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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순진 한국광해광업공단 광물자원본부장
권순진 한국광해광업공단 광물자원본부장/신영균 기자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정부가 올해 해외 자원개발 융자 예산을 지난해 대비 285억원 증액한 675억원으로 책정했다. 또한 해외 자원개발 융자 지원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하고 탐사 실패 시 융자금 감면율을 현행 80%에서 90%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간 한국광해광업공단은 해외 자원 개발 실패로 인해 직접 투자가 금지됐으나 정부가 국회와 협의를 통해 공단법 개정 후 광해광업공단에 ‘프로젝트 종합 관리’ 기능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올해 2월 발표된 ‘희토류 종합 대책’에서 재개에 대한 언급만 나온 상황이다.
특히 공단 자본금 납입 상황 상 안정적인 비축 광물 구매를 위해 올해 안에 개정돼야 할 필요성만 언급했고 개정 마무리에 대한 정부측 입장은 없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중동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정부가 이에 집중하느라 현재는 공단법 개정 추진이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공단법이 개정되고 이를 시행 시 핵심광물 공급망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인 권순진 한국광해광업공단 광물자원본부장을 통해 자세히 알아봤다./편집자 주
■ 정부가 공단법 개정을 통해 광해광업공단에 ‘프로젝트 종합관리 기능’을 부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권한과 책임이 부여될 것으로 보는지
공단의 ‘프로젝트 종합관리 기능’ 부여는 지난 2월 정부에서 발표한 '희토류 공급망 종합 대책'에 처음으로 언급됐으나 어떠한 권한과 책임이 부여될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산업부와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가 없다. 다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공단이 자원안보 전담기관으로서 핵심광물 프로젝트 발굴, 재정·세제·금융 등 정책 지원 연계,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 해외자원개발과 관련된 전반적인 정책을 종합 관리하는 기능을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국내외 정치를 비롯해 환율, 자원가격 등 리스크가 큰 편이다. 공단이 프로젝트 종합관리 기능을 맡게 될 경우 리스크 관리 방식은 기존과 어떤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지
공단은 체계적인 투자 리스크 관리를 전제로 해외자원개발 기능을 복원하려는 중이다.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투자 실패 사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자원개발 4대 투자원칙’을 마련해 정부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는 세부적으로 소규모 지분 투자, 합리적 투자 배분, 적기 철수, 수요처 연계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소규모 지분 투자는 투자 리스크 분담을 위한 마중물 투자를 추진하되 대규모 손실 방지를 위해 소규모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이며 합리적 투자 배분은 투자 리스크 및 회수율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균형잡힌 투자 포트폴리오, 즉 탐사·개발·생산 등 운용을 의미한다. 또한 적기 철수는 자체 기준을 마련해 이상 징후 확인 시 적기에 철수하고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무리한 추가 투자를 지양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요처 연계는 EV, 반도체 등 수요 대기업, 정책 금융기관 등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기획·발굴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 공단법 개정 후 민간기업의 참여 확대를 위한 핵심 요인은
공단에서는 2025년에 해외자원개발 관련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한 바가 있다. 민간기업은 정부와 공공기관에 정보 및 기술지원, 재정 지원 확대, 민관 공동 투자 및 협력모델 구축 등을 가장 희망하고 있다. 특히 해외자원개발은 리스크도 높고 투자금 회수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부 정책의 일관성·지속성이 우선적으로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궁극적으로 공단법 개정이 의미하는 바는
공단법 개정의 의미는 단순히 '투자 허용'을 넘어 국가 자원안보 체계를 보완하는 정책적 장치라고 설명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은 국방부 투자, 최저 가격제 등 국가가 직접 자원 확보에 관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도 JOGMEC 투자 확대 등이 이행됐다. 공단법 개정은 공공기관이 민간과 함께 해외 핵심광물 확보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국가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성과 자원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해외 자원개발, 정책 일관성 · 지속성 최우선 전제
민관 컨소시엄 형태 투자 모델 확립 필요
■ 공단이 중남미 국가들과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확대 중인데
중남미 지역은 리튬, 구리 등 핵심광물의 주요 생산지로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이에 공단에서는 칠레사무소를 거점으로 페루,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인접국과 교류 확대를 지속 추진 중에 있다. 중남미 국가들과의 주요 교류협력 현황을 보면 매년 CESCO WEEK에 민관 합동 사업조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직접 참여를 통해 현지 핵심 인맥과 네트워킹 및 매칭을 지원 중이다. 또한 공단의 기술 역량 및 네트워크를 활용한 민간 수요 맞춤형 사업을 조기 발굴하는 부분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공단 주도로 '한-칠레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행사 공동 개최 등 주변국 관계자 초청을 통해 협력 범위를 중남미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 간 협력을 넘어 지역 단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향후 중남미 주요국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지속 고도화해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핵심광물 확보와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 공단이 현재 국내에서 추진 중인 핵심광물 관련 사업은
먼저 핵심광물의 단기 수급위기 대응을 위해 '핵심광물 비축사업'을 수행 중이다. 현재 계획상으로는 2029년까지 핵심광물 비축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올해 산업부와 금속 비축 종합 계획을 재수립해 비축 대상과 목표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재자원화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에 올해 신규 예산을 확보해 민간 재자원화기업의 시설 및 장비 구입 예산의 일부를 지원해줄 예정이다. 이외에도 초기 투자 위험이 큰 재자원화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민간의 투자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마중물 투자도 검토 중이다.
■ 그러한 사업이 국내 공급망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먼저 비축 부문에서는 공단이 비축하고 있는 핵심광물을 수급 상황에 따라 민간업체에 대여 또는 방출해 민간기업들의 수급 장애 해소를 지원하고 있다. 재자원화 부문에서는 시설·장비 지원(보조), 규제 개선 등을 통해 국내 재자원화산업을 활성화해 핵심광물의 국내 생산을 촉진 중이다. 그로 인해 핵심광물 공급망 내재화가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공단이 민간기업과 협력할 때 역할 분담 구조는
해외자원개발은 탐사에서 생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기 투자사업으로 대표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high risk-high return) 사업이다. 따라서 민간 단독으로 투자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단기적인 시장 변화, 정치적·정책적 변화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향후 공단이 해외자원개발을 재개하게 된다면 공단뿐만 아니라 정책금융기관과 실수요 기업, 종합상사가 참여하는 민관 컨소시엄 형태의 투자모델 확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앞으로 글로벌 핵심광물 동향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는지
미-중 패권경쟁,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공급망 불안이 지속·확산되며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패권 경쟁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對세계를 상대로 핵심광물의 수출 통제를 지속적으로 확대·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 미국은 핵심광물 생산 내재화, 동맹국 간 가격 하한제 도입 등을 통해 脫중국 및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이다. 한편 러-우 전쟁 장기화,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석유·가스 등 에너지·알루미늄 등 핵심광물에 대한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 정부와 기업 등이 국내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보강해야 하는지
현재 산업부를 비롯해 재경부, 외교부 등 여러 부처에서 핵심광물에 대한 관심도 많고 정책적 지원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공단의 재무여건상 공공의 해외자원개발 기능에 한계가 있다보니 이를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해외자원 확보를 위한 국제협력의 경우 그 동안에는 정책적 협력 중심에서 프로젝트 기반의 양·다자협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 핵심광물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재자원화와 정제련 시설에 대한 인허가 및 환경규제 개선도 검토가 필요하다.
민간 분야에서는 단순 구매에서 지분 참여를 통한 오프테이크 확보로 공급망 전략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약점인 정제련·재자원화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공급망 다변화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더욱 적극적으로 다변화를 추진하고 필요하다면 공단과 정부에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요청해야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