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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보고서 "세계 최상위 0.1% 부유층 탄소배출량 치명적"
2025 옥스팜 기후 불평등 보고서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세계 최상위 0.1% 부유층 한 사람이 하루 동안 배출하는 탄소 오염량이 하위 50% 인구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양보다 많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보고됐다
최근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기후 위기: 불평등이 불러온 세계의 재난'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최상위 부유층의 막대한 탄소 배출량이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음을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경제적 불평등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과 그 해결책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극심한 불균형- 탄소 배출의 현실
보고서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최상위 0.1% 부유층은 매일 800kg이 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하위 50%는 하루 평균 2kg에 불과하다. 만약 모든 사람이 초부유층과 같은 방식으로 탄소를 배출한다면, 지구의 탄소예산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소진될 것이라는 경고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한 오염 확산
초부유층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과소비에 그치지 않는다. 옥스팜 연구에 따르면, 억만장자 한 명이 투자로 인해 연간 평균 190만 톤의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을 배출한다. 이는 억만장자들이 개인 전용기로 지구를 약 1만 바퀴 도는 것과 맞먹는 배출량이다. 특히 이들의 투자 중 거의 60%가 석유, 광업과 같이 기후 영향이 큰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일반적인 S&P 글로벌 1200 지수 투자보다 2.5배 더 많은 배출량을 야기한다. 억만장자 308명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은 무려 118개국의 총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아, 부의 집중이 환경 파괴로 직결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부당한 영향력
초부유층의 막대한 권력과 부는 기후 정책 결정 과정에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기후 협상 의지를 희석시키고 있다. 지난 COP29에서는 석탄, 석유, 가스 분야 로비스트 1773명이 참석 승인을 받아, 기후 취약국 상위 10개국을 합친 수보다 많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부유하고 배출량이 많은 국가들은 반기후 로비스트들의 기부를 받아 기후 관련 법안을 약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기후 위기는 불평등의 위기이며, 최상위 부유층이 기후 파괴에 자금을 대고 이익을 얻는 동안 대다수는 그 치명적 결과를 감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각한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
이러한 불균형적인 탄소 배출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파급 효과를 초래한다. 최상위 1% 부유층의 온실가스는 세기말까지 약 130만 명의 폭염 관련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2050년까지 저소득 및 중하위소득 국가에 44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변화의 불균형적인 영향은 특히 기후 위기에 가장 적게 기여한 글로벌 사우스 주민, 여성, 소녀, 그리고 선주민 집단에 집중되어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옥스팜의 제언
옥스팜은 COP30을 앞두고 각국 정부에 다음과 같은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초부유층 배출량 감축 및 과세 극심한 부에 대한 과세, 화석 연료 기업 초과 이윤세 부과, 유엔 국제조세협력 프레임워크 협정 지지를 통해 가장 부유한 오염 유발자들에게 비용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
▲부유층의 경제적·정치적 영향력 억제 화석연료 기업의 COP 기후 협상 참여를 금지하고, 기업 및 금융 기관에 지속가능성 규제를 시행하며, 초부유층의 이익을 공공의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ISDS(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와 같은 무역·투자 협정을 거부해야 한다.
▲시민사회 및 원주민 참여 강화 기후 협상에서 시민사회 및 원주민 집단의 참여를 강화하고 기후 변화의 불평등한 영향을 해결해야 한다.
▲잔여 기후 예산에 대한 공정한 분담 역사적 책임과 행동 역량을 반영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이행하고, 선진국이 기후 재정을 제공하여 잔여 기후 예산에 대한 공정한 분담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불평등 축소를 위한 경제 체제 구축 경제적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축소하고 사람과 지구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번 옥스팜 보고서는 기후 위기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불평등이라는 근본적인 사회 경제적 문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최상위 부유층의 책임 있는 행동과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개입이 절실하다.
■ 용어 설명
탄소예산 (Carbon Budget)=지구 온도 상승을 1.5°C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전 세계가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남은 총량dl다. 이 예산이 소진되면 1.5°C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
COP30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매년 개최되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인 목표 설정 및 정책 논의를 진행한다. 30번째 총회는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 환산량 (CO2e, Carbon Dioxide Equivalent)=여러 온실가스(메탄, 아산화질소 등)의 지구 온난화 잠재력을 이산화탄소 1톤과 같은 온난화 효과를 가지는 양으로 환산하여 나타낸 단위. 이를 통해 다양한 온실가스의 영향을 비교하고 총량을 측정할 수 있다.
S&P 글로벌 1200 지수(S&P Global 1200 Index)=전 세계 6대 주요 지역 지수를 아우르는 글로벌 주식 시장 지수로, 전 세계 시가총액의 약 70%를 커버하는 광범위한 시장 대표성을 가진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벤치마크로 활용된다.
글로벌 사우스 (Global South)=주로 개발도상국, 빈곤국 또는 과거 식민지배를 받았던 남반구 및 일부 북반구 국가들을 통칭하는 용어.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하고 피해를 크게 입는 경향이 있다.
파리협정 (Paris Agreement)=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국제적인 기후 변화 대응 협약.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C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C 상승 제한 노력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SDS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대상국의 법률이나 정책으로 인해 자신의 투자가 부당하게 침해되었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국가를 상대로 국제 중재를 제기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제도다.
NDC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이 자발적으로 설정하여 유엔에 제출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이행 계획이다. 각국이 기후 변화 대응에 기여할 목표를 명시한다.
옥스팜 (Oxfam)=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설립된 국제구호개발기구로, 전 세계 약 80여 개국에서 식수, 위생, 식량원조, 생계자립 등의 인도적 구호 및 개발 활동을 펼치며 빈곤과 불평등 해결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