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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성민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송고일 : 2026-02-05
최성민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이 인터뷰를 마친 후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투데이에너지 이종수 기자]
최성민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가 지난 1월 1일 제38대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에 취임한 이후 원전 확대를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최성민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은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에서 학·석사, 미국 MIT에서 석·박사를 취득하고, 미국 표준연구소(NIST) 객원 연구원을 거쳐 현재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추가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반영되어야”라며 “학회는 과학적 사실과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 미래 에너지 해법을 제시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민 신뢰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편집자주
주요국들이 다시 원전을 확대하고, 기업들도 원전 관련 투자를 강화하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원전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 세계는 AI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수요의 급증, 탄소중립 압박, 에너지 안보라는 삼중의 과제에 직면해 있고,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 같은 도전을 동시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안정적이면서도 대규모로 공급이 가능한 무탄소 전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조건을 현실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원자력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러한 인식은 국제 합의에서도 확인된다. COP28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은 2050년까지 원자력 설비용량을 3배로 확대하자는 선언에 동의하며, 원자력을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 수단으로 재확인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수요를 안정적으로 충당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에 직접 투자하거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고 있다. 이는 원자력이 전력공급 안정성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임을 시장이 먼저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자력은 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연료 소요량이 적고 장기간 비축이 가능하다는 특성으로 인해 외부 에너지 공급망 충격이나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필요하다. 다만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고려할 때 전력 계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무탄소 전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즉,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서도 원자력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원전의 우수한 경제성도 핵심적인 이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4년 기준 발전원별 kWh당 발전단가는 원자력 66원, 석탄 144원, LNG 175원, 재생에너지 210원(REC 가격 포함)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원자력은 전력 요금 상승을 완충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제11차 전기본에 계획되었던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조금 늦었지만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정책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과학적 사실과 현실적 여건을 균형 있게 반영하면서 정책의 합리성과 예측 가능성을 회복해 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 신규 원전 부지 선정 절차가 시작되었다. 여러 지역이 유치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을 갖춘 절차를 통해 합리적인 입지 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환경영향평가, 건설 허가, 원전 건설, 운영 허가에 이르는 전 과정이 예측 가능하고 일관되게 추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정부가 수립 예정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학회의 입장은.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등으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과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제12차 전기본에 추가적인 신규 원전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분석이자 입장이다.
12차 전기본은 2040년까지를 계획 기간으로 하지만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장기적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한다. 화석연료의 대폭 축소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고려할 때 24시간 안정적인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의 비중 확대는 불가피하다.
특히 신규 원전 건설에 드는 기간을 고려할 때 2040년 이후의 전력 수급 공백을 막으려면 12차 전기본에 2039~2040년 가동 목표의 추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 참고로 11차 전기본의 2038년 원전 비중 목표인 35%를 2050년에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규 대형 원전 20기, SMR 12기 건설이 필요하고, 원전 비중을 50%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규 대형 원전 34기, SMR 20기 건설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실현할 수 있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단순 균등화발전원가(LCOE)가 아닌 계통 안정화, 망 투자, 백업 비용을 망라한 ‘총전력계통비용’ 분석에 기반해 에너지 믹스를 수립해야 한다. 현재 통용되는 LCOE는 발전소 담장 안의 비용만 계산할 뿐 간헐성 대응을 위한 백업 설비, 전력망 보강, 수급 불균형 해결 비용 등 ‘숨겨진 비용’을 반영하지 못한다. 최근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보고서에 따르면 변동성 재생에너지는 단순 발전비용 외에도 전력망 확충 비용, 유연성 자원 확보 비용, 출력제어 등이 발생해 실제 시스템 비용은 LCOE 대비 2배 이상 급증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전기본 수립 과정에 과학적 식견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의 참여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검증된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전문가들의 치열한 토론과 국민 대표단의 심층적 숙의와 같은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
일부 단체와 언론의 신규 원전 반대 주장에 대한 학회의 입장과 견해는.
탈핵 단체들과 일부 언론이 비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신규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 원자력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으나, 이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다. 오히려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의 역할이 뒷받침될 때 재생에너지의 확대도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원자력은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성으로 인한 계통 불안정을 완화하고, 전기요금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먼저 원전은 출력 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재생에너지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전력 공급원이다. 국내 주력 모델인 APR1400은 기본 사양으로 재생에너지 변동에 맞춰 출력을 조절하는 ‘일일 부하추종(100-50-100%)’ 능력을 갖추고 있고, 현재 100-80-100% 수준의 출력 조절을 수행 중이다. 앞으로는 ‘100-50-100%’ 수준의 부하추종운전을 연 200회 할 수 있도록 부분강 제어봉 재질 변경 등의 개선 역무를 진행 중이다.
앞서 언급했듯 발전단가와 전력망 안정화 비용을 모두 고려하면 원전이 훨씬 경제적이다.
대형 원전(1.4GW) 1기가 갑자기 멈추면 전력망이 위험해진다고 오해하는 데, 오히려 원전은 전력망 안정성에 기여한다. 원전 같은 대형 회전 발전기는 전력계통 사고 시 주파수 급변을 완화하는 ‘관성(Inertia)’을 제공한다. 반면 태양광·풍력은 인버터 방식이어서 이러한 관성을 제공하지 못한다. 2024년 기준 국내 총발전설비는 약 153GW이다. 대형 원전 1기 정지보다는 100GW 태양광의 변동성이 전력망 안정성 측면에서 훨씬 더 큰 도전과제이다.
또 국내 원전은 지진 등 모든 측면에서 안전하다. 누적 가동 연수 690년 동안 무사고 실적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도 국제 표준에 따른 관리 체계가 이미 작동 중이고, 국가 차원의 법적 기반도 마련되었다.
신규 대형 원전을 지을 부지도 있다. 이미 울주, 영덕, 울진 등 다수의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신규 원전 유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앞으로 학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할 일도 많아질 것 같다. 학회 운영과 주요 사업 계획을 말해달라.
AI 시대,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라는 시대적 과제 속에서 원자력의 역할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회의 역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회는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정책 제안을 통해 합리적인 국가 에너지 정책 수립에 기여하는 전문가 단체로서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에너지 믹스의 경제성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한 정책 제언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원자력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이기 위한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도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한 에너지 교육과 강연 활동을 한층 강화해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인 에너지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
더불어 우리나라 원전의 우수한 기술력과 운영 경험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원전 수출 확대를 위한 학문적·기술적 지원과 국제 협력 활동에도 학회 차원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