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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논단] 신규 LNG 혼소발전, ‘수소 준비형’ 설계 의무화해야
송고일 : 2026-01-06
▲ 남정호 한국에너지융합협회 센터장.[에너지신문] 세계는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탈탄소 사회로 나아가는 에너지전환 과정에 있다.
그 핵심은 재생에너지와 수소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수적이지만, 간헐성·비용·인프라 등의 한계로 인해 즉각적인 완전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수소 혼·전소 발전은 당면한 전력 수요와 탄소저감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징검다리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LNG 발전은 석탄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글로벌 공급망이 잘 구축돼 있어 안정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화석연료라는 한계와 메탄 누출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LNG 단독으로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충분하지 않다.
수소 혼·전소는 기존 LNG 발전 인프라를 파괴하지 않고 수소를 섞거나(혼소) 전량 교체(전소)함으로써, 매몰 비용을 최소화하고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기존 LNG 가스터빈은 투자 비용이 큰 자산이므로, 이를 폐기하는 대신 수소 혼소 기술로 개조·재사용하면 설비 수명을 연장하고 좌초자산화를 방지할 수 있다. 이는 발전사 입장에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실제적 대안이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혼소 비율에 따라 이산화탄소 저감률이 단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수소 30% 혼소 시 LNG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 약 10% 이상 감소되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물론 수소전소 발전시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기상 상황에 따라 출력이 널뛰는 변동성 문제가 있다. 지난 2025년 4월 발생한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 대규모 정전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을 때 전력망의 ‘관성’이 부족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수소 혼소·전소는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는 기저 전력으로 전력 공급 및 전력망에 즉각적인 관성을 공급해 주파수 급락을 막는 ‘그리드 형성(Grid-forming)’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신규 발전소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과 주민 합의가 필요하지만, LNG 혼소 기술은 기존 가스터빈 설비를 완전히 교체하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다.
노후 LNG 가스터빈을 연소기만 개조해 수소 혼소/전소 설비로 전환하면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기존 송배전망과 부지를 그대로 활용이 가능하며, 신규 발전소 보다 주민합의가 용이하다.
수소를 30% 혼소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10% 감소하는데, 탄소가격이 높을수록 배출권 구매 비용 절감액이 수소 혼소에 따른 추가 연료비를 상쇄하게 된다.
2025년 12월 EU 탄소배출권(EUA) 가격이 톤당 110유로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현재의 탄소가격 추세라면 2026년부터 혼소 발전의 운영비(OPEX) 경쟁력이 향상될 전망이다.
그리고 최근 천연수소(White Hydrogen) 개발이 한창인데 천연수소는 생산단가가 kg당 1달러 미만으로 추정된다.
기존 그린수소(kg당 4~6달러)는 LNG보다 비쌌으나, 천연수소가 공급망에 편입될 경우 LNG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해질 수 있어 혼소 발전의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또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LNG 대신, 천연수소나 해외 청정수소 도입선 다변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 위협을 낮출 수 있다.
이에 해외 주요국들은 ‘탄소가격 대응+전력망 안정+기존 자산 활용’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위해 수소 혼소 발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외 수소 혼소 발전은 기술 실증을 넘어 MW(메가와트)급 이상의 대규모 상용화 및 발전소 개조(Retrofit) 단계에 진입했다.
독일은 LNG 발전소에 수소를 혼합(혼소)해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 기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20GW 규모의 수소 호환 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며, 기업에 자본·운영비용 보조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RWE 등 독일 주요 에너지기업은 수소를 최소 50%까지 혼합해 가동할 수 있는 850MW급 혼소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으로, 독일 정부의 입찰 절차에 맞춰 건설이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 최대 발전사인 JERA는 2025년 대형 가스터빈에서 수소 30% 혼소 실증을 완료했으며, 호주와 중동으로부터 액화수소 및 암모니아를 대량 도입, 2030년까지 혼소 발전 비중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GE 베르노바는 기존 가스터빈에 수소를 혼소할 수 있는 연소기 개조 키트를 전세계 발전소에 공급하며, 2026년까지 전소(100%) 가스터빈의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 발전사들도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수소발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분당·천안복합 등에서 수소 혼소 추진 및 충청남도, 당진시, 삼성물산과 함께 수소발전(900MW)을 주축으로 하는 ‘당진 그린에너지 허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300MW급 대형 가스터빈 50% 수소 혼소 기술 국산화 및 실증을 추진중에 있다.
이에 해외는 신규 LNG 발전소의 경우 현재는 LNG를 연료로 사용하지만, 향후 수소공급이 원활해지는 시점에 최소한의 설비 개조만으로 수소 혼소 또는 전소 발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발전소인 ‘수소준비(Hydrogen-Ready) 발전소’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독일 연방정부는 2026년 최소 8GW 규모의 수소 준비 발전소 입찰을 추진 중에 있다.
LNG 혼소 발전은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니라, 현실적인 에너지 전환 전략이다. 기존 LNG 기반 설비를 활용해 탄소감축 효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도 수소 전소 발전으로의 장기적 전환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도 신규 LNG 발전소 건설 시 반드시 나중에 수소로 전환할 수 있는 ‘수소 준비형’ 설계를 의무화해 미래 투자 낭비를 막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수소는 탄소중립 에너지 중 유일하게 발전, 운송, 산업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면서 지역간 이동이 가능한 에너지이면서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강화 등으로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수소산업은 몇 년간의 차이가 있을 뿐 미래 성장산업이자 필수적인 산업이라는데 이견을 가진 국가는 없다.

▲ 한국남부발전의 청정수소 기반 전력 생산 개념도.수소 혼소·전소 기술 개발은 단순한 발전 기술을 넘어서 수소생산·공급 인프라 수요 창출, 수소저장·운송 체계 정비 촉진, 수소 기반 산업 육성 및 관련 부품 시장 활성화 등 수소생태계 확장을 통해 국내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수소 혼소 발전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 수소 혼소 발전은 초기 설비 개조 비용이 발생하므로,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리스크를 줄여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추진중인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CHPS)의 경우 재생에너지 입찰 시장과의 차별성을 인정, 수소 발전의 환경적 가치와 계통 안정화 기여분을 고려한 적정 낙찰가 수준을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청정수소 사용 여부뿐만 아니라, 혼소 비율(예: 20%, 50%, 100%)에 따라 REC 가중치나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해 기술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
그린수소, 블루수소뿐만 아니라, 향후 상업성이 기대되는 천연수소(화이트수소)등 저렴한 청정수소를 모두 허용해 연료 조달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그리고 수소 발전뿐만아니라 국내 수소산업의 생태계 활성화 측면에서 발전소 인근의 수소 전용 배관망 구축이나 대규모 수소 인수 터미널 건설 시, CHPS 참여 발전사에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인프라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국내 수소 혼소 발전은 기존 발전 자산의 가치를 지키면서, 전력망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징검다리’이다. 2026년은 이러한 정책적 필요성이 실질적인 시장 성과로 이어지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