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기자수첩] 공약(公約)과 공약(空約)
신일영 기자
[투데이에너지 신일영 기자] 공약(公約)은 ‘대중에게 한 약속’이고, 공약(空約)은 ‘지켜지지 못한 헛된 약속’이다. 발음은 같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에 관한 법률안’부터 최근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 까지 에너지 관련 법안이 50여 건 발의 됐다. 모두 나름의 의미가 있고, 발의 배경도 공감할 만하다.
최근 주택 난방용 천연가스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현행보다 낮추는 법안이 발의됐다.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국민들의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고, LPG 등 유사 연료와의 과세 형평성을 맞추자는 취지다.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충분히 공감할 만한 제안이다.
실제 도시가스는 더 이상 일부 계층만 사용하는 연료가 아니다. 전국 도시가스 보급률은 이미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고, 겨울철 다수 가정의 필수 난방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점에서 과거 기준으로 설계된 세제 체계를 손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문제는 현실 여건과 실행 가능성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LNG 가격은 전쟁 이전보다 크게 올랐다. 국내 천연가스 도매를 담당하는 한국가스공사의 부채 규모는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세율을 낮추면 소비자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필요한 재원을 어디에서 충당할지는 또다른 문제다. 업계에 부담을 떠넘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부가 이를 전적으로 감당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좋은 취지만으로 정책은 완성되지 않는다. 실행 기반이 없다면 공약(公約)은 결국 공약 (空約)이 된다. 법안 발의에 앞서 충분한 검토와 재원 대책, 실행 방안이 함께 제시될 때비로소 공약은 정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