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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후 태양광 시대, 전문 O&M 인증체계가 필요한 이유
김봉수 메가솔라ENG 회장
설치의 시대를 넘어 운영과 리파워링의 시대
국내 태양광 산업은 지난 15여 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왔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기업의 ESG 경영, 탄소중립(Net Zero) 목표, RE100 확산에 힘입어 전국 곳곳에 태양광발전소가 건설되었고, 이제 태양광은 우리나라 전력공급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산업이 성장한 만큼 새로운 과제도 나타나고 있다. 초기 보급기에 설치된 상당수 발전소가 준공 후 15년 이상 경과하면서 설비 노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발전소를 설치하느냐가 아니라, 설치된 발전소를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적기에 성능을 개선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태양광 산업은 '설치의 시대'를 넘어 '운영관리(O&M)'와 '리파워링(Repowering)'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발전량은 관리가 만든다
태양광발전소는 회전기기가 적어 흔히 관리가 필요 없는 발전소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전혀 다르다.
모듈의 미세균열과 출력 저하, 접속반 이상, 스트링 불균형, PCS(인버터) 고장, 차단기와 퓨즈 손상, 케이블 열화, 접속부 과열, 오염과 음영 등 다양한 요인이 발전량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킨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이상이 대부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발전소는 정상적으로 운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개월 동안 발전량이 감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결국 이는 REC 수익과 전력판매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장기간 방치될 경우 설비 수명 단축과 화재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O&M은 단순한 유지보수가 아니라 발전사업자의 수익과 자산가치를 관리하는 핵심 자산관리(Asset Management) 업무라고 할 수 있다.
AI와 드론이 바꾸는 태양광 유지관리
최근 태양광 O&M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육안점검과 계측기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드론 열화상 촬영, AI 기반 영상분석, 원격 모니터링, IoT 센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예지보전(Predictive Maintenance)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드론 열화상 점검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대규모 발전소에서도 짧은 시간 안에 모듈의 핫스팟, 셀 손상, 바이패스 다이오드 이상, 오염 등을 효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AI는 발전량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스트링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과거 운전 데이터를 비교해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O&M은 발전량을 높일 뿐 아니라 유지관리 비용까지 절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리파워링이 경쟁력
노후 발전소가 증가하면서 산업의 또 다른 화두는 리파워링이다.
초기 설치된 태양광발전소는 당시 기술 수준에 맞는 모듈과 인버터가 적용되었지만, 최근에는 동일 면적에서도 훨씬 높은 출력과 효율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들이 보급되고 있다.
노후 설비를 고효율 모듈과 최신 PCS로 교체하고, 구조물과 전기설비를 개선하는 리파워링은 발전량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설비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준공 15~20년 이상 경과한 발전소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파워링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앞으로의 태양광 산업은 설치 이후의 운영관리와 적기 리파워링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수행하느냐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일본은 이미 O&M 품질 인증
우리보다 먼저 태양광 보급이 확대된 일본은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JET PV O&M 인증제도이다.
이 제도는 기술자의 자격뿐 아니라 전문인력, 점검장비, 품질관리체계(QMS), 점검보고서, 교육훈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유지관리 품질을 인증한다.
이를 통해 발전사업자는 신뢰할 수 있는 전문기업을 선택할 수 있고, 유지관리 기업은 객관적인 기술력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 전체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도 전문 인증체계 필요
국내 O&M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업체마다 점검기준과 보고서 양식, 측정방법, 장비 수준이 달라 유지관리 품질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는 전문기술자 교육, 표준 점검절차, 측정장비 기준, 품질관리체계, 보고서 작성 기준 등을 포함한 공신력 있는 O&M 인증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IEC 국제표준과 연계한 점검기준, AI 기반 진단기술, 데이터 관리체계를 포함한 디지털 O&M 시스템 구축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설치보다 평생 관리가 경쟁력
태양광 산업은 양적 성장 단계를 지나 질적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설치 실적이 아니라 발전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노후 설비를 적기에 개선하며, 발전소의 자산가치를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발전사업자에게 O&M과 리파워링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미래 수익을 지키기 위한 투자이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O&M과 드론 기반 진단, AI 데이터 분석, 노후 발전소 리파워링을 연계한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메가솔라ENG 역시 발전소 운영관리와 리파워링 사업을 통해 발전사업자의 수익성 향상과 안전성 확보를 지원하며 태양광 발전소의 생애주기(Life Cycle) 전반을 관리하는 전문기업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국내에도 일본과 같은 전문 인증제도가 마련된다면 O&M과 리파워링 산업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며, 발전사업자와 유지관리 기업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태양광 산업의 다음 10년은 더 이상 '얼마나 많이 설치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안전하게, 얼마나 효율적으로 발전시키는가'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