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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2026년, 전기요금 현실화 원년 되어야
송고일 : 2025-12-30
이순형 동신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투데이에너지] 지금 우리 사회는 거대한 에너지 전환의 물결 한가운데에 서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목표는 더 이상 선언이 아니라 반드시 실현해야 할 국가적 책무가 되었고 디지털 대전 환과 분산형 에너지 체계 구축 등도 전력산업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전기는 모든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다. 전기는 단순한 에너지 자원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동력이고 국민 삶의 기반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전기의 가치를 결정하는 전기요금 체계는 오랫동안 정치적·사회적 고려에 묶여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머물러 왔다. 우리는 이제 이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고, 미래지향적인 시스템으로 개편할 시점에 서 있다.
그간 전기요금은 물가와 직결된다는 특성상 정치권의 부담 회피 수단이 되기 쉬웠다. 국민 생활 안정이라는 대의 아래 정당한 원가 반영이 유예되고 요금 조정이 정치 일정에 따라 흔들리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런 결정들이 반복되다 보니 전기요금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전력 산업 전반의 왜곡과 부실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미 전력 생태계의 여러 지표는 한계 상황에 도달해 있다. 한국전력은 수년간 막대한 적자를 감내하고 있으며, 발전사는 원가 이하의 수익 구조 속에서 설비 투자와 운용 안정성에 위협을 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전력시장 가격의 불안정성과 요금 정책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투자를 주저하고 있고, 전력망의 노후화와 투자 지연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에는 전기요금의 왜곡이 자리하고 있다.
전기요금의 현실화는 단순히 요금을 인상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에너지 사용의 책임 있는 구조를 만들고, 지속 가능한 전력산업을 구축하는 첫걸음이다. 전기 사용의 사회적·환경적 비용을 정확히 반영해야 비로소 에너지 절약과 효율 개선, 그리고 시장의 건전한 신호가 작동할 수 있다. 현실을 외면한 채 유지되는 인위 적인 낮은 요금 구조는 에너지 과소비와 비효 율, 투자 위축을 초래하며, 결국 그 부담은 미래 세대에게 전가된다. 특히, 전기요금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전기위원회의 위상 강화와 제도적 독립성 확보이다. 현재의 전기위원회는 요금 심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독립성이 미흡하고 정부 정책 방향이나 정치적 판단에 따라 그 권한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들은 대부분 요금 정책을 정치에서 분리해 전문성과 투명성이 보장되는 독립 규제 기구가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 전기위원회를 명실상부한 독립기구로 격상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전기요금이 정권이나 정무적 판단에 따라 좌우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국민에게 요금 현실화의 필요성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설명할 책무가 있다.
전기요금의 조정이 단순한 부담 증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사회적 투자임을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정교한 보호정책도 병행되어야 한다. 일정 소득 이하 가구에는 단계적 감면이나 에너지 바우처, 고효율 설비 전환 지원 등이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요금 현실화는 고통의 분담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책임지는 공정한 전환이 어야 한다.
2026년은 이러한 변화의 분기점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전기요금 문제를 뒤로 미룰 수 없다. 현실을 바로 보고, 전문가 중심의 합리적 제도 설계를 통해 전기요금 체계의 근본 적인 개편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 템의 초석이며, 사회적 책임의 실천이다.
전기를 아끼고 전기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는 결코 멀지 않다. 다만 그 첫걸음은 용기 있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2026년, 전기요금 현실화의 원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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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