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업계뉴스
[인터뷰] 이근희 부산환경공단 이사장
부산환경공단 이근희 이사장 / 부산환경공단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병민 기자] 물방울이 모이며 큰 강을 이루듯, 지역마다 환경에 이바지하는 노력과 결과물이 모이면 국가 전체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 지역의 깨끗한 환경 조성을 넘어 국가 전체에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는 부산환경공단의 이근희 이사장에게 취임 1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활동 및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부산환경공단은 2000년 당시 부산광역시환경시설공단이라는 이름으로 창단돼 3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환경 분야 전문 기관으로 지역의 깨끗한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부산환경공단을 이끄는 이근희 이사장은 취임 이후 1년을 “방향을 세우고 시스템을 정착시킨 시간”이라고 평하고, 앞으로 시민 체감형 사업, 자원순환·에너지 전환 정책, 선제적 안전관리 체계 확대 등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공단을 이끈 지난 1년의 소회를 말씀하신다면
부산시에서 근무할 때와는 또 다른 시각에서 환경 업무를 보니 새롭게 배우는 점이 많았습니다. 부산환경공단은 하수처리장, 소각장, 매립장 같은 주요 환경시설을 부산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시(市)에서는 시설을 계획·건설하며 주민들과 협의하는 역할이라면, 공단은 이를 직접 운영하며 시민들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과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환경시설은 계획과 건설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찾고, 이를 개선해서 다시 정책에 반영하는 피드백(환류) 구조가 제대로 돌아가야 합니다. 정책과 현장이 따로 놀지 않고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저의 경영 소신입니다.
부산환경공단은 이러한 현장의 데이터와 노하우를 부산시 정책에 전달하는 핵심 가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취임 직후 환경시설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 방향을 분석한 ‘경영혁신 마스터플랜’을 먼저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1년이 그 설계도에 맞춰 현장의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토대 위에서 실질적인 성과들을 하나씩 숫자로 증명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1년 중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공단 경영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네 가지 성과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는 ‘경영혁신 마스터플랜’ 수립입니다. 외부 컨설팅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우리 직원들이 직접 참여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단이 그동안 추진해온 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앞으로 개선하거나 대처해야할 과제들을 일목요연하게 담아냈습니다. 이는 우리 직원과 시 공무원, 시의회, 그리고 시민들까지 공단 업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둘째는 ‘자산관리시스템’을 도입한 것입니다. 시설물의 생애주기를 데이터화했고, 선제적 보수를 통해 예산 낭비를 막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째는 베테랑의 노하우를 담는 ‘지식은행’의 구축입니다. 현장의 귀한 기술과 노하우가 퇴직과 함께 사라지지 않도록 영상이나 데이터로 기록해 신입 사원들이 현장 적응을 돕고 조직의 전문성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면평가 제도’를 다듬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정당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평가 체계를 세밀하게 보완했습니다.
체질 변화 위한 시스템 구축, 투명성·효율성·전문성 향상
공단의 모든 사업, 부산 시민의 안전과 편의 최우선
■기후부장관상을 수상한 녹산하수처리시설 등 공단 시설의 우수성을 설명한다면
일반적으로 하수처리장은 펌프와 송풍기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에너지 다소비 시설입니다.
부산환경공단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통한 자립률 향상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공단 14개 하수처리장의 평균 에너지 자립률은 23.6% 수준입니다. 그중 녹산하수처리장은 작년 기준 자립률 36.6%를 달성하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자립률이 높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전국 유일의 ‘아나목스 공법’ 도입입니다. 고농도 질소를 함유한 반려수를 처리할 때 이 공법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방식 대비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에너지 절약형 공정을 확립했습니다.
둘째는 바이오가스 생산량의 극대화입니다. 소화조에 하수 슬러지와 음식물 폐수를 병합하여 소화시킴으로써 가스 발생량을 늘렸고, 이를 전력 생산으로 연결해 자립률을 끌어올렸습니다.
현재 녹산 시설은 4개의 소화조 중 2개만 가동 중임에도 36%대의 자립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향후 나머지 2개를 추가 가동하면 자립률을 50~60%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산 지역과 시민을 위한 사업에 대해 설명한다면
올해 부산환경공단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즉각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세 가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대기질 개선을 통한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입니다. 그동안 대형 흡입 차량 진입이 어려웠던 좁은 골목길과 생활도로까지 청소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이를 위해 1톤 소형 전기 흡입 차량을 신규 도입하여 시민 생활권 도로를 상시 관리하고 있으며, 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 지원을 병행하여 대기질 개선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둘째는 도심 악취 문제의 근본적 해결입니다. 시범사업으로 부산진구와 협력하여 서면 일대 합류식 하수 맨홀을 집중 준설하고, 분류식 하수관로 내 질산염 투입으로 악취 원인을 제거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남부하수처리장의 MBR 처리수를 용호만으로 방류함으로써, 악취 제거와 수생태계 회복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도록 추진 중입니다.
셋째는 시민 안전을 위한 시스템 강화입니다. 집중호우 시 맨홀 뚜껑 이탈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추락 방지용 맨홀 뚜껑으로 교체하고, 실시간 수위 감시 체계 구축을 통해 위험 상황에 즉각 대응하고 있습니다.
공단의 모든 사업은 시민의 안전과 편의가 최우선입니다.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환경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가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계속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최근 주력하는 외부 협업 활동이 있다면
먼저, 환경산업 분야에서 지역 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부산환경공단이 보유한 기술력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성능 검증, 실증테스트, 공동연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 환경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부산 지산학 환경기술연구회’를 통해 대학 및 기업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부산의 환경 기술 혁신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ESG협의체’ 운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5개 공사·공단과 5개 주요 시민단체가 뜻을 모아 출범시킨 이 기구는 ‘플라스틱 저감’ 등 지역 환경 현안을 공동으로 해결하는 실무 중심의 협력체계입니다. 지역사회 내 ESG 문화를 확산시키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 성과를 거둠으로써,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직원 소통 등 조직 내 변화에 대해 설명한다면
조직의 경쟁력은 결국 현장의 직원들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부터는 조금 더 자유롭게 마주 앉아 대화하는 ‘CEO-직원 소통 타운홀 미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직원들을 직접 만나보니, 우리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이 성공하려면 외부 장비에만 기댈 게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현장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통이 제도 개선으로 결실을 본 사례가 바로 ‘지식은행 구축’과 ‘다면평가 제도 개선’입니다. 이제는 직원들이 먼저 정책을 제안하는 능동적인 변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단의 미래 비전 및 성장 방향을 설명한다면
인구감소, 기후 위기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에 발맞춰 환경시설의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부 스마트 하수처리장’ 등 시설 현장의 스타트화, ‘공단 주도형 AI 기반 약품주입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스마트화에 앞장설 계획입니다.
사무자동화를 위해 월 1회 세미나로 AI 기술을 학습 중인데, 최근 직원들이 직접 개발해 저작권 등록까지 마친 ‘AI 온실가스 관리 플랫폼’이 대표 성과입니다. 하루가 소요되던 업무를 단 1분으로 단축하며 예산 절감과 업무 효율을 동시에 잡은 것이 우리 공단의 진짜 실력입니다.
우리는 방류수를 공단의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제품(수질)을 만들면서도 약품비나 전기료 같은 운영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공공성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