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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쇼케이스 대신 현실로 진화한 ‘수소전시회’

▲ 신석주 기자
[에너지신문] 2022년 ‘H2 MEET’ 전시회는 CES에 버금가는 국내 대표 전시회가 되겠다는 각오로 출발했다.
수소활용부터 저장‧운송, 활용 등 수소 전 분야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화려한 글로벌 전시회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가 역력했다.
그리고 3년이 흐른 지금, H2 MEET 전시회는 역대 최대 규모를 내세우고, 수소 컨퍼런스까지 통합, ‘수소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워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화려함 속에 차분함이 느껴졌다. ‘미래 수소기술 쇼케이스’였던 전시회장도 이제는 기술보다는 사업성, 상용화된 모델 등을 전면에 내세우는 실리적인 무대로 전환됐다.
‘비전을 제시하는 무대’였던 수소전시회가 ‘상용화된 제품을 평가받는 곳’으로 바뀌고 있음을선명하게 보여준 전시회였다.
수소인프라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다 더욱 커졌다. 파이프, 저장탱크, 압축기, 냉열시스템 등의 북적이는 미팅 현장도 자주 보였다. 기업 한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를 보면, 시제품이 아닌 진짜 제품을 기진 기업이 수소경제를 이끌 것이라는 게 명확히 보이는 행사”이라고 답했다.
행사장을 둘러보면서, 떠오른 생각은 이제 수소경제는 ‘미래’가 아닌 ‘현실’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앞선 신기술을 제시하느냐가 아니라 신기술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프로젝트의 지속성이 있느냐라는 현실적인 질문들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왜 일어났을까? 업계에서는 ‘불분명한 수요처’라 답했다. 생산 프로젝트는 빠르게 늘었지만, 실제 수소를 필요로 하는 산업·발전·모빌리티 분야의 수요 확장은 여전히 더디기 때문이다. 공급이 앞서고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수소의 역설’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시장은 여전히 화려하고 다채롭다.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서 들리는 이야기들은 과거와 전혀 다르다.
이제 전시장에서는 가능성을 논하는 ‘미래 비전’의 부푼 희망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원가·수요·금융·규제 등이 현실적인 단어들로 채워졌다. 핑크빛 미래는 줄었지만, 아이러니하게 시장은 더 성숙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수소산업은 이제 실리로 돌아가고 있다. 거품이 빠지고, 시장이 본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화려한 비전 대신 냉정한 숫자, 명확한 제품이 중심이 된 지금, 오히려 진정한 수소경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