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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조선 3사, 역대급 슈퍼사이클에 친환경 연료선 시장 선점 경쟁
송고일 : 2026-05-19
HD한국조선해양의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조감도/HD한국조선해양 제공
[투데이에너지 장재진 기자] 2026년 들어 국내 대형 조산3사(현대중공업 그룹·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연초부터 이어진 LN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수주 랠리에 힘입어,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현재 연간 수주 목표의 절반 안팎을 조기 달성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수주 구조의 변화는 조선업의 사업 축이 단순 선박 제조에서 에너지 전환과 연계된 인프라 공급자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원자재 가격·환율·공급망 리스크와 중국 등 경쟁국의 공세는 여전히 실적과 마진에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3사의 연초 대비 현재까지(YTD) 누적 수주 금액은 총 199억 6000만 달러(약 30조 원)로 집계됐다. 20년 만에 찾아온 역대급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속에서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서 ‘돈이 되는 선박’만 골라 받는 고수익 기조가 통했다는 평가다.
가장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HD현대그룹의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5월 현재까지 약 70~80여 척, 총 118억 2000만 달러(약 17조 7300억 원)를 수주하며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인 233억 1000만 달러(약 34조 9650억 원)의 50.7%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 5월 8일 아시아 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과 VLGC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11일과 14일 사이에도 북미 및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LNG 운반선 4척을 연달아 따냈다. 현재 누적 수주잔액만 60조 원을 넘어서며 향후 3~4년 치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의 기세도 매섭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선 부문 수주 목표인 97억 달러 중 이미 47억 달러(약 7조 660억 원, 총 22척)를 채우며 달성률 68.4%를 기록 중이다. 지난 18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1조 1242억 원 규모의 LNG 운반선 3척을 수주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달 초 수주한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척(4848억 원)을 포함해 고부가가치 가스선 제품군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연말까지 1~2기의 대형 해양플랜트(FLNG)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만큼, 연간 목표치인 139억 달러(약 20조 8500억 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위해 구체적인 연간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은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34억 4000만 달러(약 5조 16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한화오션은 타사 대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며 올해만 10척의 VLCC를 쓸어 담았다. 지난 11~14일 사이에는 유럽 선사로부터 3632억 원 규모의 LNG선 1척을 추가했다. 한화오션은 상선 외에도 척당 7600억 원이 넘는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과 특수선(방산) 백로그를 두텁게 쌓아 총 35조 원 규모의 수주잔액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신조선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연말 결산 시 조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인 8조 700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라며 "다만 자국 해운사 발주를 무기로 기술 격차를 좁혀오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하반기에도 암모니아·메탄올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선 시장 선점이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수주성과의 배경은 글로벌 규제(IMO의 탄소 규제 강화)와 선사들의 친환경 선대 교체 수요, 그리고 해상풍력·해상수소·암모니아 인프라 투자 확대로 친환경·에너지 인프라 선종 발주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선 3사는 각자 강점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대형LNG·해상플랜트와 EPC 연계 수주에서,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FPSO·특수선에서, 대우조선은 LNG·극저온 탱커 등 특수선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수주 다변화가 진행되면서 고부가가치 선종의 비중이 늘고 있으나, 계약별 고정가·변동가 조건과 공급망 변수에 따라 실제 수익성은 크게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수주 실적의 특징을 보면 ▲친환경 연료·추진 관련 수주 증가 ▲해상풍력·해양플랜트 연관 발주 확대 ▲전통 상선·컨테이너선 회복 신호로 나타난다.
친환경 연료·추진 관련 수주 증가는 LNG 추진선 및 LNG 관련 탱커의 발주가 지속되어 친환경 연료 전환 수요를 반영했다. 초기 단계의 암모니아·수소연료 선박 발주도 감지된다.
해상풍력·해양플랜트 연관 발주 확대는 대형 고정식·부유식 해상풍력 기자재와 설치선, 해상수소·해상 저장설비 관련 플랜트 수주가 증가하여 조선소의 사업영역이 설계·EPC·설치·운영 영역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향후 전망을 분석하면 2026년 하반기에는 해상풍력 관련 대형 발주와 LNG 인프라 계약이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공급망 병목과 부품 수급 상황이 수주 확대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이다.
2027~2028년에는 암모니아·수소 연료 선박과 해상 원자력(SMR 연계 설비 포함) 관련 인프라 수요가 점차 가시화돼 고부가 수주의 비중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시기부터는 기술인증과 시운전 경험이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중장기(2030년 전후)적으로는 글로벌 탈탄소 목표와 해상풍력 대규모 보급으로 설치·운영·유지보수(O&M) 시장이 확대되어 조선사의 사업모델 다각화(설계→EPC→O&M)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2026년 5월 현재 조선 3사의 수주 실적은 단순한 경기 회복 신호를 넘어 조선 업종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친환경 연료와 해상에너지 인프라 연계 수주 확대는 장기적 수익성 개선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공급망·금융·정책의 동시 개선이 필요하다. 단기적 변수(원자재·환율·공급망)로 인한 실적 변동성은 상존하나,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에너지 인프라 중심의 수요 확대가 조선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s://www.todayenerg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