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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안팎으로 흔들리는 엘앤에프...양극재 다변화 전략 통할까
엘앤에프플러스 전경/엘앤에프 제공
[투데이에너지 김원빈 기자] 엘앤에프가 안팎에서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정정공시 의혹을 겨냥해 한국거래소 압수수색에 나섰고, 주가는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받은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엘앤에프는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과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새로 체결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금감원 특사경, 거래소 압수수색…발단은 정정공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27일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해 공시자료와 소명서, 공시 심사 과정에서 오간 문서 등을 확보했다. 거래소나 소속 임직원이 입건된 것은 아니며, 참고인 조사 성격이다.
수사 배경에는 대규모 공급계약 정정공시가 있다. 엘앤에프는 2023년 2월 28일 북미 완성차업체(OEM)와 2024~2025년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계약금액은 3조8347억원으로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의 약 395%에 달했다. 하지만 계약 종료를 앞둔 시점 회사는 계약금액을 973만원으로 낮추는 정정공시를 냈다. 공급 물량 변경에 따른 정정이며 변경된 금액이 실제 납품액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지만, 당초 계약 규모와 비교하면 실제 공급 규모가 크게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자사주 처분 타이밍도 도마 위
수사는 정정공시 이전 자사주 처분 과정과도 맞물려 있다. 엘앤에프는 정정공시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2일 자사주 100만주를 주당 12만8100원에 해외 기관투자가에 처분해 1281억원을 조달했다. 특사경은 회사가 계약 이행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도 이를 숨긴 채 자사주를 매각해 손실을 회피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해당 정정공시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계약이 중도 해지되거나 별도 변경계약이 체결된 게 아니라 계약 종료 시점에 실제 공급금액이 확정됐다는 회사 측 소명 등을 고려한 결과다. 다만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정정공시를 강하게 비판하며, 장기 공급계약의 중대 변동은 투자자에게 적시에 알려야 한다며 공시제도 보완 필요성을 언급했다.
엘앤에프 "손실 회피 목적 매각 아냐"…공식 해명
엘앤에프는 관련 보도 이후 주주 및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입장문을 냈다. 회사는 구체적 확인은 어렵다면서도, 정정공시는 관련 법령과 공시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고 그 이전에도 분·반기 및 사업보고서를 통해 계약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시해왔다고 밝혔다.
자사주 처분에 대해서도 회사는 2024년 11월경부터 자금조달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주관사 협의를 거쳐 준비한 끝에 지난해 12월 2일 처분을 결정한 것이며, 정정공시와 무관한 사전 계획으로 손실 회피 목적은 아니라고 밝혔다. 향후 금감원 조사에는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엘앤에프 구지 3공장 /엘앤에프 제공
반전 카드는 美 LFP 계약…공급망 투자도 속도
안팎의 압박 속에서도 엘앤에프는 해외 사업과 공급망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배터리 기술기업 코어셸 테크놀로지와 LFP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코어셸은 전기차와 ESS, 국방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번 계약은 미국의 배터리 원산지 및 공급망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성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엘앤에프는 OBBB와 미국 국방수권법(NDAA) 등에 대응 가능한 LFP 기술력과 비중국 공급망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LFP 양극재 적용 범위 역시 ESS를 넘어 모빌리티와 국방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공급망 내재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자회사 제이에이치화학공업(JHC)과 씨아이에스케미칼을 중심으로 NCM과 LFP 배터리 리사이클링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폐배터리 전처리부터 후처리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완성에 나서고 있다.
또 LS그룹과의 합작법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을 통해 전북 새만금 국가산단에 연산 4만톤 규모 전구체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했으며, 올해 4분기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전구체부터 양극재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남은 과제는 시장 신뢰 회복
다만 금감원 수사가 본격화한 만큼 시장 신뢰 회복은 엘앤에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남았다. 대규모 공급계약 정정공시 논란으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회사가 추진 중인 LFP 사업 확대와 공급망 내재화 전략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업계에서는 엘앤에프가 LFP 양극재와 전구체 내재화,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미래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결국 신뢰 회복의 열쇠는 사업 성과와 수익성 개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을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엘앤에프의 중장기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