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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논단]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로 튼튼한 자원안보 완성하라

    송고일 : 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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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에너지신문] 자원안보를 외친 지 벌써 50년이 넘었지만 한국의 자원독립은 정권 교체에 따라 하다 말다 여전히 변죽만 울리고 길을 헤매고 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공기업 위주의 자원개발사업에서 당장 눈이 띄는 성과를 내기가 힘드니 정부의 방침없이는 누가 앞장서서 더 하자, 계속하자는 이야기를 감히 꺼내겠는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원개발의 성공을 맛본 포스코인터내셔날과 SK 어스온과 같은 민간기업이 해외에서 꾸준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간섭이 적은 민간기업은 사업성에 기반한 사업 추진으로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돈벌이가 되는 사업임을 입증하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한국의 자원공기업이 지금까지 해외자원개발에서 실패한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 세계 경제 상황 변동이나 자원 가격 하락과 같은 우리가 통제하기 힘든 외부적인 환경요인도 있었겠지만, 결국은 사업성만을 고려했다면 참여하지 말았어야할 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원공기업은 사업성 평가를 제대로 수행할 전문성과 실력이 부족했을까? 아니면 공공기관의 특성상 정부의 지시나 입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업 참여가 결정된 것일까?

    해외에서도 대부분의 자원개발 사업 참여시에는 반드시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와 같은 제3자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자원개발 회사가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떨어져도 외부 용역기관을 통해 사업성 평가를 제대로 수행하고 그를 바탕으로 회사가 자체적으로 사업 추진을 결정하면 되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의 해외자원개발 실패의 시작과 끝은 전문성이 부재한 상부 또는 외부의 간섭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의 자원공기업은 자원개발 사업 자체가 갖고 있는 높은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 요소보다 합리적이고 독립적 의사결정 시스템의 부재에서 오는 외부 위험 요소가 훨씬 커 보인다. 형식적인 시스템만 있을 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겉보기 시스템에 갖혀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진행된 한국의 자원개발 추진 역사와 최근의 동해 대왕고래 탐사시추가 이를 극명하게 말해준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실패에서 배우지도 고쳐지지도 않고 반복된다는 것이다.

    ▲ 볼레오 광산.
    ▲ 볼레오 광산.

    자원개발산업 특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촘촘한 계획이 수립되고 이에 따른 실행력 있는 사업 추진 없이는 실패의 뫼비우스 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가장 중용한 것은 꾸준한 실행력이다.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일어나는 일도 변화도 없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해외자원개발의 실패는 근본적으로 자원개발산업의 특성인 고위험성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술, 자본, 시간의 축적이 완성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가 자원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7년 이후 정부 주도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던 해외자원개발사업은 2012년부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치되고 외면받아 왔다.

    이 시기에 자원확보가 중요하다는 방향은 맞았지만 투자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단기간 내에 매장량 확보를 위해 고비용의 생산광구를 빚을 내서 투자하게 됐다.

    이는 자원가격 하락시에 닥칠 재무적 위험에 스스로를 노출 시킨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자원 가격의 하락 시기와 맞물려 공기업의 손실은 더욱 커져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거나 재무적 물타기식 졸속 통합이 이뤄졌다.

    정부와 자원공기업은 나름대로 사업의 실패 분석도 하고 자구책 마련을 위한 노력을 시도했다지만, 자금 투입이 필요한 ‘불량자산 처분을 통한 적극적인 구조 조정’은 시행도 못하고 자금 투입 없는 ‘공짜 구조 조정’만 외치다가 그냥 시간만 지나가고 실용적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지고 말았다.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하자 급기야 국회에서 자원안보특별법을 만들어 국가 자원공급망 구축을 위한 자원안보시스템의 큰 틀을 마련했다.

    어쩌면 이것도 보여주기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든다. 계획에 따른 꾸준한 실천이 중요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자원개발 실패에 대한 제대로 된 원인 분석 없이는 제대로 된 대안이 마련될 수 없다.

    제대로 된 추진 계획의 실행 없이는 국가 자원 안보는 단지 구호에 불과하다. 책임회피 위주의 원인 분석과 이에 기반한 대안과 해결책은 자원개발 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원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고착화시킬 뿐이다. 더욱이 지금과 같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기도 어렵고 국가 산업과 경제의 기본을 지탱에 꼭 필요한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자원개발의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이지 않는 외부의 힘이 사업 참여 결정에 관여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주고 이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러나 한국과 같은 과시형 정치 사회적 환경하에서 이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자원공기업이 국가에 손 내밀지 않고 선순환이 가능한 규모와 수준까지 성장하도록 일정 기간 동안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지원과 무간섭 원칙’이 지켜지는 독립된 시스템 운영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지 성공적인 자원개발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며 한국의 자원개발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소에서 탈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위기관리 조치에 해당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왕고래 시추 사건과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다.

    ▲ 베트남 15-1,05 광구.
    ▲ 베트남 15-1,05 광구.

    자원가격 변동주기에 맞는 슬기로운 자원개발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원개발에 대한 오해도 버리자. 성공하면 반드시 돈을 많이 벌 것이라는 생각. 자본만 투자하면 저절로 자원개발이 잘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버려라. 광구에 참여하면 할 일이 끝난다고 생각 마라.

    자식을 낳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키워서 잘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태생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있듯이 생산이 잘되는 광구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투자하고 관리하는지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의 정도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일을 잘되게 하기는 어렵지만 안 되게 하는 것은 아주 쉽다. 성공하기 위한 여러 조건 중 하나면 어긋나도 일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국가 자원안보 구축을 위한 성공적인 자원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여러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

    특히, 자원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 인도, 일본과의 자원확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원공기업의 역량 강화도 중요하지만, 전문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사업을 장기간 추진할 수 있는 자원공기업의 독립운동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그 바탕에는 국민의 믿음과 응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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