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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너무 빗나간 고압용기 각인 기준, 돌이킬 순 없나“가스명과 %, ㏙ 등 함유량까지 각인하라니…이게 무슨 법인가”

가스신문
2025-09-08
[초점] 너무 빗나간 고압용기 각인 기준, 돌이킬 순 없나“가스명과 %, ㏙ 등 함유량까지 각인하라니…이게 무슨 법인가”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지난 3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제22회 가스분석 측정클럽 워크숍에서는 이례적으로 고압가스용기의 각인 기준과 관련한 주제가 나와 참석자들로부터 눈길을 끌었다.

고압가스용기의 안전성과 관련해 어느 것이 더 신뢰성 있는 제품으로 보이는가.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각인한 혼합가스용기(위쪽 사진)와 가스명 각인 없이 라벨로 갈음해 깔끔한 혼합가스용기.

이곳에 온 참석자들 대다수가 혼합가스를 제조하고 분석하는 일을 담당하므로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른 고압용기 각인기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것보다 높기 때문이다.

주최 측에서 관심도가 높은 주제를 선정한 것은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는 기회라는 측면에서 매우 잘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래서 그런지 가스안전공사 대전광역본부 강창훈 차장의 주제발표 후에도 참석자들은 질문을 끝도 없이 쏟아내 워크숍 분위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가장 큰 관심거리는 이날 다수의 참석자와 주제발표를 한 연사까지 혼합가스의 각인과 관련한 조항에 모순이 많고 과도한 규제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사실 국내 고압가스용기의 각인 기준에 이견을 내보인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미 10년 전부터 한국산업특수가스협회, 고압가스제조충전안전협회 등은 혼합가스 각인 기준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루속히 개정해 줄 것을 가스안전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잇따라 건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건의에 대해 안전공사나 산업부는 회의 때마다 검토하겠다는 말만 늘어놓을 뿐 번번이 묵살 또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날 가스분석 측정클럽 워크숍에서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전반에 걸쳐 중요한 내용을 추려 설명했는데 특히 용기 등의 검사와 관련한 질의회신 사례에 귀를 쫑긋 세웠고 주제발표가 끝나자마자 참석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질의회신 사례 가운데 용기에 가스명칭과 조성을 모두 각인해야 하는지, 그리고 가스 종류의 변경 없이 조성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재검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에 이목이 쏠렸다.

여기서 가스안전공사는 고법 시행규칙 별표24 제1호에 용기제조자 또는 수입자는 용기 외면에 충전하는 가스의 명칭을 각인해야 한다면서 혼합가스를 충전하는 경우 용기에는 혼합가스의 성분과 조성을 모두 표시해야 한다고 회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한 참석자는 “20가지의 가스를 혼합하는 경우 가스의 명칭과 함께 %, ㏙ 등 조성(함유량)을 모두 각인하면 용기 어깨에 몇 바퀴를 돌려야 하는지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해 연사로 나온 안전공사 강 차장도 말은 가스의 명칭과 함유량까지 모두 각인해야 한다고 답했으나 법령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는 말을 곁들이기도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이 제정된 40년 전에는 혼합가스가 거의 없었다”면서 “하지만 대기환경 측정용, 석유화학공정용, 독성가스측정용 등의 표준가스는 물론 요즘에는 조선, 반도체 등에도 각종 혼합가스가 매우 다양하게 쓰인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혼합가스용기의 각인기준도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와 함께 수소, 산소, 질소, 이산화탄소 등 각각 10㏙인 가스가 20종이고 헬륨 밸런스 1종인 혼합가스의 경우 용기에 각인할 때 모든 성분의 가스를 표시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에 대해 이날 중부지역 고압가스충전업체의 한 참석자는 “요즘은 20종의 가스를 섞는 혼합가스가 많으며 이러한 혼합가스는 일부 가스의 성분이나 함유량만 미미하게 다른 경우가 많은데 1회 사용 후 또 재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면서 “재검사는 용기의 컨디션을 확인하는 법적 절차인데 혼합가스 각인은 용기의 안전성 확보와는 별개이므로, 용기의 가스명 각인기준 없이 라벨이나 스티커로 갈음하는 해외 사례까지 잘 살펴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지역 산업가스충전업체의 한 참석자는 “고법 제17조 용기 등의 검사와 관련한 조항이 △시행규칙 제39조에서 정하는 기관의 경과 △손상의 발생 △합격표시의 훼손 △충전할 고압가스 종류의 변경 등 4가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3가지는 용기의 안전성과 관련이 있지만 네 번째 '충전할 고압가스 종류의 변경'은 안전성 확보와 관련 없으므로 이 조항을 삭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용기의 각인 기준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를 밝히는 참석자도 여럿 있었다. 이 가운데에는 용기의 각인 기준 위반이 아닌 재검사를 받지 않은 것을 적용해 적발한 사례도 있어 상당한 액수의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이처럼 말도 안 되는 내용의 법령은 국내 산업특수가스업계 종사자들을 괴롭히는 조항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정부가 원망스럽고 매우 답답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어필한 이날 워크숍 참석자들을 보면 그동안 산업부와 가스안전공사가 법 개정에 성심을 다하지 않고 질의회신만 내놓아 어긋난 방향으로 너무 멀리 나간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할 것이며, 서둘러 올바른 방향을 찾아 빠르게 바꿀 것은 바꿔야 하겠다.

출처 : 가스신문(https://www.ga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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