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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탄소중립, 기후도 산업도 놓칠 수 없다

에너지신문
2026-05-08
▲ 신석주 기자.
▲ 신석주 기자.

[에너지신문] 더 이상 탄소중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폭염과 가뭄, 공급망 재편과 탄소규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밀려오는 시대 “기후대응을 미루자”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도 결국 미래세대의 권리를 더 이상 선언 수준에만 머물게 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논의를 보면, 또 다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감축 목표를 얼마나 높일 것인지에 대한 논쟁도 뜨겁지만, 정작 그 목표를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작 산업 현장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차갑다. 철강과 석유화학, 시멘트 업계는 이미 전기요금 상승과 글로벌 경기 둔화, 탄소규제 강화라는 ‘삼중고’를 떠안고 있다.

여기에 탄소감축 속도까지 급격히 높아질 경우 투자 부담과 생산비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즉, 기업들 입장에서는 ‘감축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셈이다.

산업계의 우려만으로 감축 논의를 무작정 늦출 수도 없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요구, 공급망 중심의 탄소 검증 강화는 이미 현실이 됐다.

대응이 늦으면 늦을수록 수출 경쟁력이 흔들릴 가능성도 커진다. 결국 탄소중립은 환경 정책인 동시에 산업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문제는 지금의 논쟁이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흐른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더 빠른 감축’만 강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산업 충격’만 이야기한다.

그러나 탄소중립은 어느 한 문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도, 원전 유지 확대만으로도 완성되지 않는다. 전력망 확충과 에너지 저장장치, 수소 인프라, 지역 수용성,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까지 함께 논의돼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목표 경쟁이 아니라 ‘실행 경쟁’이다. 중요한 것은 산업과 국민이 실제로 따라갈 수 있는 경로를 만드는 일이다. 기후도 산업도 놓칠 수 없는 시대다. 이제 탄소중립 논쟁도 선언보다 현실에 가까워져야 한다.

출처 : 에너지신문(https://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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