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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데이터센터 전력 시대, '지역 제조기술'이 숨은 승부처다
송고일 : 2026-03-06
권택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 기계시스템과 부교수
[투데이에너지] AI 기술이 일상이 된 지금, 세계는 거대한 ‘데이터 공장’인 데이터센터 건설 전쟁 중이다. 초거대 AI 서버를 돌리기 위한 막대한 전력과 이를 식히기 위한 냉각 설비는 이제 국가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가 되었다.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단순한 IT 시설이 아니라, 에너지 산업과 제조 기술이 집약된 신산업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광주와 전남은 유례없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전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광주의 AI 집적단지(AI 관련 기업과 시설이 모인 특화 구역)는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지와 소비지를 일치시켜야 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대에 우리 지역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쥐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지점이 있다.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공은 단순히 ‘전기를 얼마나 끌어오느냐’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 시스템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전력망 제어, 보안 등 다양한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물리적 인프라를 정밀하게 구현해내고 유지하는 '제조기술'은 데이터센터 생태계를 지탱하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중추적 요소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거대한 열기구와 같다. 서버의 열을 식히는 고효율 냉각 시스템,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초정밀 변압기,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에너지 저장 장치(ESS)는 모두 고도의 정밀 제조 능력을 필요로 한다. 설계도가 아무리 훌륭해도 이를 실제 장비로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제조기술이 없다면 데이터센터의 효율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광주·전남은 이미 이러한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 우리 지역의 강점인 정밀 가공과 중전기기 제조 역량은 데이터센터 전용 인프라 생산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전남의 해상풍력 설비 제조 경험과 광주의 정밀 기계 기술을 데이터센터용 열관리 부품과 전력 제어 장치 제조로 연결한다면, 우리 지역은 단순한 '에너지 공급지'를 넘어 '에너지 솔루션 제조 기지'로 거듭날 수 있다.
이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유치와 함께 그에 필요한 기자재를 지역에서 직접 생산하고 관리하는 '에너지-제조 융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 교육기관은 전력 시스템과 정밀 가공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기술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야 한다.
화려한 AI 서버와 거대한 발전 설비 뒤에는 언제나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견고한 제조기술이 존재한다. 광주와 전남이 보이지 않는 영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데이터센터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심장이 될 것이다. 미래 산업의 승패는 결국 그 시스템을 지탱하는 기술의 뿌리를 얼마나 단단하게 내리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