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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해외 생산거점 확장 가속…글로벌 공급망 장악력 커져”

▲ 중국 승용차 생산·판매·수출량 (단위: 만대)
중국 자동차기업들이 글로벌 통상규제 강화에 대응해 해외 생산거점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단순 완성차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부품 공급망까지 함께 구축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물론 미래차와 로봇 산업의 공급망 재편에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 이에 국내 산업도 중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확장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경쟁과 협력을 위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2일 '중국 완성차·부품 해외 생산거점 확대 동향' 분석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 해외 생산거점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기업들은 2018년 이후 구매세 인하조치 종료와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 성장세가 둔화되자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특히 반도체 공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완성차 공급이 위축되면서 중국산 자동차의 해외 진출이 빠르게 확대됐다.
실제로 중국 승용차 수출은 2021년 133만대에서 2025년 574만대로 증가했으며, 올해 1~5월에도 337만대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66.8% 증가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영국, 호주, 멕시코 등이 주요 수출시장으로 꼽혔다.
중국산 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공세가 확대되면서 주요국은 관세와 보조금, 원산지 기준 강화 등 다양한 통상규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기업별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최소가격 약정 제도를 추진하고 있으며, 브라질도 전기차 수입관세를 단계적으로 35%까지 복원하고 있다. 태국과 튀르키예, 멕시코 역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수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해외 현지 생산체계 구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5년 10월 이후 중국 자동차·부품기업 15개 이상이 해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투자 규모만 약 700억 위안(약 15.3조, ‘26.2 기준)에 달한다.
초기에는 태국과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EU 산업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헝가리와 스페인 등 유럽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하는 추세다. BYD와 지리(Geely), 체리(Chery)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 공장 신설은 물론 기존 완성차 공장 인수와 합작 생산까지 병행하며 생산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와 분리막, 라이다, 섀시 등 미래차 핵심 부품기업들도 모로코와 태국, 말레이시아, 헝가리 등으로 생산거점을 넓히며 중국 중심 공급망의 해외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생산은 가격 경쟁력 향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BYD는 태국 현지 생산 이후 대표 전기차 ‘아토3’ 가격을 약 43% 인하했으며, 브라질에서도 씨라이언6와 돌핀 가격을 각각 14%, 10% 낮췄다. 인도네시아에서는 MG4 EV 가격이 약 40% 가까이 하락하는 등 현지 생산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해외 생산 확대가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는 외국인직접투자 규제로 MG모터의 지배구조 변화를 초래했고, 파키스탄은 외환 부족으로 중국산 CKD 부품 수입이 제한되면서 생산 차질을 겪었다. 미국 역시 커넥티드 차량 규제를 통해 중국계 공급망에 대한 관리 수준을 높이고 있다.
중국의 해외 생산거점 확대는 자동차 산업을 넘어 미래산업 공급망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해외 진출 흐름을 국가 차원의 공급망 전략으로 지원하고 있다.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 ‘공급망 국제화’ 전략을 포함하고, 해외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법률·세무·금융·무역·물류·통관 등을 지원하는 종합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중국 내 생산 역량과 해외 생산·판매망을 연계하는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전기차 산업에서 축적한 전기구동(모터·인버터), 인지센서(카메라·라이다), 제어기, 소프트웨어(자율주행), 배터리 및 열관리 기술은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펑(Xpeng)은 전기차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테슬라도 자율주행 기술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중국 자동차·부품 기업의 해외 생산거점 확대는 배터리·부품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산업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로봇 원가의 40~60%를 차지하는 액추에이터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영구자석 분야에서 중국의 생산 역량이 높은 만큼, 향후 미래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윤선호 기술정책실 책임연구원은 “중국 자동차기업의 해외 생산거점 확대는 단순한 생산 이전이 아니라 배터리·부품·미래산업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자동차 산업은 로봇 등 미래산업과 기술 및 부품 공급망을 공유하는 만큼, 중국계 자동차·부품 기업의 해외 생산체계와 기술 경쟁력, 미래산업 연계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내 산업의 경쟁·협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