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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금융 790조 원 공급되나 지자체 확산 더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로고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병민 기자] 전국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현행 금고 지정 평가항목을 분석한 결과, 기후금융 관련 지표를 반영하고 있는 기초지자체는 전체의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마저도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정부의 기후금융 확대 정책과 연계한 확산과 함께 공통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광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행정안전부 제출 ‘전국 지자체 금고 지정 평가항목 및 현황’(2026년 8월 31일 기준) 자료를 토대로 전국 지자체의 현행 금고 지정 평가기준을 전수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국 16개 광역지자체 중 8곳(50%), 227개 기초지자체 중 50곳(22%)만이 평가항목에 기후금융 관련 지표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초지자체의 경우 지역 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기후금융 지표를 반영한 50곳 중 43곳(86%)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 160개 기초지자체 중 관련 지표를 반영한 곳은 단 7곳(4.4%)에 불과했다.
평가지표와 기준, 배점도 지자체마다 제각각이었다. 평가항목은 ‘기후금융 이행실적’, ‘녹색금융 추진실적’, ‘탄소중립 기여도’, ‘친환경에너지 전환 추진실적’, ‘탈석탄 선언 여부 및 이행계획’ 등으로 다양했고, 배점 역시 1점에서 6점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일부 지자체는 금고 선정 대상인 시중·지방은행들이 이미 이행한 ‘탈석탄 선언 여부’를 여전히 지표에 포함하고 있어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지자체들은 금융기관의 기후 관련 이니셔티브 참여나 신·재생에너지 투자, 친환경 기업 금리 우대 실적 등을 평가하고 있어 동일한 금융기관의 기후금융 활동이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 한계도 확인됐다.
정부는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과 녹색대전환(GX)을 위해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총 790조 원의 기후금융을 공급하고, 이 가운데 50% 이상을 지방에,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집중하기로 지난 2월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책금융만으로 녹색대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충당하기 어려운 만큼 시중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를 유도할 정책수단이 필수적이다.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제도는 별도의 신규 예산 투입 없이 금융기관 간 경쟁을 통해 기후금융 공급을 유도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금고 선정 평가지표에 ‘지역 내 기업 등에 대한 녹색·전환금융 공급실적’을 반영할 경우 해당 지역 중소·중견기업과 프로젝트에 대한 실질적인 자금 공급을 유도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 역시 2025년 12월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을 개정해 금고 선정 평가의 ‘자율항목’ 예시로 ‘녹색금융 이행실적’과 ‘탄소중립 기여도’를 명시했다. 하지만 녹색금융 및 탄소중립 기여도의 구체적인 인정 범위와 실적 산정·증빙 방법 등 공통의 평가기준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6일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이광희 의원은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500조 원이 넘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금고 제도를 활용해 민간 기후금융의 활성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제는 단순한 ‘탈석탄 선언’ 여부를 넘어, 지역 중소·중견기업 등에 실제 녹색·전환금융 공급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며 “지자체마다 평가 항목과 배점이 제각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안부가 금융위원회와 협력하여 객관적이고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공통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지자체 금고뿐 아니라 중앙부처 및 지방정부 산하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의 주거래은행 선정, 국유재산 및 공유재산의 보험사 선정 등 모든 공공부문의 금융기관 선정 전반에서 기후금융 성과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