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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열에너지 입법의 전환점, 2025~2026년 주요 법안 정리
친환경 열병합발전소 / AI 생성 이미지
[투데이에너지 김병민 기자] 탄소중립, 탈탄소 등의 국가 정책을 뒷받침할 요소로 급부상한 열에너지 분야에 대해 입법, 정책 설계 등 국가적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 행정부와 입법부의 열에너지 관련 법안과 정책 발표를 정리하고, 이에 대한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이 풀어야 할 과제, 그리고 향후 발전 및 성장할 방향에 대해 업계의 의견을 듣고, 현황을 모아 정리했다. / 편집자 주
최근 정부의 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열에너지이다. 이전까지는 뚜렷한 발전 방향이나 관리 제도가 없이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주도 속에 지역난방, 산업단지 열공급 등이 이어져 왔으나 국회에서의 열에너지 관련 입법안이 등장하고, 정부 차원에서의 관리가 추진되면서 점차 열에너지를 이용한 탈탄소 및 친환경 전환의 기틀을 갖춰나갈 태세다. 다만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에게는 현재 제시된 법안과 정부의 방향에 대해 맞춰야 하기에 새롭게 생겨나는 과제를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회, 열에너지 기본법안 제시 등 관심
2025년 12월 10일, 위성곤 위원 등 11인이 열에너지기본법안과 함께 열에너지 탈탄소화 전환 및 이용·보급 촉진법안을 발의하며 입법부 안에서 열에너지 관련 법안 마련이 수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뒤이어 2025년 12월 18일 한정애 의원·정희용 의원 등 12인이 발의한 탄소중립을 위한 청정열에너지법안이 제시됐다.
특히 위성곤 의원은 발의한 2개의 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면서 열에너지 분야 관계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앞서 발의한 법안들이 소관위에서 계류 중인 상황 속 2026년 1월 30일 박홍배 의원 등 13인은 한국열에너지공사법안을 발의했다. 뒤이어 2026년 3월 17일 박홍배 의원 등 21인이 발의한 열에너지기본법안이 앞서 발의했던 법안들과 함께 열에너지 관련 입법 대열에 합류했다.
각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각기 특색을 찾는다면, 위성곤 의원의 열에너지기본법안은 열에너지 개념에 대해 재생 열, 미활용 폐열, 청정열 등으로 정의하면서 접근하려는 시도가 있고, 전국 단위 열 수요 지도 작성 및 열 수요 지구의 지정 관리에 대한 안건, 청정열 생산설비에 대한 전력 직접 거래 허용 등을 다루고 있다.
위성곤 의원의 다른 법안인 열에너지 탈탄소화 전환 및 이용·보급 촉진법안에서는 열공급사업자에게 탄소중립 전환 계획 수립 의무화, 청정열 공급 및 사용 의무화 제도 도입이 담겨 있다.
한정애·정희용 의원의 탄소중립을 위한 청정열에너지법안에서는 청정열에너지정책심의회를 설치하여 주요 정책 및 제도 개선을 심의하도록 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노동자·지역경제·취약계층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전환 과정의 사회· 경제적 영향 완화를 지원하도록 했다. 여야 의원이 공동 대표발의한 법안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박홍배 의원의 한국열에너지공사법안과 열에너지기본법안에서는 국가 차원의 열에너지 전담 공공기관으로서 한국열에너지공사를 설립(한국지역난방공사의 확대), 열에너지 자원 개발과 이용, 관리 및 재생열 생산 등을 수행하는 것을 규정했으며, 열에너지 정책의 주요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 열에너지정책위원회 설치 등이 제시됐다.
■정부 무탄소 전원믹스 추진, 재생열 전환
현재 새정부 국정과제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기후부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다. 2040년까지 15년간 전력 설비와 전원 구성을 설계할 예정이기에 에너지 분야에서는 관심 대상에 속한다.
김성환 장관이 지난 1월 발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방향 브리핑을 살피면 발전소, 이동 수단 등의 전기화로 인한 추가적인 수요, 또한 전체 전력수요의 변화를 정확하게 전망하면서, 탄소중립, 공급 안정성, 효율성 등을 고려한 무탄소 중심의 전원믹스를 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더불어 석탄발전 폐지 등 새정부 국정과제를 구체화하고, 전환부문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한 경로 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발표된 방향에 대한 기조는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는데, 4월 6일 기후부에서 발표한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에 따르면 가스 중심의 열에너지를 재생열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열에너지는 최종 에너지 소비의 48%를 차지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국가 단위의 관리 계획이 없었던 열에너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열에너지 관리법을 제정하고, 도시가스 미보급 지역에 공기열 및 수열 히트펌프를 우선 보급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활용하는 지역난방도 재생에너지 기반의 난방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미활용 열 범위, 표준 열요금 기준 등 명확한 설계 절대적
전극보일러 통한 친환경, AI 데이터센터 전력원 등 변화 추진
■향후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과제
집단에너지 업계는 우선 국회에서 발의된 열에너지기본법안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찬성하나, 몇몇 구체화되지 않은 개념 등을 명확하게 해야 하며, 일종의 교통정리가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먼저 미활용 열원에 대해서 청정열 공급 의무화 등을 실현해야 한다면, 사업장마다의 사정이나 지리적 입지, 주변 여건 등 제한 조건이 매우 많아질 수 있다. 사업장의 주변에 폐열을 얻을 수 있는 소각장이 없다거나, 수열 또는 산업단지, 대형 공장에서 발생하는 열원을 얻을 수 없는 사업장의 경우는 청정열 공급 의무화를 실현할 원천 자체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력 분야의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RPS)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분석되나, 입지 자체가 주민 수용성 부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단에너지 사업자로서는 설비 하나 추가하기도 매우 버거운 경우도 많고, 전력과 열은 이용하는 특성이 매우 달라 더욱 심도 있는 연구가 반영돼 규정할 필요가 있다.
청정열이라는 개념에 대한 범위에 대해서도 최대한 넓은 범위의 열을 포괄해야 할지, 특정 열원 등이 추려질지는 추후에 결정될 수 있으나, 대체로 업계는 발전 폐열, 소각열, 산업 폐열 등 집단에너지에 활용이 가능한 모든 열원이 포함돼야 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에너지이용합리화법 36조 3항 ‘집단에너지공급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소각시설이나 산업시설에서 발생되는 폐열을 활용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여야 한다’고 표현된 부분은 소각시설 및 산업시설에 국한해 폐열의 범위를 인정할 여지가 존재한다. 이번 입법을 통해 충분히 제시되지 못한 폐열의 범위에 대해서는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 시 미활용 폐열에 대한 의논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열 네트워크 개방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상호 접속과 관련해 유지 보수 등의 책임을 어느 쪽이 담당하느냐에 따라 요금 및 회수 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집단에너지 110% 상한제로 인한 열 요금을 책정하는 데 제한이 있는 집단에너지의 경우는 요금 문제가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재생열이 열 네트워크에 들어오고, 이에 대한 우선권이 부여될 경우, 배관의 한정성 때문에 사업의 안정성이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생긴다.
한편, 최근에 집단에너지 사업자별로 AX, GX, DX 등을 추진하면서 다가올 미래의 사업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으나, 법안이 마련되면서 관련 기준 및 표준이 제시된다면 어느 정도의 형평성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비슷한 의견으로 열 요금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책정될 경우 요금의 형평성 문제와 더불어 사업자 간 견해 차이를 좁히고, 요금 관련 민원 저감에도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가 정책 방향이 탈탄소, 화석연료의 축소 등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산업단지 열공급을 위해 석탄을 연료로 쓰는 사업자, 지역난방에 가스 연료를 쓰고 있는 사업자 모두 연료 전환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다.
■추진 중인 집단에너지의 변화
집단에너지는 국가 정책상의 요구, 시장에서의 요구 등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친환경 전환(GX)과 더불어, 높은 에너지 효율의 특성을 살려 지역난방 또는 산업단지 열공급 이외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경기 화성지사에 국내 최초로 20MW급 P2H(Power to Heat) 전극보일러를 준공하고 실증 운전에 착수 중이다. 전극보일러는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을 열로 변환해 저장·활용하는 섹터 커플링 기술로, 탈탄소 열 공급과 전력계통 효율화, 열에너지의 탈탄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손꼽히며, 환경오염 배출이 거의 없는 기술로도 알려져 있다.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필수적인 인프라로 자리매김한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용도로 열병합발전을 활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GC에너지의 경우 군산 지역에서 1·2단계 사업을 통해 40MW+ 260MW 규모로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발전소 결합형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한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