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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지역을 바꾼다]③ 요금 지원에서 주택 개선까지···에너지복지의 변화
[에너지신문] 난방비를 지원해도 낡은 집의 벽과 창문으로 새어나가는 열까지 막을 수는 없다. 취약계층의 에너지 부담을 지속적으로 줄이려면 당장의 요금 지원과 함께 주택의 에너지효율 자체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실제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성과분석에서는 단열과 창호 등을 개선한 주택의 연간 난방에너지 소요량이 2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복지가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주거환경 개선까지 확대돼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 취약계층의 에너지 부담을 지속적으로 줄이려면 당장의 요금 지원과 함께 주택의 에너지효율 자체를 높여야 한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에너지바우처 등 비용 지원은 취약계층이 전기와 가스, 등유 등 냉난방 에너지를 구입할 때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
그러나 지원금이 소진되면 이후 비용은 다시 가구가 부담해야 한다. 특히 노후주택은 벽체와 창문 등을 통해 열이 빠져나가기 쉬워 같은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반면 단열과 창호를 개선하면 주택의 열손실을 줄여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낮출 수 있다. 한 번의 시공으로 일정 기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비용 지원과 차이가 있다.
단열·창호 개선으로 에너지 소비 줄이고 주거환경 개선
이러한 효과는 기존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에서도 확인됐다.
정부가 2025년 공개한 2024년 사업 성과를 보면, 난방 지원 가구의 단위면적당 연간 난방에너지 소요량은 개선 전 203.2kWh/㎡에서 개선 후 157.3kWh/㎡로 감소했다. 약 22.6%의 절감 효과다. 단열 성능 개선에 따른 벽체 표면온도도 평균 3.1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실내 난방환경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외풍과 열손실이 줄면 적은 에너지로도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수월해지고, 기존과 같은 에너지를 사용하더라도 보다 따뜻한 실내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재단은 2021년 에너지효율개선사업 백서에서 가구당 연간 에너지비용 절감액을 약 18만 6000원으로 추정했다. 당시 분석한 에너지 절감량과 표준 주거면적 47.9㎡, 에너지 단가 78.5원/kWh 등을 적용한 결과다.
이처럼 단열과 창호 개선은 시공 이후에도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어 취약계층의 반복적인 냉난방비 부담을 완화하는 중장기 대책으로 의미가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에너지복지 정책에서 주택 효율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원이 발표한 '수요자 중심의 에너지복지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는 에너지바우처와 연탄쿠폰 등 비용 지원사업의 재정 투입 비중이 2018년 48.5%에서 2022년 68.9%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효율개선사업의 비중은 51.5%에서 31.1%로 감소했다.
연구원은 비용 지원이 당장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지원 종료 이후에도 에너지비용 부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효율개선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만 에너지 소비를 지속적으로 줄여 장기적인 에너지빈곤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비용 지원과 함께 주택 단열·고효율 설비 교체 등 에너지효율 개선을 강화하고, 두 사업 간 균형 있는 재정 운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의 난방 부문은 단열과 창호, 보일러 교체 등을 지원한다. 사진은 AI 생성 이미지.
에너지복지 지원 확대···주거 여건에 따른 제약도
정부도 노후주택 개선을 통한 에너지복지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은 기초생활수급가구와 차상위계층, 지자체가 추천한 복지사각지대 저소득가구 등을 대상으로 단열·창호·바닥공사와 노후 보일러 교체, 고효율 에어컨 설치 등을 지원한다.
2024년에는 난방 3만 6977가구, 냉방 1만 8034가구에 지원을 완료했다. 올해는 당초 1086억원을 편성해 난방 3만 7000가구, 냉방 1만 9000가구 지원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에서는 사회복지시설 등의 냉난방설비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128억원을 증액했다.
난방 부문은 가구당 평균 243만원 규모로 단열과 창호, 보일러 교체 등을 지원한다. 실제 지원 내용과 규모는 주택 상태와 현장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노후주택 개선사업은 지원 대상과 주택별 시공 여건에 따라 실제 지원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주거급여 수선유지급여 대상 가구와 일부 공공임대주택 거주 가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존 사업을 통해 지원받은 가구도 일정 기간 재지원에 제한을 받으며, 임차주택은 소유주의 시공 동의가 필요하다. 지원 자격을 충족하더라도 건물 구조나 설비 상태에 따라 필요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제한은 다른 주거지원사업과의 중복을 방지하고 적절한 시공을 위한 조치지만, 주택 개선이 필요한 취약가구가 실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 간 연계와 지원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사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도 중요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원 가구 수와 만족도 중심의 평가만으로는 실제 에너지 부담 완화와 효과의 지속성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원 규모뿐 아니라 에너지 사용량과 비용 절감, 주거환경 개선 정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별 주거환경과 난방연료, 에너지 소비 여건에 따라 필요한 지원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도시가스 공급지역과 등유·LPG 사용지역의 에너지비용이 다른 만큼 획일적인 지원보다 가구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에너지바우처가 당장의 냉난방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라면, 노후주택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은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정책이다. 두 사업의 효과가 서로 다른 만큼 어느 한쪽을 대체하기보다 가구의 주거환경과 경제적 여건에 맞춰 연계해야 한다.
결국 에너지복지는 당장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과 함께 에너지 소비 자체를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노후주택의 에너지효율 개선을 확대하고, 주거 여건에 따른 지원 제약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으며, 이미지 제작에 생성형 AI를 일부 활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