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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35년 NDC 목표, 산업계 ‘재앙에 가깝다‘ 반발
송고일 : 2025-11-12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주필]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수준으로 확정하면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뜨거운 논쟁이 불붙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당초 검토되었던 48% 감축안을 뛰어넘는 상향된 목표를 의결했고 11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러한 강도 높은 감축 목표를 두고 산업계는 "재앙에 가깝다"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기후 행동론자들은 "실현 가능한 목표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는 상반된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와 환경단체의 반응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산업계 당혹감..."산업계에 상당한 부담" 입장문
산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존 48% 감축 목표조차 달성이 어렵다고 호소해왔던 상황에서, 하한선마저 5%포인트 높아진 53%가 결정되자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한 14개 주요 경제단체는 공동입장문을 통해 감축 기술이 충분히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목표를 상향하는 것은 "산업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부적으로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주요 제조업종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공장 문을 닫는 게 낫다는 말이 현장에서 나올 정도"라고 토로했으며, 에너지 업계 역시 화력 발전 감축 비중이 커질 경우 발전 단가 상승으로 전기 요금 인상 압력이 가중되어 산업계와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2035년 무공해차 판매 목표(전체 자동차의 30~35%)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이는 부품 업계의 구조조정과 대규모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국내 시장 수요 기반 없이 공급 규제만 강화할 경우, 중국산 전기차에 국내 산업이 잠식될 위험이 있다는 구체적인 분석도 내놓았다. 철강, 시멘트 등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업종들도 현 목표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국내 생산을 줄이고 해외에서 저렴한 제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산업계는 이러한 도전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규제보다는 지원"을 촉구하며, 구체적으로 ▲전기요금 인상폭 최소화 및 사전 제시 ▲탄소 감축 부담이 큰 업종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 ▲무탄소 에너지 공급 인프라 확충 ▲탄소 감축 기술 상용화 지원 ▲저탄소 시장 창출 등 종합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 행동론자들, "과학적 근거 바탕의 기회" 강조
반면, 기후 행동론자들은 2035년 NDC 61% 감축 목표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며, 오히려 산업 경쟁력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후솔루션은 국회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의 성명에 동의하며, 2018년 대비 최소 61.2% 감축 목표가 과학적 근거와 국제적 책무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기후솔루션과 미국 메릴랜드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분석에서 국제 감축 수단 없이도 2035년까지 61% 감축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서울대와 카이스트 공동 연구진 역시 한국 맞춤형 통합평가모형을 통해 60% 감축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제시하여, 이러한 목표가 결코 비현실적이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분석들은 에너지, 경제, 토지이용, 기후 부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 발전 단계적 퇴출, 철강·시멘트 탈탄소화, 전기차·수소차 전환 등 이미 상용화되었거나 상용화가 임박한 기술과 정책만을 적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기후 행동론자들은 NDC 목표가 기후 환경적 당위성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 부문의 탈탄소 전환은 탄소 감축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국제 시장에서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다. 특히 AI, 반도체 등 미래 첨단 산업 육성이라는 정부의 과제와도 맞닿아 있어, 이들 산업이 필요로 하는 재생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 IPCC 보고서의 권고처럼 기후위기 대응의 지연은 더 큰 비용을 발생시키므로, 조기에 과감한 목표를 설정하고 대응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과제, 실질적 지원책 마련과 합리적인 이행 로드맵
산업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NDC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결정이 산업계에 도전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업계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현장에서 놓친 부분이 없는지 점검해 정부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조만간 업종별 간담회를 열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탄소중립 전환 선도프로젝트 융자 지원, R&D 사업 확대, 정부 재원 직접 투자 등 실질적인 후속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한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협의체를 구성하여 '2035 NDC' 후속 조치를 추진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K-GX(한국형 녹색전환) 전략'을 수립하여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망·ESS 확충, 녹색 산업 육성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담을 계획이다.
정부의 2035년 NDC 상향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전 지구적 요구와 한국 경제의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중대한 과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복합적인 문제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과감한 목표 설정과 함께 산업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 및 합리적인 이행 로드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회'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정부의 섬세한 정책 설계와 산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출처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 용어 설명
ㆍNDC(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이 스스로 온실가스 감축 수준을 정하여 유엔에 제출하는 국제적 약속.
ㆍ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대한민국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 및 녹색성장의 추진과 관련된 주요 정책과 계획을 심의·의결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
ㆍ수소환원제철=철강 제조 공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제철 기술.
ㆍ무공해차=주행 중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 수소차 등의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수송 부문의 핵심 요소다.
ㆍ배출권=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이 일정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 기업들은 이 배출권을 할당받거나 시장에서 구매하여 할당량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거래할 수 있다.
ㆍESS(에너지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여 전력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치.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ㆍ무탄소에너지(Carbon Free Energy, CFE)=재생에너지 외에도 원자력, 수소, 암모니아, 연료전지 등 발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원을 포함하는 개념.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