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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60Wh 위험, 160MWh 통과
김원빈 기자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이달 1일부터 지하철 풍경이 달라졌다.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철도공사, 대전교통공사는 여객운송약관을 개정해 리튬배터리 PM 과 160Wh 초과 대용량 리튬배터리의 반입을 제한했다. 항공업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같은 기준을 적용해왔다. 화재 시 진화가 어렵고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리튬배터리 특성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조치다.
그런데 이 조치를 들여다볼수록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지하철에서 제한되는 보조배터리·PM 배터리도, 대규모 ESS도 본질적으로 같은 리튬이온 기술이다. 셀이 LFP냐 NCM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내부 단락이나 과충전으로 인한 열폭주라는 발화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다른 것은 크기와 용도, 안전관리 방식뿐이다.
문제는 이 위험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160Wh급 배터리는 밀폐된 지하철에서 위험하다는 이유로 규제하면서, 그보다 훨씬 큰에너지를 저장하는 ESS는 햇빛소득마을과 같은 태양광 연계 사업과 재생에너지 전력망,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 등을 이유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물론 ESS와 휴대용 배터리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ESS는 BMS와 냉각장치, 화재 확산 방지 설비 등을 갖춘 상태로 운영되며, 열안정성이 높은 LFP 채택도 늘고 있다. 하지만 안전기술이 진보했다고 위험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 다. 과거 국내 ESS 화재 사고들은 안전관리 체계의 중요성을 보여줬고, 용량이 클수록 사고시 피해 규모도 커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ESS 확대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시민 생활공간에서는 규제를 강화하면서, 사회 곳곳에 들어서는 대용량 ESS의 안전기준과 운영관리 논의는 그만큼 충분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ESS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다. 보급 속도만큼 안전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함께 쌓여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몸집을 키우는 일보다, 안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안전체계를 끊임없이 점검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