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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충청남도의회 구형서의원“잔여냉매 효율적 회수 위해선 거점센터 활성화 시급하죠”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R22, R410a 등 온실가스로 분류된 냉매는 사용 후 그 용기를 고물상으로 흘러 들어가게 해선 안 됩니다. 고물상에서는 냉매용기를 고철로 활용하기 위해 잔여 냉매를 대기 중으로 그대로 방출하기 때문이지요. 올여름에도 35℃를 웃도는 날씨가 한 달 이상 지속됐는데 온실가스를 그대로 버리는 이 같은 도덕적 해이가 지구를 더욱 뜨겁게 달구는 셈이지요. 이산화탄소(CO₂)에 비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무려 수천~수만배나 높은 수소불화탄소(HFC)를 체계적으로 회수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지구환경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냉매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충청남도의회 구형서 의원(민주당·천안4)은 요즘 냉매와 관련한 정책 발굴에 여념이 없다. 구형서 의원은 충남도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부위원장, 충청광역연합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충남도의회 탄소중립·녹색성장 특별위원회 위원과 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냉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궁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하는 의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잔여 냉매의 대기 방출 억제를 냉매 취급자들의 의식 함양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그동안의 정책 실패에서도 나타났듯이 한계가 있습니다. 냉매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함께 사업자들에게 수익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업성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원활하게 냉매를 회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구형서 의원은 냉매 회수를 위한 거점센터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충전용기와 온실가스 감축 역효과
“지난해 말 정부가 재충전금지용기(일회용 용기)의 사용을 억제하고 재충전용기(다회용 용기) 사용을 의무화하겠다는 내용의 수소불화탄소(HFCs) 관리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여기에서도 나타나 있는 것처럼 재충전용기 사용을 의무화하면 마치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실제와는 크게 다릅니다. 재충전 과정에서 용기가 오염될 수 있고, 오염된 용기를 세척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다량의 냉매가 소요되기 때문이지요. 세척하는 가운데에서도 온실가스를 대기 중으로 방출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 국립 한밭대학교 연구용역에 따르면 대체 용제를 활용, 냉매용기를 세척해 보기도 했으나 비용이 많이 들고 세척 능력도 떨어졌다고 전하는 구형서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재충전용기 사용 의무화 또한 온실가스 감축에 한계가 있고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재충전용기를 사용하면 경제적·물리적 부담도 큽니다. 냉매용기의 관리나 재검사에 따른 추가 비용이 소요됩니다. 또 냉매용기를 회수하기 위해 운송해야 하는데 운송하는 과정에서 차량의 배기가스를 통해 또 다른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등 역효과도 크지요.”
구형서 의원은 자동차 에어컨 냉매인 R1234yf의 경우 법령에 따라 재충전용기를 사용해야 하나 용기의 오염과 관련한 문제로 인해 현장에서는 불가피하게 재충전금지용기를 사용하는 실정이라는 점을 밝힌다.
“재충전금지용기를 제대로 사용하고 회수하면 재충전용기보다 효과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습니다. 재충전용기를 세척하거나 용기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환경부, 환경공단 등의 냉매 관련 담당자들이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이 같은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충전금지용기의 판매, 사용, 회수, 그리고 용기 및 냉매의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전주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주기관리시스템의 정착 등 냉매의 회수율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방안 찾기에 진심인 구형서 의원은 구체적인 대안까지 내놓아 눈길을 끈다.
“냉매 회수율을 높이는 데에는 두 가지 핵심 대책이 요구됩니다. 첫째, 냉매 회수 및 처리업자에게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냉매의 수입 및 생산단계에서 용기 1개당 1만원 정도를 적립하게 하고 사용 후 반납하면 환급하는 등 용기보증금제를 도입하면 냉매 취급자들이 잔여 냉매 회수에 더욱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둘째는 이미 말씀드렸듯이 냉매회수업체를 중심으로 거점센터를 선정해 이를 활성화하는 것이지요.”
사용자→거점센터→처리업체로 이어지는 냉매용기를 회수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성해 에어컨설치업자 등이 재충전금지용기를 반납하게 하고, 냉매 회수 및 처리업체에서 정제 과정을 거쳐 생산된 재활용 냉매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구형서 의원은 냉매 취급자에게 직접적인 동기 부여해야 냉매회수시스템 또한 빠르게 정착시킬 수 있다고 덧붙인다.
잔여 냉매의 회수·처리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함은 물론
수익모델로 삼을 수 있어야 해요
전국 최초 냉매관리 지원 조례안 발의
“해를 거듭할수록 냉매 사용량이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마치 냉매 취급자들의 인식 부족 또는 부주의로 인해 냉매의 대기 방출이 늘어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냉매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 및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설명하는 구형서 의원은 요즘도 노트북이 든 무거운 가방을 둘러매고 냉매관리업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을 뛴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한국냉매관리기술협회 이용태 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도 구형서 의원은 에어컨설치업자들로부터 현장에서의 애로점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저는 지난 4월 10일 도정질문을 통해 냉매관리체계 마련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충남도 행정부지사가 하루속히 검토를 거쳐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으로 화답해 왔지요. 이어 도지사께서 실국원장회의를 통해 ‘충남형 냉매종합관리방안’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구형서 의원은 지난 9월 1일 전국 최초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냉매 관리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해 주목받았다. 충남도와 충남교육청을 아우르는 이번 입법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제정된 조례는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모든 냉매사용기기에 대한 교체나 처분 등의 사업을 추진할 때 반드시 냉매회수업체를 통해 회수하고 처리업체까지 안전하게 도달하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요즘 해외직구를 통해 중국산 가짜냉매가 유입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가연성 범주의 냉매도 있어 화재나 폭발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지요.”
구형서 의원은 불량 냉매의 경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물질이므로 마약류나 총기류처럼 온라인에서 검색조차 할 수 없도록 정부가 나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냉매관리기준 준수 등의 의무가 주어지는 법적관리대상 범위를 현행 20RT(냉동톤) 이상에서 앞으로 10RT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하나 가정용 에어컨과 같이 3~4RT의 소규모 냉난방기도 관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용량이 큰 냉난방기기의 관리도 중요하나 설치 대수가 가장 많은 가정용 에어컨 냉매의 시장 규모가 더 크므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구형서 의원은 사용 과정에서 누출이 발생하는 설비는 개선명령을 통해 누출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밝힌다.
전주기관리시스템 구축 급선무
“정부가 추진하는 재충전용기 사용 의무화는 그만큼의 맹점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재충전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용기의 오염을 세척해야 하는데, 세척을 위해 냉매만큼 좋은 세척제가 없다는 것도 아이러니입니다. 세척하면서 불가피하게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지요.”
구형서 의원은 세척을 위해 온실가스를 방출할 수밖에 없다면 정부가 추진하는 재충전용기 의무화는 시급히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밖에 나타날 수 있는 안전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재충전용기 사용 의무화에 앞서 무거운 재충전용기를 들고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 옥외 난간대 등 위험한 위치에 설치돼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설치 작업 시 추락사고와 같은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방안부터 내놓고 업계와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재충전용기 사용 의무화에 따라 우려되는 점을 먼저 해결하고 정책을 시행하라는 것입니다.”
무작정 재충전용기 사용을 의무화할 게 아니라 냉매 취급 관련 자격제도의 정비, 냉매 용기의 회수 및 처리 과정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비즈니스모델의 구축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구형서 의원은 그래야만 냉매 사용이 불가피한 현실 속에서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동시에 더욱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지 않느냐고 힘줘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