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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가 변수”…내년 국제유가 77달러 전망

[에너지신문]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내년에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나 걸프지역의 원유 생산·수송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전망치를 크게 웃돌 수 있어 에너지시장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도 경제전망을 통해 국제유가를 배럴당 77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전망치였던 배럴당 91달러보다 15.5% 낮은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정상화되고 걸프지역 원유 생산이 회복되는 한편 비OPEC 공급이 증가하고 고유가로 위축됐던 원유 수요가 정상화되는 것을 기본 전제로 삼았다.
주요 국제기구 전망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IMF와 세계은행, OECD 등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및 걸프지역 생산 정상화 등을 전제로 내년도 국제유가를 배럴당 76~80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정학적 변수가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중동지역의 전쟁 상황이 장기화되어 국제유가는 기본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이란 간 협상이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후티 반군 등의 공격으로 원유 대체 수송경로까지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동절기 난방유 수요가 겹칠 경우 국제유가는 올해 4분기 배럴당 11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95달러 이상을 유지한 뒤 하반기에 80달러대로 하락하는 악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같은 중동사태 장기화와 고유가 지속을 국내 경제의 주요 하방 위험으로 지목했다.
국제유가는 올해에도 중동전쟁 영향이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63.7달러에서 4월 103.9달러까지 상승한 뒤 7월 79.8달러로 낮아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원유에 국한되지 않았다.
중동지역 지정학적 갈등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해상 공급망 불안으로 국제유가와 LNG 등을 포함한 에너지 가격이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6.3%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은 비에너지 부문에도 영향을 미쳤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내구재 등 공업제품 가격으로 상승 압력이 전이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국내 경제에서 단순히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을 좌우하는 변수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원유 수입단가를 높여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교역조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개선으로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됐지만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교역조건의 추가 개선을 제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물가에도 이미 유가 상승 영향이 나타났다.
올해 중동지역 분쟁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석유류 물가 상승률이 1월 0.0%에서 4월 21.9%, 5월 24.2%, 6월 24.7%까지 높아졌다 7월 15.5%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제유가가 2027년 이후 하향 안정되면서 국내 물가에도 점진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는 2030년 배럴당 69.8달러까지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중동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에너지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수입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성장세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공급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2027년 실질 GDP 성장률을 2.7%로 전망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되고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전망하면서 국제유가 하향 안정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성장률과 물가 전망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에서 중동지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차질이 실제 원유 조달 비용과 국내 에너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에너지 관련 업계는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과 지정학적 급등 상황을 동시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77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고 이후 2030년 69.8달러까지 완만하게 하락할 경우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의 원료비 부담과 국내 석유제품 가격, 물가 측면에서 안정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 걸프지역 생산시설 피해, 원유 수송경로 공격 등 지정학적 위험이 재차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가 전망치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결국 내년 에너지시장은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이라는 기본 전망과 중동발 공급 충격이라는 잠재 위험이 공존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평균 국제유가 수준만이 아니라 국제유가의 급등락과 원유 수송망 안정 여부를 함께 에너지업계가 살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