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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권성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디버터 전략연구단장

    송고일 : 2026-01-12

    권성진 디버터 전략연구단장이 핵융합로에 들어가는 디버터 모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이종수 기자

    ‘극한환경 혁신형 핵융합 디버터 개발 전략연구단(이하 디버터 전략연구단)’이 정부의 2025년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을 통해 2025년 10월 공식 출범했다. 디버터는 핵융합 반응으로 발생하는 불순물 배출과 연료 회수를 통해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을 돕고, 플라즈마의 강한 열속으로부터 진공 용기를 보호하는 핵심 부품이다.

    디버터 전략연구단은 핵융합 실현 가속화를 위한 핵심 전략기술로서 미래 핵융합로를 위한 신개념 디버터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19일 ‘제22차 국가핵융합위원회’에서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로드맵'을 심의·의결했다. 국내 핵융합연구장치(KSTAR)로 축적한 운전 데이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전력 생산 실증로)'를 개발하고, 핵융합에너지 전력 생산에 필수적인 8대 핵심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8대 핵심기술에 디버터가 포함된다.

    권성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디버터 전략연구단장을 만나 디버터 기술 개발 계획을 들었다. /편집자주

    핵융합은 인류가 꿈꿔온 궁극의 청정에너지로 불린다. 핵융합에너지를 소개해달라.

    과학자들은 태양이 45억 년 동안 어떻게 끊임없이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는지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 태양 중심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가 계속 나온다는 거였다. 태양에서도 수소 계열 원자들 사이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태양 중심부 온도가 1500만도 정도이다. 태양의 중력은 지구의 약 28배(표면 기준)이므로, 지구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가벼운 수소 입자들은 핵융합이 일어나기가 쉽다. 태양의 중력이 워낙 세니까 수소 입자들이 뜨거운 온도와 중력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데, 그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핵융합에너지라고 한다. 지구에서 엄청난 중력을 만들기는 힘들다. 그래서 플라즈마 상태에 있는 입자들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 굉장히 높은 고온을 만드는 것이다. 흔히들 핵융합이라고 하면 ‘1억도 플라즈마를 만든다’라고 말한다.

    핵융합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면 굉장히 장점이 많은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수소의 동위 원소들인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이들 수소는 구하기가 쉽다.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 삼중수소는 자연에는 거의 없지만 리튬에 핵융합 반응 시 나오는 중성자를 때리면 삼중수소가 나온다.

    이렇게 핵융합에너지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꼭 필요한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최근 핵융합에너지가 부상한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인한 전력 수요가 대폭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핵융합에너지는 현재 활용 중인 핵분열 원자력발전보다 안전하고 폐기물 양이 적은 청정에너지여서 기후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다. 핵융합 반응은 통제에 실수가 있더라도 그냥 꺼져서 사그라지기에 사고 위험이 굉장히 낮다.

    다만 아직은 완성도가 원자력처럼 많이 올라와 있지 않아 실현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 간 핵융합에너지 패권 경쟁이 이미 본격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와 기후 위기 때문에 국가 간 핵융합에너지 분야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의 핵융합에너지 분야는 주로 민간이 주도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굉장히 많이 생기고 있다. 이런 기업들에 투자하는 아마존, 구글, NVIDIA(엔비디아) 등의 빅테크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몇 년 전에 10년 내 핵융합으로 전기를 생산해서 그리드에 접속해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약이 체결된 사례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전에는 핵융합에너지가 2040년~2050년대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되었지만 지금은 2030년대에도 가능하겠다는 분위기이다. 국내에서도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배경이다.

    AI 급증과 기후 위기의 상황 속에서 지연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 개발사업의 완공을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자체적으로 핵융합 장치를 실증해 핵융합에너지 현실화 계획을 앞당기려 한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보유한 핵융합연구장치(KSTAR)./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우리나라도 빨리 ITER보다 작은 장치를 만들어서 전기 생산까지 실증하기로 했다. ITER는 핵융합 발전의 과학·기술적 실증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도 우리와 같이 2030년대에 ITER보다 작은 중형의 컴팩트한 크기로 핵융합 장치를 만들어 전기 생산까지 실증할 계획이다. 굉장히 도전적인 목표이다.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첫 번째 과제이다.

    핵융합 디버터는 핵융합에너지 실현에 필수적인 8대 핵심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디버터 기술개발 목표는.

    영어에 ‘다이버트(Divert)’라는 말이 있는데, ‘우회시킨다’는 뜻이다. 디버터는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우회시켜 핵융합 장치를 보호하는 장치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 헬륨과 중성자가 나온다. 중성자는 사방으로 퍼지면서 에너지를 만드는데, 헬륨은 불순물이다. 플라즈마 가운데에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있어야 하는데, 헬륨이 끼어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수소 100개, 삼중수소 100개를 넣어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킨다고 하면 실제로 100개 중 1개 정도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나머지 99%는 반응을 하지 않고 빙글빙글 돌다가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에너지가 굉장히 높다. 그러다 보니 핵융합 장치를 둘러싸고 있는 벽이 손상된다. 그래서 디버터를 통해 반응하지 않은 연료들이나 반응이 일어나서 나온 불순물을 목적지로 우회시키는 것이다. 갑옷 같은 역할을 하는 게 디버터이다.

    이런 과정에서 디버터에 가해지는 열이 굉장히 높다. 현재 디버터 중에서 가장 최고의 기술은 ITER 사업에 들어가는 디버터인 데, 단위 면적당 10MW 정도의 열을 버틸 수 있다. 이보다 열 하중이 높아지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재료가 손상된다든지 녹을 수도 있다.

    우리가 기획한 핵융합 장치는 ITER의 반절 정도의 크기지만 예상되는 출력은 500MW급으로 비슷하다. 디버터에 가해지는 열의 하중이 50%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냉각 성능을 50% 정도 개선하는 게 목표이다.

    냉각 성능만 좋아지더라도 전기 생산량을 늘릴 수 있고, 장치 크기도 줄일 수 있다. 디버터 수명도 늘어나고 교체 비용과 유지보수 기간도 많이 줄어든다.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를 2030년까지 개발해서 2035년까지 실증하는 게 목표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실제 크기의 디버터를 만들 예정이다.

    이번 연구과제에는 핵융합에너지연구원을 비롯해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포항공과대학교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대학이 참여하며, 미국 프린스턴플라즈마물리연구소(PPPL), 독일 막스플랑크플라즈마물리연구소(IPP) 등 해외 주요 기관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디버터 성능 개선 외에도 목표하는 게 있다면. 각오도 말해달라.

    국내에서는 열 하중 10MW까지는 테스트할 수 있다. 우리가 개발하려고 하는 것은 더 높은 열 하중을 받는데 이를 테스트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국내에는 없다. 독일에서 할 수 있는데, 10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고 3일 정도 테스트하는 데, 1억 원 정도 든다.

    국내에서도 열 하중이 높은 장치도 테스트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 해외에서도 찾을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디버터 평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겠다.

    성능이 좋은 디버터를 만들어서 국내 산업체를 통해 조달 계약을 하면 기술 개발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국가 경제적으로 이익과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지어지고 있는 핵융합 장치가 15개 정도이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게 50개 정도인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혁신형 디버터 기술을 개발해서 국내 민간 기업에 그 기술을 이전해 디버터 산업을 창출하고 국가의 전략기술로 만들어가고 싶다.

    혁신형 디버터 개발은 도전적인 과제이지만 국내·외 우수 역량을 모은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단계별 연구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해 국내 디버터 기술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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