팜 부산물 등 팜계열에 의존하고 있다. 팜유는 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산으로, 생산 과정에서 열대림이나 이탄지 같은 탄소저장지의 전환이 일어나면 토지이용변화로 인한 배출이 크게 발생할 수 있어 전과정 상의 배출위험이 크다. 현행 제도는 원료별 감축효과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혼합량에 동일한 감축실적을 부여하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내부화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미국 등 주요 지역은 원료와 생산경로를 포함한 전과정 온실가스 평가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감축 효율을 보장한 연료만 의무이행 수단으로 인정한다. 특히 항공용 지속가능항공유(SAF)는 국제기준에 따른 원료의 지속가능성과 전과정 감축기준이 적용되는 반면, 도로용 바이오디젤 RFS에는 아직 동등한 수준의 평가·검증체계가 도입되지 않았다.
정부는 2022년 관련 개편(전과정평가 기반 관리체계 구축)을 약속했으나, 보고서에 따르면 발표 후 수년이 경과했음에도 RFS 의무이행에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 혼합의무만 확대하면 바이오연료 사용량은 늘어도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오히려 추가 배출을 초래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혼합의무로 조성된 시장에서도 경쟁질서 훼손과 불투명성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바이오연료 제조·판매사업자들에 대한 입찰담합 의혹을 심사 중이며, 관련 입찰담합이 대규모(영향 규모 약 9조 7000억 원)로 파악되는 정황이 보고되었다. 이는 정부 수요지원을 통한 시장 확대 과정에서 규제·감시가 병행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기후솔루션은 혼합량이 아닌 ‘실제 전과정 온실가스 감축’으로 의무 이행 기준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팜유 등 고위험 원료에 대한 인정 제한 또는 추가 가중치 부여 등 차등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과정평가(LCA)에 필요한 표준화된 데이터베이스와 독립적 검증기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면서. 의무수요 조성에 따른 공정거래·입찰 감시를 강화해 담합·시장왜곡을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SAF 등 국제적 기준과 정합성을 맞추어 국내 제도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혼합의무 확대는 정책 목표(바이오연료 보급 확대)를 달성할 수 있으나, 전과정 배출을 고려하지 않는 한 실질적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결과를 담보하지 못한다. 제도의 신뢰성과 환경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전과정 평가 기반의 규정 개편, 원료별 차등처리, 데이터·검증체계 구축, 그리고 시장 감시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