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한-EU, '경제안보·공급망 전략대화' 신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급변하는 국제 통상 질서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한국과 유럽연합(EU)이 경제안보 및 공급망을 포괄하는 새로운 협력 프레임워크인 '차세대 전략대화' 신설에 합의했다.
이는 기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제의 한계를 넘어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양측의 공동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1일부터 3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마로시 세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 등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철강 수입규제, 배터리 규정,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체코 원전 역외보조금 조사(FSR) 등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강력히 전달하고 심도 깊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기존 FTA가 상품·서비스 교역 중심의 전통적 구조에 머물러 디지털, 공급망, 경제안보 등 신전략적 이슈를 포괄하기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EU 내 우리 기업의 경영 애로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제조·산업 분야 위험 관리'와 디지털, 공급망, 경제안보 등 신통상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미래협력 강화'를 양대 축으로 제시했다.
내년 상반기 출범할 '한-EU 차세대 전략대화(Strategic Dialogue on trade, supply chains & technology)'는 경제안보, 공급망, 첨단 기술 이슈를 포괄하는 최상위 전략 협의체로서, 단순한 무역 협의를 넘어 기술 패권 경쟁과 복합 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리측은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종료(2026년 6월) 이후 도입될 신규 수입규제와 관련, 우리 측은 한국이 EU 산업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신규 조치 시 한국산 철강 수출 물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TRQ 적용 배제 또는 쿼터 확보 등 '최우선 협상 대상국'으로서의 배려를 강력히 요청했다. EU는 한국을 우선 협상대상국(First Group)으로 고려하고 기업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 규정에 대해서는 헝가리, 폴란드 등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EU의 상응하는 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배터리법(Battery Regulation) 후속 이행 규정의 조속한 확정과 타 EU 정책과의 정합성, 에너지 집약 산업(Energy Intensive Industry Sector)에 배터리 분야를 포함해 줄 것을 요구했다. EU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유럽 내 배터리 생산 능력의 절반을 구축했다며 한-EU 공동 생산 체계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2026년 1월 시행을 앞둔 CBAM과 관련, 인증서 요건 완화 등 기존 한국 제기 사안 반영에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양자 소통을 통한 제도 개선 노력을 환영했다. 다만 배출량 산정 방식 등 핵심 하위 규정 발표 지연에 우려를 표하고 조속한 확정 및 공개를 요청했다. 또한 CBAM 적용 대상이 하류재까지 확대될 경우 중소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전가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한국과 같이 배출권거래제(K-ETS)를 운영하는 국가의 경우 '이중 규제 방지'를 위해 탄소 가격이 충분히 인정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한수원의 체코 원전 사업 수주 관련 불법 보조금 수령 가능성 조사(FSR)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팀코리아의 수주는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 결과이며 시장 원칙에 어긋나는 보조금은 없었음을 재확인했다. 불공정한 조사 결과는 양측 협력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며 공정한 처리를 당부했다.
디지털 교역에 대해서는 한-EU 디지털통상협정(DTA)이 디지털 교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 공감하며, 차기 고위급 교류 계기에 서명이 이루어지도록 각국 국내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브뤼셀 방문을 통해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고 미래지향적 협력 의제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EU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우리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자유롭고 공정한 통상 환경 구축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