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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정유사 1분기 실적 대폭 개선... 래깅 효과 등 영향

투데이에너지
2026-05-14
[진단] 정유사 1분기 실적 대폭 개선... 래깅 효과 등 영향

미국 군함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출처 VOA

[투데이에너지 신영균 기자] 당초 전망대로 국내 정유사의 2026년 1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SK에너지는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 영향으로 영업 이익이 전분기 대비 1조 5억원이나 대폭 증가했다. 이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일시적 재고 관련 이익이 증가하고 '유가 래깅 효과'가 작동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국내 정유사는 산유국과의 지리적 거리, 운송, 저장, 정제 기간 등을 감안해 평소 원유 재고를 보유한다. 이러한 원유 재고는 유가 상승기에 정유사의 실적 개선을 견인한다. 과거 낮은 가격에 도입한 원유가 시차를 두고 반영돼 '정제마진'과 영업이익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가 운항하고 있다./출처 대우조선해양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 발발 이후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8.5달러로 직전 3개월 평균인 63.9달러 대비 크게 상승했다. 유가 상승으로 경유·항공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격은 오른 반면 제품 원가에는 유가 상승 이전에 도입한 원유가 평균가격으로 반영되며 '래깅효과'가 크게 발생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SK에너지는 2026년 1분기 매출액이 11조 9,786억원, 영업이익은 1조 2,832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SK에너지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 1조 2,832억원 가운데 재고 관련 이익은 약 60% 수준인 7,8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S-OIL도 1분기 매출액 8조 9,427억원, 영업이익 1조 2,3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OIL 역시 영업이익 대부분은 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 효과와 '래깅효과'로 발생했다. GS칼텍스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3조 347억원, 영업이익 1조 6,367억원, 당기순이익은 9,853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조 1,138억원에서 1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161억원에서 1조 6,367억원으로 1,310% 급증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51% 증가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매출액이 7조 7,155억원, 영업이익은 9,335억원을 기록했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 시행 '정제마진' 호조 일부 상쇄

향후 유가 하락 시 '실적 하락 전환' 가능성 상존

국내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 시행으로 '정제 마진' 호조가 일부 상쇄됐음에도 '래깅 효과'로 인해 정유부문 이익이 전분기 대비 대폭 개선됐다. 다만 재고 관련 이익과 '래깅 효과'는 회계 장부상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유가 하락 시 이러한 이익과 효과는 감소하거나 소멸될 수 있다"며 "이는 일시적 이익”이라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시황을 전망해보면 고유가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급 차질 영향이 이를 상회하며 견조한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중동 전쟁 종전과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이다. 국제유가 하락 시 재고 관련 손실을 비롯한 '역래깅 효과' 등으로 인해 국내 정유사들은 영업이익이 하락할 수 있다. 이에 정유사들은 중동 정세 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최적 운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그동안 4차까지 8주간 시행된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로 국내 정유사 손실액은 3조 5,000억원을 초과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정부가 편성한 예비비 약 4조 2,000억원 가운데 8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해 정부가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 시행에 따른 손실 보전을 100% 이행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 기준을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나 정유업계는 제품별 원가를 명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만큼 아시아 시장 벤치마크인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인 MOPS를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와 정유업계 간 이견 차이는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 용어 설명

래깅효과(lagging effect) = 원유를 구입한 시점과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시점 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다. 원유를 구매하고 국내에 도착하는 사이 원유 가격이 상승할 경우 래깅 효과로 인해 마진이 확대된다. 반대로 원유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래깅 효과 때문에 마진이 축소된다.

정제마진(Refining Margin) = 정유사가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경유 등으로 생산 후 판매할 때 남는 이익 수준. 정유사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원유 도입 가격 대비 휘발유·경유 가격이 더 오르면 마진이 증가한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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